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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007 캐나다 드러몬드빌 24시간 세계선수권 대회 본문

해외 마라톤/캐나다 24시간주

2007 캐나다 드러몬드빌 24시간 세계선수권 대회

산달림 2007. 8. 13. 16:15

2007 세계24시간주 한국대표 선수단(진병환, 권영규, 임택종)

 

 

캐나다 퀘벡주의 드러몬드빌 우다트(Woodyatt)공원에서 개최 되는 2007 세계24시간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만나는 날은 일년중 최고로 덥다는 中伏날이었다.

통상 이 대회는 가을에 개최되었는게 전례였는데 올해는 일년중 가장 덥다는 7월 28일 ~ 29일에 열린다.

더위에 늘 힘들어하는 나로선 걱정이 앞선다. 이 시기는 국내 마라톤대회도 마라톤의 방학기로 풀코스 대회는 거의 치루지 않는데 이런 혹서기에 24시간주라니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그간 이번대회를 위해 올해는 3월에 서울마라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sub3로 스피드를 향상시켰고, 4월 초에 남해보물섬 160km에서 지구력과 스피드를 향상시켰으며, 5월초에 전주에서 개최된 24시간주에서도 여유있게 299.3Km를 뛰었고, 다시 6월초 화천비목마라톤에서 2:52로 주파 했으며 최종마무리 대회인 북한강 100km 울트라대회에서도 8:34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한달은 휴식을 겸해서 운동량을 줄여 오직 7월 28일 세계24시간 대회에 촛점을 맞추었다. 그런데 대회를 불과 보름을 남겨두고 족저근막염 증세가 있어 5일을 쉬고 가볍게 뛰면서 컨디션을 조절하여 대회출발 1주일전에는 여의도에서 탄천까지 30Km Lsd를 무사히 끝내고 통증이 그리없어 대회에 임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는 몸상태를 만들었다.

 

7월 25일 캐나다로 출국하는 인천공항에는 박길수님이 환송을 나오셨는데 새로 만든 유니폼 상의를 전해 주셨다. 요즘 Kumf가 상중이라 근조리본을 달고 엄숙한 마음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캐나다행 AC063편에 올랐다.

 

이번대회에는 남자부는 지난해 부천대회에서 최고기록을 세운 임택종님, 그리고 울트라의 지존이신 권영규님과 3명이 출전을 하는데 모두 230km이상을 뛸 수 있는 능력소유자로 좋은 기록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았다.

 

비행기는 태평양을 건너 9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밴쿠버에 도착하여 수하물을 찾아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몬트리올로 향했는데 그 비행시간도 4시간 30분이나 소요되었다.

밴쿠버는 국내시간 보다 12시간이 늦고 몬트리올은 밴쿠버보다 3시간이 빨랐다. 밤 10시 30분경에 도착하여 마중 나온 캐나다 자원봉사자의 차량으로 약 150km 떨어진 드러몬드빌로 향하였는데 거의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1시간 30분 달려 새벽 1시경 숙소로 사용할 체육관의 교실을 개조하여 만든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선수단 숙소(뒷건물)

 

 

 

숙소 내부 모습 : 어지러이 널린 선수들 운동복

 

 

 

 

몬트리올로 오는 국내선은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아 저녁을 먹지 못해 근처 24시간 편의점에 가서 빵을 사서 간단히 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숙소는 간의침대로 스펀지 한장이 메트리스이고 책걸상만 정리한 교실에 잠을 청하려니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장기간 비행에 시차가 9시간 차이가 나 밤낮이 바뀐탓에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아침식사를 하러 홀로 나가니 달랑 식빵 ?봉지가 있고 쨈이 전부다. 그나마 그것도 모자라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물기 찬 식빵 2장으로 아침을 때우고 나니 먹거리가 걱정이 된다.

 

권영규님과 상의하여 쇼핑몰에 가서 가스를 구입하여 가져간 가스버너로 밥을 지어 먹으려고 하니 쇼핑몰 까지는 걸어서 갈수 없는 거리란다.

매시 2대씩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쇼핑몰에 가서 가스통을 구입하려고 하니 가스통은 구입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전기밥솥과 쌀을 구입하여 돌아오는데 햇살이 너무 따갑다.

과연 이런 날씨에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온도는 한국의 여름날씨와 비슷하며 단지 습도가 낮는게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점심은 쌀밥으로 지어먹으려는데 쌀이 너무 딱딱해 물에 담그어 불린 후 밥을 지을 수 있다기에 준비해 간 햇반으로 식사를 하는데 나는 고추장과 김을 준비하여 갔는데 다들 반찬도 준비해 오지 않았다.

 

고추장으로 식사를  하는 선수들

 

 

 

 

 선수단이 먹을 밥 : 경기장에서 먹을 려고 전기밥솥에 밥을 했다.

 

저녁식사부터 밥을 지어 먹었는데 고추장에 비벼 김과 밥을 먹는데 비행기에서 얻어온 김치를 아껴 먹었다. 저녁 식사전 주택가로 10여Km 조깅을 하였는데 주로 노년층이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컨디션 조절을 하려고 조깅에 나섰다. 전원도시에서 달리는 맛도 괜찮다. 다들 그리 몸을 무겁지 않은 것 같은데 권영규님이 오른다리를 조금 절뚝거리는게 걱정인데 연습 때 입은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듯하다.

 

오후에는 우다트공원에서 대회 개막식이 있어 버스로 단체이동을 하였는데 그곳에서 일본 대표선수인 오끼야마 상과 세끼야 상을 만났다. 오끼야마 상은 2002년 용인대 24시간주에서 처음 만났고, 2003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 2005년 서울마라톤 100km 대회 그리고 이번에 만나니 반갑다. 오끼야먀 상은 48시간주 일본 최고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며 스파르타슬론 246km에서 2위 입상경력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 근황도 묻고 셋이서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개회식전 대회코스를 답사하였는데 평지를 달리는게 아니라 언덕과 내리막이 3개나 있는 도로를 달리는데 평지라고는 두개의 다리를 통과할 때만 있고 나머지는 경사다. 기술미팅을 하는 시간에 다운타운을 둘러 보았는데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내일 대회 때도 더위에 고생이 심할듯하다.

 

그리고 각국 국기퍼레이드가 있었는데 알파벳순서로 시가지를 행진하여 대회 장소로 이동하였다. 이번에 기수는 정박아들이 맡았고 그를 도우는 도우미가 한명씩 배치되어 있었다.

캐나다 회장과 IAU회장 등의 인사말이 있었고 공식만찬은 생략된 채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저녁에 미리 임택종님과 권영규님이 테이핑을 하면서 내일 결전의 준비를 하였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늘은 아침 운동도 생략한 채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브런치를 먹고 12시에 대회장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오전은 폭풍 전 같이 각 숙소는 적막감이 감도는 듯 하다. 24시간 먹을 음식물과 운동복 의약품 등을 가방에 넣고 대회장으로 이동하였다.

오늘은 흐리고 햇볕이 나지 않았으나 온도는 여전하다. 그리고 비소식이 있다.

영어 알파벳순서로 부스가 설치되어 있는데 불어발음으로 Corea로 캐나다와 덴마크사이에 설치되어 있다.

한국부스에서 준비해 간 음식물을 배치하고 옷가지를 정리하고 결전의 시간을 기다린다. 각국의 준비가 분주하다. 특히 일본 부스는 노트북 컴퓨터가 2대나 설치되어 있다.

 

대회 코스Map : 대회 전날 달리는 방향이 반대로 바뀜

 

 

  

14시가 가까워 오자 모두 출발선으로 향한다. 정각14시를 약 2분정도 지나서 24시간주는 출발신호에 따라 일제히 출발을 한다. 구름이 낀 흐린 날씨로 여전히 덥기는 하다. 초반부터 선두권을 노리는 임택종님은 앞자리를 잡았고 나는 선두에서 5~ 6줄 뒤에서 출발을 하였다.

초반페이스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중요하여 시계를 자주 보며 페이스를 잡았는데 2.2km 한바퀴는 11분 20초로 약간은 빠른듯도 하다. 처음생각에는 경사가 있어 코스가 도로 레이스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였으나, 달릴수록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였으며 충격도 심하게 전해 옴을 느꼈다.

 

몇바퀴 돌지도 않았는데 금새 땀으로 옷이 젖는다. 초반은 선두권의 빠른 레이스가 진행이 되고 선두권에는 70번 선수, 그리고 세끼야, 벨기에 선수가 달리는데 임택종님도 그들과 함께 달린다. 처음 달릴 때는 그리 빠른 줄 모르고 달리게 되나 24시간주임을 감안하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몇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간다. 특히 임택종님은 복장에서 독특한 점이 많다. 모자는 자동차 햇볕가리개로 만들고 뚜껑은 양배추를 덮었다. 또한 쓸림방지를 위하여 치마를 입었다. 그래서 모습이 갓을 쓴 마법사 모습과 흡사하다.

 

시작한지 30여분이 경과하면서 기상예보가 맞아 떨어져 비가 내린다. 더운 아스팔트에 가랑비를 뿌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면서 후덥지근한 습도가 힘들게 한다. 이미 옷은 흠씬 젖었고 찌걱거리는 신발은 별로 감촉이 좋지 않다.

약 2시간이 경과할 쯤에 세끼야상이 1바퀴를 추월해 간다. 페이스를 계산해 보니 이런 속도라면 12번 정도 추월을 당하고 26.4km 차이가 나니 그의 기록이 270km대고 나는 230km 니 조금은 빠르지만 후반으로 가면 휴식 회수가 많아지니 그대로 달려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그게 무리였는지 모르겠다.

 

좀더 속도를 줄이고 초반페이스를 더 낮추어야 했던 것 같다. 그때까지 여자 주자가 한명도 추월을 하지 않았으니 전반적으로 페이스가 빨랐던 것 같다.

초반 페이스가 1km에 5분 40초인데 언덕을 감안 했다면 6분 정도의 패이스로 달려야 했던 것 같다. 목표치를 240km로 하다보니 5분40초로 달렸는데 주로 상태는 호락호락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다시 복기를 해보니 주로 사정 등을 감안했다면 220km를 목표로 하여 달려야 했던 것 같다.

 

시작 4시간이 경과 할쯤 세끼야상이 두 번째 추월을 한다. 그리고 그후 임택종님은 세끼야상과 함께 하지 못했다. 세끼야상의 레이스를 보면 함께 달리는 사람과 레이스를 하며 철저히 자기의 레이스를 펼치므로 따라가는 상대방이 쉽게 지쳐 떨어져 나가게 한다. 그래서 진정 24시간주의 최고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대회출전의 풍부한 경험으로 그는 진정 24시간의 왕좌를 지켜오고 있다.

 

대회본부에서는 다리건너 약 1.2km 지점에 부스가 설치되어 수박, 사과, 메론, 귤 등 과일과 물, 콜라, 오렌지쥬스, 물 등을 제공하였는데 수박과 메론은 먹을 만 했는데 사과는 맛이 형편없었다. 또한 이온음료는 제공되지 않았고 천연오렌지 쥬스가 아닌 환타 같은 쥬스였다.

지나갈 때 마다 컵을 하나씩 사용을 하니 비가 내리는데 주로 주변에 널린 컵이 가득하다.

24시간주를 하다보면 생리현상처리가 늘 부담스러운데 남자들은 대충 길옆에 적당히 처리를 하는데 여자들은 일일이 화장실에 들락거리면 시간상으로 상당히 손해를 보게 되니 유럽의 여자주자들은 걸으면서 생리현상을 처리하는 분도 더러 있었는데 24시간주가 아니면 볼수 없는 해괴망측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세끼야상과 같은 페이스로 4바퀴를 뛰어 보기도 했는데 그는 균일한 속도로 결코 서두르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매 바퀴 마다 부스에서 뭘 먹고 마시고, 반대쪽 대회본부 부스에서는 주로 물을 마시는 걸 볼 수 있었다.

 

80km 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고 페이스가 좋아 잘 달렸는데 조금씩 페이스가 저하 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통상 24시간주를 하다보면 어느때는 컨디션이 떨어 졌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겪었기에 이번에도 그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였는데 점점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100km 까지는 무난히 달렸는데 오르막 내리막을 달렸더니 서서히 내리막에서 많이 사용하는 무릅위 허벅지 앞 근육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오르막은 평소 같이 달릴 수 있는데 내리막에만 오면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그래서 준비해간 가방에서 반창고를 꺼내어 무릅위에 감았더니 그런데로 뛸 수 있어 달렸다.

 

주로에서 만난 일본의 48시간주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는 오끼야마상을 만났는데 지금 컨디션이 어떻냐고 하니 “베리 타이어드” 한다. 그도 무척 힘겹게 달린다.

오끼아먀상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내가 처음 24시간주 입문한 대회인 2002년 4월 5일 용인에 있는 용인대학 트렉에서 개최되었는데 그가 특별 초대손님으로 초대되어 함께 달렸고, 두 번째 만남은 2003년 네덜란드 우덴 대회에서 두 번째 만남이었고

 

그다음은 2005년 서울울트라마라톤 100KM 대회에서 만났다.

그리고 이번이 4번째 만남이니 참 묘한 인연이고 매 대회 때마다 그이 보다는 모두 기록이 좋았다.

그리고 그 후 얼마 달리지 못하고 111.9km를 달리고 포기하고 말았다. 대회전 그는 이번 코스가 Up - Down이 많고 날씨가 더워 힘든 대회가 될 거라고 말했다.

 

한국팀은 임택종님은 귀에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겨 잘 뛸수 없다고 하고 권영규님은 오른다리의 부상으로 절면서 뛰고 있었다.

기대 이하의 부진으로 면목이 없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을 해 보지만 통증은 위로 오르고 있어 의무실에 가서 두 번째 밴딩을 지난번 부위 보다 조금 위에 다시 감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더 버티어 줄지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이번 코스가 통상 훈련을 하던 평지가 아니고 고저차가 있다보니 오르막은 뛸수 있는데 내리막은 앞으로 솔림현상이 생기며 그것이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니 근육의 통증이 오는 것 같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경험부족에서 오는 패착이다. 늘 평탄한 길에서 대회가 열렸기에 이번 대회도 그리하리라 생각을 한것이고, 연습도 거기에 맞추어 한강둔치 등에서 훈련을 한 것이다.

이런 코스라면 남산에서 훈련을 해야 현지에 적응이 될 것 같았다.

 

예상한 데로 30여분이 지나자 통증을 위로 올라 왔고 내리막은 기듯이 달려야 했고 오히려 오르막은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몸이 지치니 마음도 지쳐가고 자꾸 졸음이 온다. 내리막엔 통증이 있어 잠이 달아 났다가 오르막에 오르면 자꾸만 졸린다.

 

그래서 회복도 기다리면서 20분간 자겠다고 하고 츄리닝을 입고 잠을 청했다. 그러나 금새 잠이 오지 않더니 깜박했는데 20분 지났다고 깨운다.

다시 주로에 나가니 땀에 젖은 몸이 춥게 느껴진다. 다시 달리기 위해서는 시동을 걸 듯이 걸으면서 몸을 덥힌 후 서서히 출발을 하였다.

 

컨디션이 최악이다. 지난 전주대회나 부천대회에서는 눈 한번 붙이지 않고 24시간을 뛰어도 그리 피곤하지 않게 달렸는데 이번 캐나다 대회는 몸이 무겁다.

내리막은 빠르게 걷고, 오르막은 달렸는데 힘은 남아도 제데로 쓸수 없으니 지켜보는 임원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안타까움만 더해 간다.

 

이국에서 맞이 하는 밤의 시간은 어찌나 그리도 긴지 자꾸만 시계를 보아도 새벽은 멀게만 느껴진다. 다들 피곤과 잠을 이기지 못해 주로에도 달리는 주자가 많이 줄어 들었다. 하지만 선두권은 여전히 힘차게 초반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린다. 그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유럽 여자선수들은 생리적 현상도 대담하게 해결을 하는데 달리면서 속도를 늦추어 걸으면서 해결하는 반면 동양권 여자선수들은 간이화장실이나 풀숲을 이용하여 해결을 한다. 기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몸부림이 처절하리 만큼 뜨겁다.

여자 선수들은 이번대회에 러시아선수들의 기량이 돋보인다. 꾸준한 페이스로 쉬임없이 달리는데 체격도 적당하고 젊음이 있어 후반으로 가도 꾸준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아침은 찾아왔지만 간밤의 악몽에 남은 12시간을 어떻게 주로에서 살아는냐가 관건이다. 통상 이런 장거리주를 하다보면 컨디션이 저조하다가도 다시 살아나는데 이번대회는 영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대회에서 추어탕이나 오리탕을 한 그릇 먹고 나면 4시간 정도는 거뜬히 뛸 수 있는 체력이 유지되는데 먹거리도 없어 과일만 먹으니 힘도 생기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자꾸만 초조해 지고 답답하기만 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더울 때는 탄수화물을 제대로 섭취를 해야 하는데 딱히 먹을 만한게 별로 없다. 입맛도 떨어지니 빵은 보기도 싫고 체력은 자꾸만 저하된다.

다시 날씨는 더워지고 한낮의 열기는 후끈달아 오르고 주로는 그림자 하나 없는 아스팔트길이다.

걷는 주자도 늘어나고 쉬는 주자도 늘어가고 모두가 더위에 다들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선두권에서 1위를 달리던 70번 선수도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했는지 경기를 접고 떠나는 뒷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한국선수단은 자기 기록도전에는 모두 실패를 했고 단지 No 포기정신으로 주로에 남아 있다.

그러니 그 남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까? 그래도 시간은 흘러 대회는 종반으로 접어든다. 한낮의 열기를 받으며 아스팔트를 걷듯 뛰듯 달리는데도 이젠 극한에 오니 걷게 된다. 2.2KM 한바퀴를 도는데 20분 정도가 걸린다.

 

계속 빠르게 걷는다면 한시간에 6.6Km 이상을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충 남은 시간과 계산을 하니 190km 정도에서 끝날 것 같다. 200km도 채우지 못한다는게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어떻하랴 몸은 말을 듣지 않고 통증은 배가 되고 있다.

 

안간힘을 다하여 오르막은 뛰고 내리막은 걷고를 반복하면서 길이를 최대한 늘여 보자고 노력하지만 쉬운 레이스는 아니다. 일본의 나이가 지긋한 여자선수는 종종걸음으로 마치 다리에 모터를 를 단 듯 초지일관빠르게 달리던 선수도 때로는 걷기도 한다. 강한 정신력과 승부욕이 유난히 강한 일본선수가 걷는걸 보니 힘든 코스인가 보다. 

그녀는 대회 끝나기 전에는 회복하여 다시 달리는 강한 승부욕의 소유지 이지만 승부욕도 한계가

있는것이고 우선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승보욕도 가능한것 같다. 

 

 

대회 30분을 남겨두고 대회 관계자들이 주로에 배치되기 시작한다. 아득히도 멀게만 느껴지는 24시간도 이제 30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니 아쉬움만 가득하다.

이렇게 끝나는구나 하니 허망하기도 하고.....

 

지쳐 기진맥진해 하는 다리를 추스려 남은 2바퀴는 달려 보리라 생각을 하고 힘겹게 달려 본다. 아직도 오르막은 가볍게 오르다가도 내리막만 만나면 무릅위 근육이 튀어나올 듯 아파온다.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바퀴를 돈다. 그리고 언제 다시 보지 못할 길이라 생각하고 찬찬히 주로를 더듬어 본다.

 

출발선을 통과하면 5%의 경사를 올라 왼쪽 기록석 앞을 지나 우회전하면 3거리를 만나게 되고 Heriot St인 다운타운 상가지역 앞을 지나 직진하다가 3거리를 만나 다시 우회전을 하여 La Traverse 다리를 건너게 된다. 다리 길이가 무척 길게 느껴지는데  500m 정도 다리 끝단 4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Montplaisir St로 접어들어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다시 내리막 길에 급수처가 있다. 수박을 한개 집어 달리면서 먹고 오름길을 오른다. Du Point St로 접어들어 다시 우회전하면 바로 200m 정도 되는 Cure Marchand다리로 접어든다. 다리가 끝나면 완만한 오르막이 있고 다시 조금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며 좌측으로 각국 서포트 부스가 있다. 그곳을 지나 오름길에 접어들면 출발 지점이 이어지는 출발 포인트다.

 

마지막 바퀴라는 생각에 모든게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다리를 건너고 한국부스앞을 지나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는데 큰 환호를 지르며 축제는 절정에 달한다.

그리고 14:00가 되면서 경기는 종료 되었다.

 

바로 옆에는 일본의 세끼야상이 남자 1위를 하였다고 일본선수단이 기다리고 있다가 큰소리로 축하를 해 준다. 표호하는 호랑이 같이......

대회본분에서 제공한 나무로 제작한 번호표를 그 본인이 도착한 자리에 두면 잔여거리를 측정하여 계산한다고 한다. 열광하는 캐나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잠시 호흡을 조절하고 한국부스로 돌아오니 분위기가 축 쳐져 있다.

 

많은 부분의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선수는 기록으로 말을 해야 하기에 유구무언이다.

아직은 연륜이 짧은 국내 울트라마라톤의 현주소를 인식하고 빠른 시간내에 외국에 근접하는 수준에 빨리 도달하길 소망해 본다.

 

한국선수단 경기결과 : 진병환 188.911km, 임택종 173.831km, 권영규 158.46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