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하순이라 복장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다행히 장기예보와는 달리
대회전날 기상예보가 그리 춥지 않다는 기상예보에 런닝셔츠에 숏팬츠를 입기로 했다.
대회아침 종로3가에서 전철을 타고 대화역에 내려
대회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임진강으로 향하며 잠시 눈을 붙였다.
임진각에는 아침을 맞이하여 자욱한 안개가 짙게 끼여 있다.
쌀쌀한 날씨를 감안 좀 길게 런닝을 하며 몇차례 대쉬도 해보며 준비운동을 했다. 지급해준 비닐봉지를 몸에 두르고 출발지로 이동하여
출발시간을 기다리는데 몇몇분을 만났다. 50대 아줌마 저력을 보여주고 계시는 김정옥여사님, 100회 홍석배님 등.....
정각
10시 임진각을 출발하여 1.4km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돌아 통일대교로 향하다가 다시 유턴해서 여우고개로 향했다. 초반은 서OO님이 선두로
독주를 하고 뒤에 복사골 김oo님을 비롯하여 2진으로 달리고 조금뒤에 100회클럽의 홍oo님을 비롯하여 3진으로 달리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늘 초반 스피드가 약하고 몸이 풀리는데 남보다 늦어 초반이 항상 고전이다. 올 가을시즌에는 100km위주로 대회참가를 하다
보니 몸이 그렇게 적응이 되어 버렸나 보다.
무리하지 않고 몸의 속도로 달리는데 아직 몸이 덜 풀린 탓에 힘만 들고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전반적으로 견제가 심한듯 2진과의 거리는 더 이상 거리가 벌어 지지 않아 몸이 풀릴 때 까지 무리하지 않고 이속도를
유지하며 달려보기로 했다.
임진각 코스는 나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00년 10월 통일마라톤에서 처음으로 서브쓰리를 한
곳이다. 당시에는 춘천마라톤을 앞두고 연습차 출전한 대회였는데 생각하지 못한 서브쓰리를 한것이다. 그당시 기록이 2시간 51분
53초였다.
그후 줄곳 서브쓰리를 하고 있는데 100km를 자주 출전하면서 지구력은 늘었으나 속도감에 부족함을 늘 느끼고 있으며
좀체 풀코스 기록단축이 잘 되지 않는다. 지구력향상과 속도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힘이 드는것 같다.
임진각 코스는
간혹 오름과 내림이 있어 달리기에 좋았다. 여우고개를 내려 서자 내리막이 이어지고 문산읍내를 통과하여 통일로를 달리게 되어
있었다.
10km를 39분 후반대로 통과하여 조금 늦다고 생각하였지만 이제 몸도 서서히 풀려 가속을 할 수 있고 후반부에 좋은
레이스를 생각하기로 했다. 기온도 오르고 안개도 걷히니 몸도 풀려 좀더 속도를 낼수 있었다.
여전히 거리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더 멀어지지는 않았다. 날씨가 쌀쌀한 탓에 스펀지는 필요가 없었고 음수대도 자주 들르지 않고 달려도 체력저하는 별로
없었다.
이런 날씨라면 코스가 좋다면 최고기록을 달성 할수 있는 날씨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하프반환점 전에 무척 빠른주자가
지나가길레 보니 벌써 하프 선두가 지나가고 있다. 대단한 속도이다.
주라위삼거리를 지나자 왼쪽으로 300m 가량 반환점을 돌아
나와야 했다. 그러나 유턴지점이 많은건 자주 속도를 줄여야 하니 바람직한 주로는 아닌것 같다.
그간 100km를 달릴 때는
쿠션기능이 강화된 경량화를 선택하는데 풀코를 뛸때는 쿠션 기능 보다 가벼운 스피드화를 준비하는데 그간 자주 신지 않아서 적응이 덜된 탓인지
오른발바닥 앞부분에 신호가 온다. 아무래도 물집이 걱정이 된다.
우측으로 파주공설운동장을 보며 오르막을 올라가면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올라서니 오르막에서 앞선 주자를 추월 할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앞 그룹도 흩어지고 이제는 일렬로
달려간다.
이제 거리도 많이 좁혀지고 바로 몇명을 더 추월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간다. 앞으로는
2위부터 줄줄이 달려 가는것이 한눈에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제 몸도 완전히 풀렸고 후반부는 좋은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을것
같다.
30km를 1시간 57분 30초대에 통과한 것으로 보아 후반에 속도가 살아나고 있었다. 오르막이 나타 날 때마다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니 7위로 올라섰다.
문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꺼번에 3명을 추월하여 4위로 올라서고 문산을 통과하면서 앞서가는 3위
주자의 속도가 현저히 둔화 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여우고개를 오르면서 솟피치로 빠르게 치고 올라가니 앞선 주자와 나란히 서고
내리막에서 그대로 달려내려 가니 가뿐 숨소리는 더 이상 들려 오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거리가 4km로 내림과 평지로 이어진다.
200여m 앞서 가는 2위 주자와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 지고 있었지만 그리 빨리 줄어 들지는 않았다.
하프주자 마지막 꼬리가
보이고 직선주로가 펼쳐지고 그리고 좌회전하면 임진각 결승선이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솟아 부어 보리라 생각하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달려가니
점점 거리가 좁혀진다.
이제 본부석의 방송소리가 들리고 결승선이 보인다. 2위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16초 후에 나도 결승선을
통과하였다.
그간 100km를 자주 출전하다보니 풀코스대회의 기록이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올해 나에게 마지막 풀코스 대회인 영원한
우리민족의 마라톤 영웅 “손기정평화마라톤”에서 올해 동아마라톤에 이어 두번째 좋은 2시간 45분 15초를 기록하였고 올해 7번째 풀코스 Sub3
완주한 의미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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