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3.1절 서울하프마라톤 본문
3.1절 기념 서울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그간 100km대회를 위주로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훈련도 지구력 위주의 훈련을 하게 되었다. 청계천 출근주가 훈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자연 그렇게 몸에 베여 버렸다. 스피드주 보다는 거리주 위주의 훈련을 하게 되었다.
올해도 1월 15일 부산비취 서바이벌 100km에 참가하다보니 훈련 방법도 그렇게 흘러갔다. 그러나 지난 2월 12일 진안 용담댐 풀코스에 출전하여 스피드가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그후로 스피드 훈련을 나름데로 했지만, 달리기중에 제일 힘든 스피드가 갑자기 살아 난다는건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달리기는 정직한 운동이라 했는지 모른다. 뿌린데로 거두는 그런 운동, 그간 스피드훈련을 하지 않았으니 스피드가 줄어 드는게 당연한 이치이다.
동마를 앞두고 최종훈련으로 생각하고 “3.1절 하프마라톤”에 출전을 하였다. 올해는 지난 겨울이 유난히 추운날이 많아 동계훈련을 게을리한 분은 종전의 기록을 갱신하기가 힘들 것이고, 혹한에서도 열심히 땀을 흘린 분은 종전보다 좋은 기록을 낼수 있을 것이다.
몇일전 까지 따뜻한 날씨라 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밀려온 한파로 눈과 비가 내리고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다.
항상 이럴때는 복장을 어떻게 입는냐가 고민스럽다. 좀 많이 입으면 땀이 많이나고, 적게 입으면 추위로 고생을 하게되니 자기 속도에 맞추어 복장을 갖추는게 그리 쉬운건 아닌 것 같다.
한강은 항시 바람이 있고 그게 앞바람이면 추위를 느끼게 되고 손도 시려울 수가 있다.
88올림픽 개최후 자주 이용되지 않는 잠실 주경기장은 그 훌륭한 시설에 비해 이용도가 떨어지는게 아쉽지만 지금도 그 위용만은 당당하다.
이런 주경기장을 달려 본다는 것은 달림이로서 퍽이나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0~5km(18:38)
정각 10시에 3.1절의 뜻을 되새기며 만세3창을 부른 후, 일제히 출발을 하였다. 동문을 나서자 선두권의 주자들이 다투어 앞서 나간다. 아직은 스피드에 자신이 없어 조금은 자제를 하며 달렸다. 굴다리를 나서자 한강의 싸늘한 강바람이 밀려 온다. 여기서 강 상류로 방향을 잡아 달려 올라가는데 20여명이 앞서 달려간다.
휴일을 맞이하여 축구를 하는 조기 축구회원들의 발길질이 힘차게 보인다
늘상 달릴때 느끼는 것이지만 초반 5k는 너무 고통스럽다. 숨도 가쁘고 다리도 힘이들고 이럴때면 이렇게 힘든 달리기를 왜 할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래도 혼자 달리는게 아니고 더불어 함께 달리기에 조금은 위로가 된다.
5~10km(19:44)38:22
지난해는 지금쯤 속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오히려 다리가 뻐근해온다. 아직도 스피드에 적응이 되지 않는 듯하다. 그렇지만 앞선 주자 한분이 나와 속도가 비슷한 것 같아서 뒤를 따랐다. 5m 정도 거리를 두고 달렸는데 잡힐 듯 하면서도 잘 잡히지 않는다.
그냥 편히 뒤를 따랐다. 오늘은 입상이 목표가 아니라 컨디션 조절이다. 이 주로는 간혹 서울울트라마라톤 때나 달려본 한강 상류다. 이제 반환점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선두가 반환점을 돌아 올 때가 되었는데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10~15km(19:24)57:46
이번 구간은 반환점을 돌고 광진교 아래까지 돌아가는 구간이다. 반환점을 돌자 바로 뒤에 윤덕하님이 뒤를 따르고 있다. 전에 비해 많이 둔해진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간 스피드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게 표시가 난다.
시청동우회의 김구식님도 보이고 우명근님도 반환점을 향한다. 다들 동마를 준비하면서 마지막 하프코스에 도전을 하는 것 같다.
주로가 좁아 인파로 꽉 찬다. 뒤쪽으로 갈 수록 여유롭고 유유자적한다. 출발 때부터 앞서가시는 분과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 벌어지는 듯 하다. 좀더 힘을 내보지만 다리에 힘이 싣리지 않는다.
동계훈련의 부족함이 여실히 나타난다. 그러나 15km 통과기록이 57분대라 만족하며 스피드를 높여 달렸다.
15~20km(19:35)1:17:21
올림픽대교를 향하고 있는데 뒤에서 한분이 추월을 한다. 아직 힘이 여유가 있는지 잘도 달린다. 그냥 한분을 보내고 달리는데 앞에 분을 올림픽대교 아래에서 추월을 하려고 하니 지지 않으려고 다시 속도를 내어 달린다. 하지만 멀지 않아 추월을 하고 휭하니 앞서 간다.
그때 앞서가던 한분이 지쳤는지 스피드가 저하된다. 한분을 추월해서 가볍게 앞서 나갔다. 잠실지구로 접어드니 잠실 운동장이 무척 가깝게 보인다. 그때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러 나와서 달리는데 그속도가 가히 놀랄 정도다. 전력질주를 해야 나올까 말까 하는 속도로 달리는데 하나 같이 날씬하고 물찬 제비같다. 역시 등록선수와 일반인은 많은 차이가 있다. 잠실 지구에서 한명을 추월하여 앞으로 나서니 한강의 주로가 끝나고 잠실운동으로 접어든다.
20~21.0975km(4:23) 1:21:44
마지막 1km 정도를 남겨두고 가속을 하는데 처음부터 앞서 가던 그분이 주춤한다. 그래서 거리를 좁히며 막 운동장 안으로 접어들기 전 추월을 하여 운동장으로 접어들어 서면서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10km 주자가 길을 막고 있어 크게 바깥 주로로 마지막스퍼트를 다해 달려가니 피니쉬 라인이다.
1:21:44로 전체 15위를 하여 생각보다 잘 달렸다. 이런 컨디션이라면 동마에서는 2시간 40분대 진입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