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국내 산행/경상도 (26)
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지리산행 2일 차는 새벽 천왕봉 해돋이 산행준비로 시작된다. 각자 하루 계산이 다르니 4시 반부터 부스럭 거리며 배낭을 챙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알싸한 겨울 산바람을 맛보고 취사장에서 나주곰탕에 떡국을 끓였다. 추운 때는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거기에 김을 넣고 날달걀 한 개면 훌륭한 한 끼 삭사가 된다. 다녀오는 길이기에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스틱만 챙겨 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밤하늘에는 그믐달이 밤길을 비춰준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거기다 길은 눈으로 다져지고 녹은 물이 얼어 빙판 길이다. 제석봉은 구상나무가 무성히 자라던 숲이었다. 자유당 시절에 이곳 유지가 여기에 불법으로 제재소를 차리고 나무를 도벌했다가 그게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신년산행으로 지리산으로 간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백무동으로 가는 버스는 동서울 터미널에서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출발했다. 서울을 빠져나올 때도 어둠 속이다. 겨울철은 지리산 산행 비시즌이라 산객은 모두 7명으로 단출하다. 백무동에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참샘을 거쳐 장터목으로 오르는 길과 한신계곡을 지나 세석으로 가는 길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산으로 들어야 하는데 비시즌 주중이라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다. 부탁하여 6명이 김치찌개만 된다는 말에 군말 없이 감지덕지로 먹고 산길로 들어섰다. 함께 온 분들은 한신계곡으로 세석대피소까지 간단다. 백무동 지킴이터를 지나면서 눈이 쌓여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었다. 겨울철 산행에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게 아이젠과 스페..
시청 후배들과 주왕산으로 10월 정기산행을 다녀왔다. 거리가 멀어 무박산행으로 전날 23시 30분에 시청앞에서 출발하여 청남대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새벽에 주왕산 입구에 도착했다. 밝기를 기다렸다가 공주집에서 비빔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주산지로 향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봄은 업보, 여름은 집착, 가을은 번뇌, 겨울은 해탈 그리고 봄은 윤회다. 청송은 사과 산지로 유명하다.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은 사과가 생산되어 그맛을 으뜸으로 친다. 새벽 물안개가 자욱해 쌀쌀하게 느껴지는 주산지다. 150년이나 되는왕버들이 저수지 가장자리에 자라는 게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에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송이버섯 끝물로 비교적 싼 가격에..
지리산 일출을 만나려면 서둘러야 한다. 일출 예정시간이 05시 50분이라고 국공에서 미리 안내해 줬다. 천왕봉까지는 1.7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장터목 대피소에 잠을 잔 대부분의 산객들은 천왕봉 일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리산 10경 중 첫 번째로 꼽는 게 천왕봉 일출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이다. 특히 여름철 일출은 좀체 만나기 힘든 해돋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제석봉을 오를 때 된비알에 숨이 찬다. 제석봉의 고사목은 자유당 시절 이곳 유지가 나무를 불법으로 도벌을 하였고 그게 발각이 되어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없애려고 불을 질렀다. 나무의 무덤이 된 곳이 제석봉 고사목의 흔적이다. 천왕봉을 오를 때는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지난다. 마지막 바위 절벽은 이제 계단을 통..
오늘 걸을 길은 거리도 짧고 간밤에 잠도 넉넉히 자고 나니 몸에 생기가 돈다. 대피소의 소등 시간은 밤 9시다. 군대 같이 내일 산행을 위해 강제로 재운다. 남녀로 분리하고 군대같이 침상을 쓴다. 힘든 산행 탓인지 코골이들이 단잠을 깨웠지만 무시하고 꿋꿋하게 잤다. 산에서 잠은 깊이 잔다. 먼동이 틀무렵부터 하루 산행은 아침식사로 시작된다. 서양인 커플이 간편식으로 재빨리 식사를 끝낸다. 우리의 식단은 너무 복잡하다. 밥 식은 반찬이 문제다. 봉지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7시 반에 벽소령을 향해 출발이다. 아침공기가 초록초록 숲과 함께 상쾌함을 전해 준다. 1,450m 형제봉에 오르니 곰탕이다. 여름 지리산은 구름이 산 아래로 가라 앉는다. 주능선길도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거리도 줄어들었다. 한 시간 ..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오래간다. 색다른 피서법으로 지리산 종주를 떠 올렸다. 1,500m 이상의 높이는 한결 시원하다. 지난 유명산 자연휴양림도 무척 시원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성삼재까지 심야버스가 한방에 연결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 2시 50분에 성삼재에 내려 놓는다.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첫마디가 "아이구 추워"다. e마트 24시 실내로 자리를 옮긴다. 지리산의 입산 시간은 새벽 3시부터 문이 열린다.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찻길이라 걷기 좋은 길이다. 춥던 몸도 배낭을 메고 걸으니 등이 촉촉이 젖어 온다. 노고단 대피소는 공사 중이다. 노고단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폐쇄되고 차길로 돌아 오른다. 노고단 고개가 지리산 종주길의 들머리다. 깜깜한 밤하늘에 별똥별이 긴 ..
봄날이 오는 삼월은 산악회 시산제의 철이다. 한 해 동안 산에서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이번주는 전 직장의 후배들이 백두대간 4기 시산제가 있다 하여 함께했다. 이번 구간은 저수령에서 최고봉인 황장산을 오르고 작은 차갓제까지 걷고 안생달 마을까지 서비스 구간을 걸어 내려가야 버스를 만날 수 있다. 시청광장을 신새벽인 6시 45분에 출발이다. 이른 아침이라 막힘없이 잘도 달린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저수령에는 9시 40분에 도착했다. 총무님이 춥다고 동계복장을 단단히 챙겨 오란 연락을 받았지만 아침 날씨치곤 포근하여 가벼운 패딩 하나만 챙겨 입고 저수령 표지석 앞에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이다. 저수령은 예천군 상리면으로 저수령에서 남쪽 땅은 예천의 '醴'자는 단술 예자로 술이 달다는 뜻으..
올 가을 가족산행은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 오기로 했다. 운전의 피로를 생각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남부터미널 08:40분 출발하는 프리미엄 버스를 타고 편하게 중산리 가는 들머리인 원지는 3시간 20분 만에 도착했다. 12시 50분에 중산리행 버스를 기다리면서 산행은 힘을 쓰는 운동이라 소고기 불고기로 든든히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 2시에 천왕봉이 가장 가까운 하늘 아래 첫 동네 중산리에 도착했다. 중산리 탐방센터까지는 아스팔트 길을 2km를 더 걸어 올라야 한다. 산 아래는 아직 단풍이 이르지만 산 아래로 단풍이 많이 내려왔다. 14시 30분 지리산 탐방센터 앞에서 14시 20분 순두류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웬 떡이냐 하고 올라 타니 우리 가족뿐이다. 산속으로 족히 3km를 올라 경남환경..
전날 밤 11시에 시청 앞을 출발해 새벽 3시 반에 덕곡마을에 도착해 버스에서 좀 더 눈을 붙이다가 새벽 4시에 출발했다. 이제 무박 산행이 힘들다는 느낌이다. 먼 거리는 무박 산행이 아니면 불가하니 감수해야 할 일이다. 덕곡고개에 올라 진양기맥 10구간을 시작한다. 하늘에는 그믐으로 가는 하현달이 떠 있고 별들도 초롱하다. 2시간 30분은 걸어 날이 밝을 때 까지는 어둠 속에 랜턴 불을 따라 걸어야 한다. 308봉을 올랐다. 이번 구간에 가장 높은 봉이다. 10구간은 올망졸망한 산을 오르내리는 길이다. 다음 봉은 놋종기먼당이다. 멀리서 보면 놋종기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먼당은 이 지방의 산꼭대기를 부르는 사투리다. 차 소리가 들리더니 3번 국도 용산峙다. 왕복 4차선으로 중앙에 분..
더울 땐 계곡이 최고 피서지다. 섬은 계곡이 깊지 않다. 산이 높아야 골이 깊고 골이 깊어야 계곡에 물이 넉넉하다. 가까운 곳으로 삼천포 와룡산이 있다. 와룡산(臥龍山)은 해발 799m로 1m가 부족하며 거대한 용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와룡산이라고 한다. 용머리에서 시작하여 용꼬리로 내려오는 종주코스는 6시간 안팎의 거리라 오늘은 백천계곡에서 시작하여 민재봉을 오르기로 했다. 여름철 산행은 일찍 출발해야 땀을 적게 흘리고 산행을 할 수 있다. 8시 되기 전에 산행 들머리에 도착했다. 백천계곡 코스는 숲이 울창하여 햇살을 피해서 걸을 수 있는 여름 산행의 적지이다. 땀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산 모기와 깔따구만 없다면 환상적 길이다. 기피제를 뿌리고 걸었다. 백천고개 가는 길에 중간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