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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강울트라 3연패 본문

국내 마라톤/울트라마라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강울트라 3연패

산달림 2006. 11. 15. 10:27

 

한강울트라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다. 1회부터 참가해 남다른 애착이 있었고 1,2회 대회를 우승하였기에 3연패를 해 보고 싶었다.

서울울트라에서도 3회 우승을 한적이 있는데 한강울트라에도 그런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8월 햄강화울트라 후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을대회인 미사리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본인의 기록도 수립하지 못했고 그후 10월 29일 춘천마라톤에서도 최악의 기록을 낸 적이 있어 몸이 어떻게 반응 할지 걱정스럽다.

 

 

 


늘 대회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2001년 11월 11일은 국내에서 처음 100km 울트라 대회가 열린 날이다.

2000년 제1회 서울울트라에서는 63km 부문만 있었고 2001년 11월 11일 처음 여의도에서 개최되었다. 어떻게 100km를 달려야 할지 막연한 거리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70km 이후 치열한 접전 끝에 우승을 하는 기쁨을 누렸는데 그날이 빼빼로데이였다. 그래서 그날을 잊지 못하는 날인데 이번 제3회 한강울트라가 11월 11일이다.


이번대회 출전자 중에는 스피드에서 나보다 앞서는 함찬일님과 지구력이 좋은 김광복님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 남는냐가 관건이다.

함찬일님은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고 2시간38분대의 좋은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김광복님은 그간 스파르타슬론 등 국내외 대회에서 지구력으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정도로 대가이며 올해초 대만세계 24시간주에서도 230km를 넘어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대회날에는 포근하던 날씨가 심술을 부려 오전은 비가오고 오후부터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 영상 2 ~3도의 기온이 예상된다고 하여 복장은 상의는 긴팔셔츠에 위에 런닝복을 입고, 하의는 얇은 뉴바란스 롱타이즈를 입기로 했다.

한강은 늘 바람이 불기에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보온 대책을 세웠다. 모자는 아식스 흰색모자를 쓰고 면장갑을 준비했고 신발은 쿠션이 좋은 일본 니찌지난 대회때 구입한 아식스 운동화를 선택했다.


급수와 급식에 대한 대책은 60km 지점에 급식소가 운영되기에 초반 60km는 물통과 파워겔을 10km 이후 매5km마다 1개씩 준비했고, 60km에서 전복죽을 먹고 배낭을 착용하고 급수와 파워겔을 먹기로 했다.


오늘 목표는 첫째가 Under8, 다음이 1위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는게 쉽지는 않지만 우선 Under8이 우선이다.

다행이 출발 시간이 오후 5시라 새벽 1시전에는 골인한다면 졸음에는 해방이 될 수 있고 한강에서도 혼자 달리는 것 보다. 행인들이 있어 무료함이 덜 할 듯 했다.


아직 어두움이 깃들지 않은 석양으로 오후 5시 서울숲 지킴이 광장을 출발하였다. 바람이 부는 다소 쌀쌀한 날씨다. 초반 페이스는 4분 30초에서 4분 40초로 잡고 레이스를 평소보다 늦추었다.

 

 2006 한강울트라 출발 모습


0 ~ 50km(3:51:36)

서울숲을 벗어나자 한강을 따라 거슬러 광진교 까지 올라 가는데 강바람은 뒤에서 불어 주니 조금은 더운듯해서 티셔츠의 작크를 내리고 달리는데 초반 페이스가 늦은 탓에 선두권이 5~6명으로 형성 된다.

늘 초반은 빨리 치고 나가는 편인데 이상하다고 수군거린다. 하지만 100km란 거리의 여유가 있으니 무리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계획된 나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함찬일님은 지난 2005년 5월 100km 챔피언쉽에서와 같이 나와 함께 뛸 작정을 한 듯 한발짝 뒤에서 그림자처럼 따라오고 김광복님도 또한 그렇게 레이스를 펼친다.

1회 대회 때도 김광복님과 70km 정도를 함께 하였는데 오늘은 함찬일님까지 합세하여 그날 같이 레이스가 재현되는가?

10.5km 지점 광진교남단은 47분17초에 통과하였다. 한강코스는 눈에 선하여 다음에 나타날 코스가 예상되어 체력을 적절히 안배하며 달릴 수 있어 편하였다.

광진교남단에서 한남대교 남단까지는 밤바람을 안고 달리는 코스로 복장이 달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탄천입구에서 파워겔 1개를 먹고 제1반환점인 한남대교 남단으로 향하는데 선두권은 그대로다. 간혹 밤 운동을 나온 주자들이 알아보고 힘을 더해 준다.


한남대교 남단인 22km를 1:44:54에 통과하여 다시 오던길을 따라 광진교로 향하는데 반환점으로 향하는 후미 주자들이 힘을 더해 준다.

광진교를 다시 건너 강변북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저녁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있어 피해 달려야 했다.


서울숲앞 갑문을 지나자 성산대교 까지는 18km로 한강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 급수지점에서 물통을 가득 채우고 성산대교로 향했다. 허리에 찬 1L의 물이 거추장 습럽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는 변하지 않았고 몸도 무겁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고 가볍게 달릴 수 있었다. 강변북로는 한강울트라 때나 달리지만 그래도 주로가 잘 기억되어 있어 야경이 아름다운 한강다리를 하나씩 지나면서 다음다리를 생각하며 남은거리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선두권은 3명으로 압축이 되었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예측할 수 없는 레이스가 전개된다. 차분히 매 5km 마다 파워겔을 먹으며 체력이 고갈 되지 않도록 하였으며 60km에서 전복죽을 먹을 수 있기에 페이스가 저하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울트라마라톤은 먹는 만큼 달릴 수 있다. 즉 중간 에너지의 충전이 없으면 100km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없다.

50km인 동작대교 북단 아래는 출발한지 3시간 51분 36초로 통과 하였다.지금과 같은 균등 속도로 달려야 Under8이 된다고 생각하니 페이스를 더 이상 늦출수는 없었다.


50 ~ 100km(4:01:39)

마라톤에서는 함께 달리는 동반자는 경쟁자이면서 조력자이다. 동반자가 있으면 기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자꾸만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해서 달리게 된다.

동작대교를 지나자 곧 나타날 60km 반환점을 생각했다. 아직 성산대교북단 까지는 길이 멀다.

중지도의 야간경관이 무척 아름답다. 이렇게 늦은밤 한강다리의 야경을 구경하는 맛도 솔솔하니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


점점 줄어드는 성산대교 북단까지 거리표시가 유일한 위안이었다. 원효대교 아래를 통과하자 성산대교가 지척이다.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60km 성산대교 북단 제2반환점에 도착하여 맡겨둔 물품봉투에 배낭과 전복죽을 챙겨 바로 왔던 길을 따라 다시 출발하였고 전복죽을 먹기 위해 속도를 줄여 달렸다.


이제 다시 왔던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 청계천을 진입하여 청계광장에서 제3반환점을 돌아 성수대교아래를 통과하여 갑문을 지나 서울숲 까지 가는 코스가 남아 있다.

한분 두분 성산대교 반환점을 향하는 주자들이 있어 무료함을 달랠 수 있었다. 때로는 혼자 달리고 때로는 무리를 지어 달린다.

아무래도 무리를 지어 이야기도 나누면서 달리면 무료함과 지루함을 덜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밤에 날씨마저 추워 한강북로는 무척 조용했고 한적하였다. 여전히 뒤에는 두분이 조금의 거리를 두고 달려온다.

승부는 아마 90km 이후에 누가 체력이 남는냐? 아니면 스피드가 있는냐?로 귀결될 것 같다. 3연패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 한강이 끝나고 중랑천으로 접어드는 살곶이공원 급수대에서 컵라면을 먹으려고 급수대에 들렸으나 아직 뜨거운 물도 붓지 않고 있어 기다릴 수는 없고 해서 생수만 한 컵 마시고 청계천으로 진입하였다.

청계천은 근 1년을 출근주하며 다니던 곳이라 코스가 눈에 선하다. 4군데의 바닥이 고르지 못한곳이 있고 마지막 청계광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늦은 시간에 연인들이 여유롭게 청계천을 거닐고 있는데 나만 그곳을 식식거리며 달리고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청계천을 달려 청계광장을 돌아 나오는데 조금 뒤에서 계단을 오르는 함찬일님의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무척 지쳐 보였다. 그때 광통교 아래에 김광복님이 오고 있었다. 86km 지점인 청계천 서울광장까지 3인의 숨막히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체력이 그리 바닥이 나지 않아 우승이 대한 감이 잡히는 듯 했다. 기분이 향상되면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빠르게 청계천을 달려 나오는데 4위는 보이지 않는다. 상당한 거리의 차이가 있었다. 이제 시간상으로도 Under 8은 가능한 시간이고 마무리만 잘 한다면 두 마리의 토끼사냥은 가능할것 같다는 감이 온다.


마사토로 포장된 야경이 아름다운 시골길을 연상하게하는 청계천을 달려 고산자교를 지나오니 4위가 보인다. 그리고 5 ~ 9위 정도까지 1km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체력도 고갈되지 않은것 같아 시간절약을 위해 살곶이공원 급수대에서는 물 한컵만 마시고 바로 달려 나오니 어두움 속에서 여자선두가 여유있게 청계천으로 향하고 있다. 대단한 체력이다.


중랑천 입구 갈림길에서 서울숲으로 향하는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비로소 우승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성수대교를 지나 갑문까지 약 2km를 걸음을 재촉하여 달려가는데 밤이 깊어 한강은 조용한데 물결만 넘실거린다.

갑문을 통과하는 계단을 올라 남은 거리 700m를 달리면 결승선이다. 마지막 힘을 더하여 결승선을 통과하였다.

 100km 결승선 통과


 

마침 두 마리 토끼인 Under8과 3연패를 달성하였다. 그간 미사리대회의 부진을 만회하였고 1회 대회기록 보다 3분 08초를 단축하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내년 7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24시간주 출전을 위하여 몸을 회복한 후 올겨울엔 착실히 동계훈련에 임해야 하겠다.

 

 한강울트라 100km 3연패

 

  100km 완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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