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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치악산 둘레길 꽂밭머리길 본문
원주 치악산 주변을 걷는 둘레길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가을에 전해 들었다. 걸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생각난 김에 원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월요일 서울서 원주가는 길은 지체와 서행의 연속이다. 더구나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드니 마치 귀성길 고속도로 마냥 꽉 막힌다. 월요일이라 더 막히는 것 같다. 예정시간을 1시간 10분이나 늦게 원주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치악산 둘레길을 걷기전에 해야 할 일은 '치악산둘레길 스템프 북'인 패스포드를 사야한다. 사는 곳은 원주시 걷기 여행길 안내센타와 원주시청 매점이다. 그중 원주 종합운동장 2층에 자리한 원주시걷기여행길 안내센타를 찾았다. 터미널 건너편에서 시내버스 2-1, 16, 59. 100번이 간다. 종합운동장 정류장에 내려 신호등을 건너서 운동장 방향으로 5분정도 걸어 가면 안내표지판이 있다. 2층 사무실에서 만원을 내고 패스포트를 구입했다. 카드로는 살수 없고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 판매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며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치악산 둘레길 1코스 시작점인 꽃밭머리길로 가는 교통편은 8번이다. 1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원주여고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버스시간이 맞지 않아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택시로 국형사 앞까지 6,000원이 나온다. 시내버스 8번은 배차 간격이 뜸해 맞추기가 쉽지 않다. 13번 버스도 성문사입구까지 운행이 되니 8번이나 13번 버스를 이용해도 되겠다. 성문사도 꽃밭머리길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처음 만난 치악산 둘레길 1코스 꽃밭머리길은 오랫만에 만나는 노송 숲을 지난다. 솔향기가 가득한게 데크길을 걷는다. 명품길이란 느낌이다. 안내표식은 종합안내판이 있고, 코스 안내판이 있으며코스 안내방향 표판은 정방향은 파랑색, 역방향은 분홍색으로 주요지점까지 거리를 표시해 놓았다. 기둥형 코스 안내표식으로 주요지점까지의 거리를 표시하였고 나뭇가지에나 전봇대 등에 매어 놓은 파랑과 분홍색의 길잡이 띠가 치악산 둘레길을 안내해 준다.
관음사의 108 대염주는 교포 3세가 조국의 그리움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면서 한반도의 중심인 이곳 관음사에 봉안한것이라한다. 부빙가 원목으로 만든 직경 45cm나 되는염주를 3벌 제작하여 2벌은 이곳 관음사에 봉안하고 있는데 한벌은 통일이 되면 묘향산 보현사에 봉안될 예정이고 한벌은 일본 화기산 통국사에 봉안해 놓았단다.
치악산 산허리를 따라 걷는 길에서 본 원주시내와 치악산 자락의 동네길을 걷는 것은 달리기 도시 찌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고 눈이 즐거운 길이다. 치악산 둘레길에 식당과 숙박할 만한 곳이 없어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먹고 자고 입을 걸 모두 배낭에 매고 다니니 어깨가 묵직하다.
이런 길은 빠름 보다 길에 오래 있는게 더 좋아 거북이 처럼 걷기로 했다. 치악산 자락에는 소나무 숲이 많아 자주자주 솔숲을 걷는 길이 좋다. 활엽수에게 점령당하는 자연적 천이과정에 이곳은 소나무 숲이 잘 보존되고 있다. 1코스 말미에 있는 운곡 원천석 묘는 이방원의 어릴적 스승으로 고려 충절을 지키려고 개국 벼슬도 마다한 고려말의 성리학자로 려말의 혼란한 정치를 개탄하여 은거한곳이 치악산 자락이다. 숲길은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황토길로 잘 조성해 놓았다.
흥망이 유수(有數) 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쳤으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노라.
고려가 갔다. 이미 가버린 고려를 원천석은 몹시도 그리워했다.
이미 망한 나라에 대한 그리움은 원천석으로 하여금 만월대를 찾게 했고 석양 아래서 눈물을 짓게 했다.
바로 그 조선 태종의 스승이자 고려의 충신인 원천석(元天錫)이다.
황골입구에 늦은 점심을 먹으려 생각하였는데 월요일은 모든 식당이 정기휴무다. 가게도 문을 닫았다. 비상으로 준비해 온 빵으로 점심을 때우고 길을 걷는다. 활골은 비로봉을 가장 짧은 길로 올라 가는 들머리라 산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산객이 적은 월요일은 쉰다. 이곳은 황골엿을 유명한 마을로 전통방식으로 엿을 만드는 집이 여럿있다. 엿을 만들면서 나오는 식혜도 인기가 높다.
엿은 곡식의 전분을 엿기름물로 삭힌뒤 졸여 만든다. 단맛이 나며 수분 함량에 따라 조청부터 딱딱한 갱엿가지 있다. 예로부터 혼례를 치루고 시집갈 때 엿을 보내면 시집살이가 덜하다고 하여 폐백 이바지로 엿을 보내곤 했다. 이는 새며느리의 흉을 보지 않도록 엿으로 시집 식구들의 입막음을 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엿의 끈적함이 있어 먹으면 시험에 붙는다 하여 입시생에게 엿을 선물하는 풍습이 전해 온다. 그런 엿을 만드는 엿마을이 황골이다.
치악산 자락에는 귀촌한 도시민이 집과 농막을 자주 만날수 있다. 텃밭을 가꾸며 살아 가는 도시민이 서울인근 지역에 많이 늘었다. 제일참숯에서 1코스가 끝나고 2코스 구룡길로 접어 든다.
예전에 학곡리 주민들이 이 길로 원주로 가던 옛길을 되찾은 길이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 가는 길에는 구룡길 1교에서 시작하여 작은 개울을 건널 때 마다 2교, 3교, 순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10교를 지나면 거의 고갯마루에 가깝다. 늦게 시작했더니 하루해가 짧다. 해가 얼마 남지 않아 무거운 배낭을 내려 놓고 쉬지도 못하고 걸었더니 어깨가 묵직하다.
정상 쉼터에서 2구간 스템프를 찍고 이제 내리막이다. 참나무 숲길을 내려서면 잣나무숲이 좋다. 빽빽한 잣나무 숲 사이로 스위치백(지그재그길)으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미국의 유명한 JMT(존뮤어트레일)은 계단을 만들지 않고 스위치백으로 길을 걷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에 그런 길을 만나니 반갑다. 본시 산의 길은 계단이 없었다. 국공이 비용을 생각해 만든 작품이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를 때 만나는 길이 이런 계단길이다.
내림길의 끝에는 구룡사 오토캠핑장이다. 구룡사 주차장 부근에서 탠트칠 생각으로 데크길을 따라 내려 오니 식당에 불이 켜진 집이 있다. 한팀이 술을 마시고 있어 식사 주문이 되는지 물으니 산채비빔반은 된단다. 점심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는데 든든하게 먹어 둬야 내일을 잘 걷는다. 먹는 만큼 걷는다는 말도 있다. 더덕 막걸리와 곁들어 먹으니 숨쉬기가 한결 편하다. 막 식당을 나서려는데 먼저 술마시던 분들이 소주 한잔하고 가라고 부른다.
지금부터 잠을 자면 밤이 길어 잠시 시간을 보내고 가도 괜찮을것 같다. 여행의 묘미는 사람과의 만남이 아닌가. 합석을 하고보니 치악산국공 직원들이다. 산이란 공통 주제가 있다보니 금새 마음이 통한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나와 같은 점 찾기를 하는 것 같다. 나이, 고향, 취미, 공감하는 분야 등이 같으면 쉽게 친해진다. 내일 일정이 있어 일어 나니 자기 마당에 탠트를 치라고 하며 장수까지 안내해 준다.
잔디밭 위에 탠트를 치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일기를 쓰려고 해도 눈꺼풀이 무거워 쓰다 말고 침낭 속으로 들어 가니 포근해서 꿀잠이 온다. 새벽 같이 나와 온종일 걸었으니 저로 잠이 온다. 이런걸 꿀잠이라 하나 보다. 여행은 예기치 않는 만남이 좋다. 사람으로 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위안을 받는 것도 사람이다.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다.
행복은 모든것을 다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 하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갈 곳이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치악산 둘레길을 걸으며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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