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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완성의 드라마를 쓸 때

산달림 2010. 3. 3. 09:42

마흔, 완성의 드라마를 쓸 때
+ bad to good, good to greate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남성 38세, 여성 41세면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이 같다고 한다.

이처럼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IMF를 기점으로 평생 직업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정년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50대 후반에서 60세가 기준이던 정년은 어느새 40대까지 위협하고 있다.

퇴직 후 20,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이제 나이 마흔은 중년 이후를 준비하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빨리 마흔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불혹이 되면 연기를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올해 마흔을 맞은 배우 황정민의 말이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의 나이, 마흔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사람들은 마흔쯤 되면 이제 일에서도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루고, 삶에도 여유가 더해져 인간으로서 행간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가족과 일에 파묻혀 앞만 보고 달려가다 어느 날 맞닥뜨린 마흔은 내 것이 아닌 양 생경하기만 하다.

마흔이면 뭔가 이뤄놓을 줄 알았는데 번듯하게 이뤄놓은 것도 없고, 여전히 미래는 불확실하기만 하다.


흔들리는 중년, 마흔 앓이

일단 마흔의 징후는 몸에서부터 온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이 40에 이르면 서서히 노화가 진행된다.

근육은 탄력을 잃고 주름이 자리를 잡는다. 흰머리가 늘고 시력도 떨어진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를 맞아 얼굴이 달아오르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미래에 대한 별다른 희망도 없고 몸도 마음도 쇠퇴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

사회와 가정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을 동반한 우울증, 정서적 불안 등도 중년의 길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증세다.

 

신체적 증상 외에 사회적 위기감도 증폭된다.

물론 마흔은 가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사회 각 분야에서도 주축을 이루는 시기지만 이 전성기가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도 되어 있지 않은데, 그동안 몸 담아온 직장은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불안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먹고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고 가슴이 답답해온다.

바야흐로 마흔은 첫사랑 열병에 몸살을 앓던 20대와 달리 전방위적으로 찾아오는 인생의 허허로움에 심한 몸살을 앓는 시기인 셈이다.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원장은 “만약 당신이 마흔의 혼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인생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IMF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한국사회에서 이런 위기감은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불거지고 있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30대 중반부터 이미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정년을 걱정할 필요 없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자격증이나 전문 기술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무작정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직업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방황이 아니라 꿈꿀 나이, 마흔

억대 연봉 CEO에서 베이커리&북 카페의 주인으로 변신한 김종헌 사장은 ‘마흔에 필요한 것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은 회사 생활을 접고 여유로운 중년을 보내고 있는 그도 마흔 살에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고 토로한다.

 

 “비슷한 연배에서는 그래도 잘 나가는 편이었는데, 마흔이 되자 모든 것이 흔들리더라고요.

 인정받는 회사의 중역 자리도 마흔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어요. 평생을 회사 생활에 충실한 봉급생활자로 살아야 하나,

 아니면 독립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죠.”

 

그는 매일 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한 번뿐인 인생을 ‘회사 인간’으로 막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30대 중반부터 어렴풋이 꿈꿔온 베이커리&북 카페를 여는 것을 인생 제2막의 목표로 삼았다.

그렇다고 바로 일을 그만둔 건 아니다. 그는 이후로도 무려 15년이나 더 직장 생활을 지속했다.

 

하지만 방황을 끝내고 나서 하는 직장 생활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고, 회사 일도 인생 2막을 위한 귀중한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인생 2막을 위한 경험을 충실히 쌓았고, 인맥을 형성하는 데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 동안 아내와 틈틈이 발품을 팔아 카페를 열 장소를 물색한 후 드디어 북 카페를 창업했다.

 

입 소문을 듣고 카페에 찾아온 40대 남성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많이 들려준다는

그는 “마흔은 방황을 할 나이가 아니라 진정한 꿈을 꿀 나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마흔 나이에 10년 후를 지탱해주는 것은 은행 잔고나 제2의 직업이 아니라 결국 꿈이라는 것.

 

개인은 꿈이 있어야 정신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중년 이전의 꿈은 시대가 주입한 천편일률적인 것일 확률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중년은 위기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온전히 자신만의 꿈을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사회적으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고군분투해왔다면 중년기는 과거와 미래의 중간에서 새로운 좌표를 설정해야 하는 인생의 전환기다.

그동안 이루어놓은 것이 무엇인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봐야 하는 시기인 셈이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렇다면 마흔에 꾸는 꿈은 이십대의 그것과 어떻게 달라야 할까?

스무 살에는 사회적 성공을 지향했다면 마흔에는 진정한 자기 인생을 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다.

 

올앤유 최면연구소 서해원 소장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기 삶이 없고 대부분 남의 삶을 쫓아가느라 정신이 황폐해져 있다.

옆집 아이가 외국어고등학교를 가면 우리 아이도 가야 하고,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사는지,

 남편 직업이 무엇인지 비교하느라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러한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강박증,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 소장은 건강하고 이상적인 중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사회적 잣대에 기대지 말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젊었을 때는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멋진 집에 사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된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사회적 성공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점차 물질을 추구하는 삶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신적 가치를 삶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이승헌 총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중년은 성공 지향적 삶에서 완성 지향의 삶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살아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가치는 성공하는 것만으로는 실현되지 않는다.

굼벵이와 누에고치 속에 매미와 나비의 유전자가 들어 있듯 인간에게는 ‘완성’을 추구하는 영혼의 유전자가 있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적 성공에 몰두해 있지만, 중년 이후에는 완성을 추구하는 자기만의 드라마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성공이 아니라 완성을 기준으로 하는 꿈이란 어떤 것일까?

 미시건 공대 재직 당시 최고의 교수로 꼽히던 조벽 교수는 그때 만난 특별한 학생의 일화를 제시한다.

 “성적이 매우 뛰어난 학생이었는데, 의대나 법대를 가지 않고 공대를 왔어요.

그 이유가 매우 소박한데, 자기가 어릴 적에 아주 재미있게 타던 롤러코스터를 만들고 싶다는 겁니다.

그 친구는 대학 시절 4년 내내 최고 점수를 받았는데도 대기업을 마다하고 롤러코스터 설계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러고 나서 8년 후 사진엽서 한 장을 보내왔는데,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롤러코스트 앞에서 딸을 안고 찍은 사진이었죠.

자기는 꿈을 이뤘고 그래서 무척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지 여행가로 유명한 한비야 씨의 경험담도 주목할 만하다. “오지를 여행하는 중에 원주민들이 정말 멋진 남자가 있다고 추천을 해주더라고요.

매우 기대를 하고 찾아갔는데, 막상 만나보니 그냥 평범한 흑인 남자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흑인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고 원주민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요.

결혼도 안 하고 오지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그는 정말 그 일을 사랑하고 있었고, 그 모습이야말로 세상 어느 남자보다도 멋져 보였거든요.”

어쩌면 나이 마흔은 정신적 빈곤을 채우기 위해서 꿈을 꿔야 할 나이인지도 모른다. 


정신적 완성에 기준을 둔 ‘장생’

이처럼 ‘성공’에서 ‘완성’으로 인생의 무게 중심이 옮겨갈 때 개인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이제까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던 가치 기준들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서히 수긍하게 되고,

젊은 시절에는 모든 것을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도 40대가 되면 승패에서 끝나지 않는 그 너머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마흔은 인생의 정점인 연극 무대에서 내려와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자신의 캐릭터를 고민하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사회적 통념 때문에,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여러 가지 의무감 때문에 감당해야 했던 역할들을 내려놓고 본래의 자기 얼굴을 되찾아야 하는 나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들에게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고령화 시대에 장생長生의 진정한 가치는 ‘정신적 완성을 추구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삶’이라고 이승헌 총장은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에 이르는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8년에는 평균 연령이 80세가 넘을 것이고, 2030년에는 1백 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78세이고, 건강 수명은 65세다. 이 말은 나이 들어서 죽을 때까지 13년 이상을 질병에 시달리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육체적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사는 사람에게 노년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잉여의 삶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적 완성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

 

김경집 가톨릭대 교수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쇠약해지거나 소멸돼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열정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와 생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더 이상 남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고 외적인 성공에서 내적인 완성에 이르는 삶을 향해 갈 때,

마흔은 위기의 계절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결말을 향해 가는 인생 드라마의 클라이맥스가 되지 않을까.

 

농촌생활은

눈으로 보고 말로 들어도 제대로 알수 없다.

두손으로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며 이웃과 어울려 봐야

농촌의 참모습을 알아 갈 수 있다.

그게 농촌 살아보기다.

 

홍천강의 발원지 미약골을 품고 있는 청정마을이 있다.

상군두리, 검산리, 생곡리가 모여 이룬 삼생마을에

5인 5색의 초보 농부가 좌충우돌하며 농삿일을 익히며 살아가고 있다.

 

명이나물, 눈개승마 산나물 채취하고

옥수수밭, 오이밭의 관리기 멀칭법도 배우고

고추모종, 가지모종, 옥수수모종, 오이모종도 심고,

단호박 밭 지렛대로 파이프 설치도 척척 해내고

군대시절 대민지원 추억 소환을 하며 손모내기도 했다.

 

구두 대신 장화가 어울리고

볼펜 대신 빨간 면장갑이 익숙해져 간다.

희던 얼굴은 햇살에 점점 그을려 가고

초보농부의 농삿일이 조금씩 익숙해 가면서

진짜농부로 태어나고 있다.

 

초저녁 무논에서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리 소리가 귀에 익숙해졌고,

잠시 다녀오는 도시의 불빛이 낯설게 느껴진고

달빛이 정겹고 고요함과 적막함이 몸에 베여 간다.

 

이제 시간의 자유를 즐겨도 좋다.

그간 열심히 달려 왔잖아. 조금 느리게 살아도 돼.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야.

그걸 삼생마을에서 농살이하면서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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