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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계절별 생선회

산달림 2006. 5. 7. 09:35

 

▲ 정월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

낚시광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미는 생선 중 귀족이다.

‘5월 도미는 소껍질 씹는 맛보다 못하다’, ‘2월 가자미 놀던 뻘 맛이 정월 도미 맛보다 났다’는 등 다른 생선의 맛과 비교할 때
인용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 2월엔 가자미다.

가자미는 회무침이 일품이다.

신안과 진도군 일대의 아무 섬이나 양력으로 3월쯤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꼭 가자미 무침회를 맛보길 권한다. ‘가자미 놀던 뻘
맛이 도미맛보다 좋다’니 그럼 진짜 가자미 맛은 얼마나 기가 차겠는가.


▲ 3월은 조기다.

‘3월의 거문도 조기는 7월의 칠산장어와 안바꾼다’는 속담은 남해에서 잡히는 조기도 맛이 뛰어남을 강조하기 위해 7월의
칠산바다(서해안 영광 앞바다) 장어와 비교한 것.

조기는 굴비로 제조되지만 쑥갓을 넣어 끓인 매운탕도 일품이다.


▲ 4월은 삼치다.

‘4월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양감사도 조카 같다’는 속담은 삼치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어획량이 많으면 한밑천 톡톡히
건지는 생선이었음을 말해준다.

삼치는 회로 먹어도 부드럽고 구워먹어도 맛이 뛰어난 최고의 생선 중 하나다.


▲ 5월은 농어다.

역시 얼마나 인기가 좋았으면 ‘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보통 10마리 묶음) 잡은 섬처녀만 못하다’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생선등의 값이 뛰면서 농촌보다는 어촌이 훨씬 잘 살지만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 6월은 숭어다.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비늘국 한사발 마시면 정승보고 이놈 한다’고 맛과 포만감을 표현했다.

숭어는 계절별로 자라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의 숭어(모찌)도 일품이다.


▲ 7월은 장어다.

‘숙주에 고사리 넣은 장어국 먹고나면 다른 것은 맹물에 조약돌 삶은 국맛 난다’고 표현했다. ‘

7월의 칠산장어’가 거문도 조기와 비교된 것을 보면 장어는 서남해안 모든 지역에서 생산되고 7월에 인기가 높았음을 엿볼 수 있다.


▲ 8월은 꽃게다.

‘8월 그믐게는 꿀맛이지만 보름 밀월게는 개도 눈물흘리며 먹는다’고 했는데 관찰력이 대단하다.

게는 달이 밝으면 먹이를 노리는 각종 천적 때문에 활동을 못한다. 달밝은 밤 게는 며칠을 굶으며 활동을 못하다 보니 껍데기만
남아 견공도 눈물흘리며 먹는다는 표현이 해학적이다.


▲ 9월은 전어다.

‘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그릇 죽인다’ ‘전어 머리속에 깨가 서말’ ‘전어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등 전어와 관련된
속담은 한두개가 아니다.

전어는 남해안 일대와 서해안 여러곳에서도 다량으로 잡히는 생선이며 곳곳에서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 10월은 갈치다.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값보다 높다’는 속담은 생선을 육고기와 비교한 게 독특하다.

제주 은갈치와 목포 먹갈치가 유명한데 종류가 다른 게 아니고 낚시로 잡은 게 은갈치고 그물로 잡은 게 먹갈치며 회는
은갈치로만 뜬다.


▲ 11월과 12월은 모든 생선이 다 맛있는 계절로 가려먹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 특별한 생선을 지목하지 않고 있다.


▲ 남해안을 기준으로 봄

(3~5월)에는 주꾸미·서대회·낙지볶음, 여름(6~8월)엔 하모(참장어)회 또는 샤브샤브·장어구이·꽃게찜, 가을(9~11월)엔
전어회·뼈꼬시 생선회·갈치찜, 겨울(12~2월)엔 굴구이·아귀찜가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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