2013 계사년 신년 치악산 종주 산행
2013 계사년 신년산행으로 치악산 남대봉에서 비로봉 종주산행을 계획하였다.
1월 4일 금요일 청량리역에서 21:13분에 출발하는 무궁화열차를 타고 원주로 향하는데 오랫만의 열차여행이 옛향수를 자극한다.
고속도로가 발달하기 전엔 으례 기차여행을 하였는데 요금도 싸고 전국을 이어주는 교통망으로 철도만큼 좋은 교통수단은 없었던것 같다. 하지만 이제 사통팔달로 뚫린 도로망으로 버스여행이 더 편리하고 빠르다. 그래서 철도여행은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운데 내일이 大寒이 小寒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으스게말이 있듯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기온은 차갑다 못해 고추같이 맵다. 늘 송년, 신년, 동계로 이어지는 겨울산행이 오랫만에 민박을 하고 코스도 비교적 짧아 올해는 9명이나 동참을 했다. 늘 이런 많은 회원이 참석해 주면 얼마나 좋을꼬.
밤 10시가 넘은 원주역전 원주시내는 벌써 깊은 밤으로 시내버스는 모두 끊어지고 유일한 교통수단을 택시다. 열차 도착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오늘 예약해둔 신림의 채락산장으로 가는데 주변은 온통 설국이다.
국도는 그래도 제설작업으로 눈길은 아니지만 주포천이 흐르는 절골 성남민박촌 가는 길은 눈길 그대로다.
다행히 예약해둔 채락산장에 주인장은 추운날씨를 감안하여 미리 장작난로를 피워 놓고 방도 따뜻하게 지펴 놓았다. 마치 시골 외갓집에 온 느낌.
미리 주문해 논 닭백숙 2마리와 옥수수막걸리를 몇순배 돌리고 강삼촌 등 소주파는 백주를 홀짝인다.
술이 몇순배 돌고 나면 많은 이야기 거리가 나오는데 산꾼들의 산이야기는 밤을 세워도 부족할 만큼 꺼리가 많다.
주봉 산악회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느정도 나이든 산악회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색깔을 유지하여 빡세고 강한 칼라를 가지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봉의 색깔은 그대로 유지 하자!"
힘은 들지만 그래도 계획된 코스를 마쳤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힘이 들면 들수록 더 성취감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새벽 2시. 늦었지만 낼 산행을 위해 눈을 붙여야 할 시간이다.
닭백숙을 앞에 놓고 옥수수막걸리와 백주로 담소하는 시간으로 전야제 자축
<치악산 종주 산행도 >
성남리 절골 ~ 상원사 ~ 남대봉 ~ 향로봉 ~ 곧은치 ~ 원통재 ~ 삼거리 ~ 비로봉(1,288m) ~ 계곡코스 ~ 세렴폭포 ~ 구룡사 ~ 주차장
간밤의 늦은 잠자리와 옥수수 막걸리 탓에 몸은 무거웠지만 오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서둘러야 했다. 아침 7시 준비를 부탁한 아침식사를 먹기 위해 일어나니 알싸한 치악산의 아침공기가 잠을 번쩍 깨운다.
아침공기가 참 맑다는 느낌.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공기의 맛을 음미해 본다.
아침식사는 고기나 생선이 없는 완전 웰빙식.
산나물에 무우채, 김치 등으로 담백한 맛이 있다.
오늘도 하루를 버틸려면 잘 먹어둬야 걷기에 공기밥 한그릇을 뚝딱 비웠다.
아직 완쾌되지 않은 오른발목의 통증이 있어 일행에게 피해를 덜 주려고
먼저 7시 50분경 채락산장을 출발했다.
주포천을 따라 조금 오르니 성남지킴이터가 나오고
이곳이 차길로는 마지막인듯 하다. 아침공기가 차갑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운해 인듯하다.
상원골을 구비구비 주포천 상류를 거슬러 올라 가는데 그 길이가 4km나 된다.
등산로는 눈길이고 단풍이 떨어진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
소백이나 태백산은 설화가 곱게 피어 겨울산의 낭만이 있는데
상고대는 아무산이나 눈꽃이 피지는 않는다.
상원사 아래 쌍룡샘터에서 노고단과 아침약수를 한잔하니 청량감이 가득.
나물 먹고 물마시고 사는 산중의 생활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곧이어 우측으로 보이는 상원사 동종.
보은의 종 유래비
상원사는 보은을 한 꿩의 전설로 유명하다.
어떤 경상도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에 치악산 자락을 지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꿩이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려서 나무를 올려다보니
능구렁이가 막 꿩을 삼키려 하는 찰나였다.
이에 선비는 활을 쏘아 구렁이를 죽여서 꿩을 구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날이 저물어 머물 곳을 찾다가 숲 속에 불빛이 보여 찾아들었더니
젊은 아낙이 반가이 맞아들여서 밥을 지어주고 재워주는지라 잠자리에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나 잤을까, 가슴이 답답해서 눈을 떠보니 구렁이가 온몸을 칭칭 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왜 이러냐고 물으니,
낮에 선비가 죽인 그 구렁이가 자기 남편이어서 이제 그 원수를 갚으려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선비는 살생을 하면 안 되는데, 낮에 그 구렁이가 꿩을 덮치려 했기에 죽였다고 했더니,
'그럼 새벽닭이 울기 전에 저 위에 절터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렁이에게 칭칭 감겨 있는 몸이 어떻게 종을 울릴 수 있겠는가.
할 수 없이 자포자기하고 죽을 때만 기다리고 있는데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새벽녘에 희미하게 종이 세 번 울리는 게 아닌가.
그제야 구렁이는 선비를 풀어주고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살아난 선비가 종 가까이 가서 보니 꿩이 머리가 깨어진 채 죽어 있는 것이었다.
꿩은 제 머리로 종에 부딪쳐 소리가 나게 하여 낮에 선비가 자기를 구해준 것에 보은을 한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에 급제한 그 선비는 상원사 자리에 절을 지어 꿩의 명복을 빌고
산 이름도 꿩 치자(雉)를 넣어 적악산에서 치악산으로 고쳤다고 한다.
치악산 상원사 일주문(09:20)
보은의 종 설화가 있는 종루
고즈넉한 상원사의 아침
고드름을 꺽어 도깨비 뿔을 만들어 아침부터 생쇼를 하는 노고단
언제나 재미를 선사하는 분
늘 젊게 그리 사슈.
혹한의 날씨에 모자위로 성애가 끼는 상원사의 아침
동양의 신비감을 주는 양 석탑과 동종
치악산의 선비와 꿩 그리고 구렁이의 설화가 연유된 곳.
조금 늦게 씩씩하게 올라 오는 강삼촌
겨울산행에서 자주 자주 뵙길.
상원사 눈 쌓인 석탑과 고목.
먼저 올라와 쉬고 있는 산다니, 감자바우, 하니.
근데 상원사 가면 뭐가 있다고 그리들 빨리 가슈?
뒤 따라가느라 바빠 사진찍을 틈이 없었네.
그래서 이번 신년산행은 사진이 제대로 없다.
향로봉 오르기 전 치악평전에서 서서 잠시 휴식(11:20)
그래도 추억을 남기려고 찍었는데 눈 감았네.
리베로님 졸지 마시고 눈떠요.
곧 뒤 따라오는 노고단과 후미 일행들
노고단 배고파요. 뭐 좀 먹고 갑시다. 한곳.
얼추 점심때가 가깝네요.
상원사에서 4.1km 지점인 치악평전
향로봉에 각자 사진 찍기 바쁜 일행들
요즘 스마트폰으로 다들 각기 사진을 찍긴 찍는데 개별 보관
그래서 사진이 없네요.
찍은 사진들 좀 올려 주슈.
처음으로 모두 함께 한 사진 한장 건져 습니다.
향로봉에서 전대원 추억남기기.
향로봉 정상. 성남에서 9.8km 지점
가야 할 비로봉 5.9km
향로봉에서 유대장 앞서 간 탓에 달랑 사진 1장.
향로봉 정상에서 추억남기기
노고단도 추억남기기.
근데 머리에 핀 성애가 곱네요.
곧은치에서 점심시간(12:00) 강상촌 라면 폭풍흡입
노고단이 준비해 온 삼겹살, 오리훈제와 라면으로 점심식사
유대장 라면점심
열심히 삼겹살을 굽고 있는 하니
라면 햇반 어묵탕
여기에 옥수수 막걸리.
살얼음낀 옥수수 막걸리가 잘 안팔려.
왜 날씨가 추워 먹으면 추워지니까.
입석사 갈림길(14:10)
성남지킴이터에서 14.4km 지점
비로봉 1.3km 남겨논 지점
치악산 비로봉(1,288m) 정상(14:45)
비로봉 정상의 표지석인 2기의 미륵불탑
원주에서 제과점을 하는 용창중씨가 꿈에
산신령이 3년안에 비로봉에 3개의 불탑을 세우라는 현몽을 하여
1962년 9월부터 혼자서 탑을 쌓기시작,
1964년 5층으로된 석탑3개를 쌓았는데 그후 무슨연유인지 62년과
72년에 무너진것을 용창중씨가 그해에 복원하였다.
1994년 2차레에 걸쳐 벼락으로 무너진것을 치악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복원하여 현재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제일 남쪽이 용왕탑, 중간이 삼신탑,북 쪽에 있는것이 칠성탑이다.
현재는 치악산 비로봉의 상징탑으로 자리잡고 있다.
먹이를 찾아온 산새 조롱박이
비로봉 미륵불탑의 유래
치악산 비로봉 정상 표지석(1,288m)
주능선인 상원사까지 10.4km 안내표지
웬지 처량하고 불쌍하게 보이는 하니
먼저 도착해 후미를 기다리느라 추위에 많이 떨고 있는 하니
땀으로 옷이 많이 젖었네요.
근데 이번 산행 씩씩하게 너무 잘 걸었어요.
참 ! 잘 했어요.
하얗게 성애낀 모자를 쓰고 있는 강삼촌
예전의 실력 나오던데 함께 동계산행 고고씽이죠?
후미를 기다리다 추워 하산을 하느라 단체사진도 남기지 못하고
개인별 사진만 남기고 하산(15:10)
여전사 하니!
멋쟁이 강삼촌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오른발목으로 스틱에 의지해 치악산 종주
혼자만 장기배낭 메고 올라 오신 리베로님
힘이 장사요.
사다리병창 옆 계곡코스로 하산
안개가 짙은 계곡코스로 하산.
4.8km 떨어진 구룡사 주차장까지 긴거리 세렴폭포에서 잠시 일행과 조우하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17:35발 원주행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로 향함.
19:40분 강남터미널행 고속버스표를 매표하고
터미널 건너편 순대집에서 순대국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2013 계사년 신년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