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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저수령에서 작은 차갓재 본문

국내 산행/경상도

백두대간 저수령에서 작은 차갓재

산달림 2023. 3. 6. 14:34

황장목으로 한때 封(봉)산으로 출입이 금지되었던  황장산 정상 표지석

봄날이 오는 삼월은 산악회 시산제의 철이다. 한 해 동안 산에서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이번주는 전 직장의 후배들이 백두대간 4기 시산제가 있다 하여 함께했다. 이번 구간은 저수령에서 최고봉인 황장산을 오르고 작은 차갓제까지 걷고 안생달 마을까지 서비스 구간을 걸어 내려가야 버스를 만날 수 있다.

 

백두대간 4기 회원들
들머리 저수령


시청광장을 신새벽인 6시 45분에 출발이다. 이른 아침이라 막힘없이 잘도 달린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저수령에는 9시 40분에 도착했다. 총무님이 춥다고 동계복장을 단단히 챙겨 오란 연락을 받았지만 아침 날씨치곤 포근하여 가벼운 패딩 하나만 챙겨 입고 저수령 표지석 앞에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이다.

저수령은 예천군 상리면으로 저수령에서 남쪽 땅은 예천의 '醴'자는 단술 예자로 술이 달다는 뜻으로 술의 맛을 좌우하는 게 물이고 물이 좋은 고장이다. 물 맛은 산세에 따른다고 하니 백두대간 자락의 이 고장은 예로부터 산이 좋아 물맛이 좋은 고장이다.

초입의 작은 잔디공터에는 해맞이 제단석이 설치되어 있다. 상석 옆면에는 이곳 이장단이 기증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매년 이곳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면서 마을의 평화와 안녕 그리고 대풍을 기원하면 제사를 지다. 옥녀봉을 지나고 문복대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진행이다. 아직 응달에는 잔설이 그대로 쌓여있어 미끄럽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착용하기도 그렇고 해서 조심하며 올랐다. 1,020봉을 오르고 나니 무전으로 적당한 곳에 시산제를 지낼만한 장소를 찾아보고 장소를 정해 보라고 한다.

 

아직 응달에는 전설이 그대로 남았다.


벌재에 도착하니 11시를 넘기고 정자가 있고 널찍한 잔디광장이 있어 이곳에서 시산제 장소로 괜찮은 것 같아 여기서 시산제를 지내고 이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요즘 건조주의보가 내려 산불 예방을 위해 불은 사용하지 않고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올 한 해 무사 안전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지냈다.

 

벌재에서 2023년 시산제의 축문 낭송
단체별로 예를 올린다.


시산제의 산악인의 선서는  노산 이은상 님이 쓰신 글을 읽고 대원들은 따라 한다.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의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각 산악회마다 조금은 따른 절차가 있긴 하지만 옛말에도 "남의 제사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했다. 그냥 후배들이 하는 게 미덥지 않더라도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다. 음복 후에 바로 산을 오르니 호흡이 많이 가쁘다. 배가 부르면 걷기 힘든다.

 

바윗길인 감투봉 가는 길
전망이 좋은 능선
전망 좋은 감투봉


폐백이재를 지나 황장재를 지나면 감투봉이다. 오름길이 까끌막이 끝나면 바위를 올라야 한다. 바위틈의 끈을 잡고 몸을 끌어 올라야 하는 길이라 조심해야 한다. 응달은 아직도 얼음이 녹지 않아 많이 미끄럽다. 바윗길은 드문드문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 놓는다. 황정산 아래부터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 지역이라 휀스를 둘러놓았다. 이곳에서 황장산은 300m  거리로 안생달리에서 황장산을 오르는 길을 잘 정비해 놓았다.

 


황장산은 한국 100 명산에 속하는 산으로 황장봉산으로 불렸는데 이곳에 춘양목과 쌍벽을 이루는 좋은 목제인 황장목이 많았다. 소나무의 속이 노래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황장목은 단단하고 잘 비틀어지지 않아 궁궐이나 관청을 짓는데 시용하고 배를 만들 때도 긴요하게 사용을 했다. 그래서 질 좋은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벌목과 개간을 금하는 봉(封) 산으로 지정하고 관리를 파견하여 감시했다. 당시 세워진 표지석이 지금도 주변에는 남아 있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았는데 예전에는 바위 사이 틈새 길을 위험하게 내려왔지만 국공에서 계단을 만들어 편히 내려올 수 있다. 작은 차갓재를 앞두고 빽빽한 잣나무숲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대간 길은 계속 남진을 해야 하지만 이번 길은 여기까지다. 1km 남짓 떨어진 안생달마을길로 내려섰다. 여름에는 계곡이 깊어 더위를 식히기 좋은 계곡이고 가을에는 단풍이 고운 길이다.

안생달리로 하산하는 길


와인동굴이 있는 곳까지 내려오면 차길을 만난다. 폐광을 정비해서 이곳의 명물인 오미자를 동굴 속에서 저장하고 발효하여 와인을 만들고 카페를 열어 판매도 한다. 안생달리까지 찻길을 내려가니 아침에 타고 온 빨강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1시간 정도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문경 한국관에 도착해 능이 버섯탕으로 뒤풀이를 하고 상경했다.

문경 약돌 돼지 한국관 능이버섯탕
문경의 특산물 오미자로 빚은 오미자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