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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첫월급과 선물

산달림 2006. 5. 1. 14:59

 

선물은 늘 받아도 기분이 좋고 또 받고 싶은게 선물이다. 요즘 자식을 키워 졸업을 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는데 근 20여년 이상이 걸린다.

늘 자식에게 줄줄만 알았지 받을 줄 모르는 옆지기는 지난달에 취직을 한 딸년이 얼마전 “엄마, 나 첫 월급 타면 뭘 사줄까?” 하니 “그런 걱정 말고 니나 잘 살아라.” 한다.

그간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옆지기의 몸에 베인 습관인듯 하다.

그래서 “그러지 말고 20년간 키워 취직해서 첫월급 받는다는데 갖고 싶은 선물있으면 이야기 해 봐라.” 하고 “원래 첫월급은 엄마 속내의 사주는 거란다.”고 했다.

“아빠는?” 하길레 “아빠도 속내의.” 했다.

그간 아침이면 깨워서 보내고 고3때는 함께 수험생이 되었고, 보너스로 1년 재수까지 하면서 수험생 아닌 수험생활을 거치면서 늘 피곤해 했다.

그리고 대학시절도 늘 늦잠꾸러기 였고 늘 용돈으로 적다 많다고 늘 다투더니 이제 직장이라고 다닌다고 아침에 시간 맞추어 출근하는걸 보면 여간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나도 1980년에 취직을 해서 첫월급을 탓을 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셔서 형수님께 빨간 속내의를 선물 한적이 있었다.

왜 첫월급은 엄마 속내의 였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건 옛날 먹고 입을 것이 귀할 때 등 따뜻하고 배가 부르면 행복할 시절이니 아마 따뜻한 내복이 첫월급의 선물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일요일 옆지기가 친정을 다녀오고 나는 달리기 연습을 하고 돌아와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안방문을 노크하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니.”했더니 “나.”하고 딸년이 선물꾸러미 2개를 들고 들어왔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풀어 보라고 한다. 잠결에 깨어 선물꾸러미를 풀어 보니 옆지기것은 분홍색 꽃무늬의 팬티 브라 셑이고 내것은 보디가드 런닝 팬티 한 벌이다.


그간 늘 아웅다웅 하더니 맘속엔 그래도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은 잊지 않았는지 첫월급 받고 선물을 준비해 온게 부모의 마음으로 여간 대견하지 않다.

 옆지기는 그간 브라도 싼 시장표를 주로 사용하더니 처음으로 메이커로 예쁜 것을 착용해서 기뿐지 착용해 보고 거울에 비춰 보며 딱 맞다고 흡족해 한다.


그간 딸년과 잘도 아웅다웅 하더니 선물하나로 봄눈 녹듯 녹아 버린다. 다 자식과 부모의 뜨거운 핏줄 탓일까? 나도 늘 처가 사주는 내의만 입었는데 메이커인 보디가드 속내의 하나에 “딸키운 보람있네.”하며 고맙다는 표시를 했다.


이제 우리도 자식에게 떳떳이 선물도 받을건 받고 줄때 주는 부모가 되어야 겠다. 점점 핵가족문화에서 끈끈한 자식과의 정도 끊어져 가는 삭막함 보다.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선물도 주고받는 일방통행이 아닌 주고 받을 줄 아는 신식 부모가 되어야 겠다.


늘 철부지로만 생각하지만 요즘 애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영리하고 이해타산이 빠르다. 뭘해 주려고 할때 사양하지 말고 떳떳이 의사표현을 하고 자식들의 생일이라든가 축하 할 만한 날에는 축하를 해 주는  신식 부모가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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