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진양기맥 10구간 덕곡마을에서 진양호 본문
전날 밤 11시에 시청 앞을 출발해 새벽 3시 반에 덕곡마을에 도착해 버스에서 좀 더 눈을 붙이다가 새벽 4시에 출발했다. 이제 무박 산행이 힘들다는 느낌이다. 먼 거리는 무박 산행이 아니면 불가하니 감수해야 할 일이다.
덕곡고개에 올라 진양기맥 10구간을 시작한다. 하늘에는 그믐으로 가는 하현달이 떠 있고 별들도 초롱하다. 2시간 30분은 걸어 날이 밝을 때 까지는 어둠 속에 랜턴 불을 따라 걸어야 한다.
308봉을 올랐다. 이번 구간에 가장 높은 봉이다. 10구간은 올망졸망한 산을 오르내리는 길이다. 다음 봉은 놋종기먼당이다. 멀리서 보면 놋종기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먼당은 이 지방의 산꼭대기를 부르는 사투리다.
차 소리가 들리더니 3번 국도 용산峙다. 왕복 4차선으로 중앙에 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다. 진양기맥 산줄기를 국도가 끊어 놓았다. 도로 건설 때 보행자 육교를 설치하지 않아 위험한 국도를 무단 횡단해야 하는 길이다. 차가 뜸 할 때 재빨리 건너야 하는 길이다.
이제야 먼동이 트고 훤해 온다. 197봉에 올라 준비해온 도시락을 풀었다. 산중에 먹는 도시락 맛이 좋다. 음식은 요리사의 맛도 중요하지만 배가 고플 때 먹는 음식이 최고로 맛난다. 길은 장아산을 이어진다. 작은 봉이지만 봉 이름이 붙어 있다. 네팔에는 6,000m 이상의 산에만 봉 이름을 붙이는데 비하면 필요 이상 대접을 받는 것 같다.
후미와 거리가 벌어져 쉬면서 막걸리 한 사발식 돌린다. 막걸리는 일할 때 마시는 농주로 힘든 일을 할 때 마시면 배도 든든하고 약간의 알콜기로 기분도 좋아진다. 4도의 알코올기로 그리 취하진 않는 도수다.
앞을 가로막는 통영 대전 고속도로는 지하 통로가 있어 편안히 통과했다. 이제 진양호가 한층 가까워 졌다. 진양호로 들어가는 양아산에는 팔각정 쉼터가 있다. 진주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길이다.
진양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진양호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호수와 지리산 주능선이 맞닿아 있다. 오른쪽의 웅석봉에서 천왕봉, 영신봉이 뚜렷하고 반야봉까지 이어지는 긴 능선이다.
진양호는 경남 진주, 사천 멀리는 남해까지 식수를 공급하는 젖줄로 지리산에서 흘러 들어 온다. 진양기맥 10구간의 종점은 충혼탑이다. 코로나가 시작되지 전인 2019년 8월 17일 남덕유산에서 시작하여 159km를 달려 이곳 충혼탑까지가 진양기맥의 끝이다. 진작에 끌냈을 길을 3년 1개월 만에 끝냈다. 함께 땀 흘려 걸은 산벗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고 인근에 있는 매운탕 전문 식당에서 늦은 점심 뒷풀이로 그간 추억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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