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24시간주
- 마라톤
- 대청봉
- #존뮤어 트레일
- 등산
- 동아마라톤
- 지리산
- 암벽
- 달리기
- 경기둘레길11월후기이벤트
- #마라톤 풀코스
- 그리스
- 마라톤풀코스
- #산티아고순례길
- 잠실운동장
- 풀코스
- 설악산
- 쓰구낭산
- 억새
- 단풍
- 경기둘레길
- 경기옛길
- 100km
- 울트라마라톤
- 가을
- 풀코스마라톤
- 여행
- 외씨버선길
- 백두대간
- 마라톤 풀코스
- Today
- Total
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햄 강화 100km 서바이벌 울트라 참가기 본문
100km 울트라 마라톤 10번째 완주 강화 햄 1위
100km 울트라와 인연을 맺은지도 4년이 된다. 한국 100km 울트라의 효시인 1991. 11. 11 서울마라톤클럽에서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한강일원을 돌아오는 순환코스에서 1위를 하였고 그후 해마다 우후죽순 처럼 많은 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형태도 다양하여 스피드울트라, 서바이벌 울트라라 하여 주로에 급수와 간식을 공급하는 대회가 있는가 하면, 물과 간식을 배낭에 넣어 메고 달리는 서바이벌울트라가 있다.
그것도 한밤중에 달리게 되는데 100km 라는 긴 주로를 확보하기 어려우니 한밤중 차량통행이 뜸한 시간대를 이용하다 보니 출발시간이 초저녁이 된다.
강화햄 100km 울트라마라톤은 나의 100km의 10번째 도전이고 강화햄 100km마라톤은 서바이벌 형태로 운영된다.
대회직전 한주일은 직장사정으로 불규칙하게 근무하게 되어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아 훈련량은 줄이고 많은 휴식시간을 가졌다.
대회날 오전은 쉬면서 배낭을 꾸리고 오후 5시경 영등포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강화도 고인돌 광장으로 향했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도 세월의 흐름앞엔 어쩔 수 없는지 처서를 지나면서 조석으로 제법 서늘해서 가을이 저만치 오고 있음을 들녘의 곡식을 보니 수확의 계절로 다가가고 있었다. 서늘하면 체력소모가 적어 달리기가 좀더 편하다.
저녁 7시경 고인돌광장에 도착하니 전국에서 몰려든 울트라 전사들이 저마다 울트라복장을 갖추고 출발준비에 여념이 없다.
아직 저녁식사를 하지 않아 가까운데서 식사를 할려고 찾아봐도 없어 외포리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식당이 있을 것 같아 찾아가니 전부 폐점 휴업이다.
식사는 포기하고 준비해 온 인절미를 씹으며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 30분전으로 다들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서둘러 복장을 갖추고 50km에 보낼 물품과 구분해서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니 출발 7분전이다.
오늘은 너무 느긋이 준비하다가 제데로 스트레칭도 하지 못하고 출발선 부근에 서성이는데 남궁만영님, 울산의 김광복님, 그리고 박용각님 등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출발전 환상적인 불꽃놀이가 출발전 흥을 한껏 북돋아 주었으나 밝은 불빛에 온갖 벌레가 몰려서 출발선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8시 정각에서 2분정도 빨리 출발신호와 함께 일제히 출발을 하였다. 100km와 65km 주자가 함께 출발하여 초반부터 선두권 주자의 속도가 조금 빠르다고 느껴졌다.
조금씩 몸이 덮혀지자 속도를 높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남궁만영님과 보조를 함께 하며 초반속도는 1km당 4분 40초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보다 빠른 5km를 22분 30초에 통과하였다.
뒤따라온 14km 주자와 뒤섞여 주로가 온잡하다. 강화읍내를 벗어나 우회전하면서 주로는 정리되고, 앞에는 65km 주자인 킹드레곤님과 강서육상에서 온 두분이 물통만 허리에 차고 나란히 앞서 달려 간다.
65km 주자들과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았으나 깜박이등이 바로 앞에서 그리 멀어지지 않았다.
10km를 45분에 통과하였으니 1km당 4분 30초로 달리고 있는 셈이다.
강화해변에는 아직도 늦여름을 보내는 피서객이 드문드문 눈에 띄이고 밤기온이 그다지 많이 떨어지지 않아 다리를 타고 흐른 땀은 서서히 양발을 적셔 온다. 좀더 서늘해지고 땀이 그치면 마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달려 보지만 여전히 땀은 계속 흘러 다리를 타고 흘러내린다.
그래서 틈틈이 물을 마셔야 했고 시장기를 느끼기 전에 간식도 먹어야 했다. 우리와 함께 달리는 그룹엔 65km 주자도 있고 100km 주자도 있었는데 속도가 늦다고 생각되었는지 앞서 추월해 나가기도 한다.
20km를 1시간 32분에 통과하였지만 늦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23km 지점쯤 미숫가루차를 제공하여 있어 두어잔 마시고 기분을 전환하여 다시 달렸다. 큰 오르막을 없었으나 연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달리기에 무척 편하였다.
점점 스피드가 붙어 앞서가던 킹드레곤님팀과 합류하니 7~8명이 그룹이 되어 후끈달아 오른 레이스가 뜨겁다.
그러다 보니 서로 주로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스피드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언덕을 넘고 막다른 길에 섰다.
더 이상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때의 황당함이란????
다시 돌아 나오려는데 누군가 저 앞에서 막 출발하려는 트럭을 보고 “스톱”을 외친다. 그러자 킹드레곤님이 차를 타면 실격이라 하자 잠잠해 진다. 서바이벌울트라에 나올 수 있는 일이라 자위하며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데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 마을로 온 것 같았다.
그러나 머리가 복잡하다.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나? 계속해야 하나? 하는 심한 갈등을 느꼈다. 일단 삼거리로 나오니 간판에 방향표시가 되어있다.
서로간 너무 경쟁하며 달리다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통과한 것이다.
지나가는 100km 주자를 보니 무척 느리다. 그사이 많은 주자가 통과하였음을 알수 있었다. 마음은 급하다보니 이제 시간 계측도 포기하고 오직 빨리 달린다는 생각으로 남궁만영님과 함께 페이스를 맞추어 달렸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자고 차분히 레이스를 하자고 자제를 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32.5km인 65km반환점에는 메트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죽을 먹을 수 있었다. 마음이야 급하지만 후반을 위하여 죽을 한그릇 비우고 바로 출발하려는데 15명 정도가 지나 갔다고 한다.
그때 킹드레곤님이 3등만 하라고 격려해 준다. 잃어버린 5km 정도를 만회하여 3위를 할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어쩌면 3위도 할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출발을 하려하는데 남궁만영님은 화장실을 다녀 갈테니 먼저 가라고 한다. 그때부터 외로운 달림이 시작된다.
간혹 앞에는 깜박이는 불빛이 있어 주자 한명씩 한명씩 추월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갈수록 주자들의 속도가 빨랐다.
곧이어 나타난 동막해수욕장앞은 불야성으로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추억 만들기를 하고 있었다. 늘 해수욕장은 흥청거림이 있다.
불야성 같던 해수욕장앞을 지나자 적막만이 가득하다. 강화코스는 심한 언덕이 없어 걷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아기자기한 코스로 정이 간다.
주로 옆에는 주말을 보내기 위해 나온 이방인들로 깊어가는 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앞서 달리는 주자도 보이지 않고 오직 어두움 속을 혼자 달린다. 간혹 안개낀 지역을 통과하기도 하고 언덕을 오르기도 했다. 지금 얼마쯤 왔을까? 선두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반환점 전에 큰 언덕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게 그 언덕인 것 같다. 언덕을 넘고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고 한참을 더 달려 내려가는데 선두유도 차량이 올라오고 선두주자가 뒤따르고 있다.
3~400m 뒤에 2위가 달려가고 있고 그뒤에 박용각님이 3위로 달려가고 있다.
조금더 달려 내려오니 저만치에서 불빛이 번쩍이는걸 보니 100km 반환점인 50km 지점인 듯 하다.
도착하자 말자 물주머니에 물을 채우고 죽 한 그릇 먹고 간식을 배낭에 챙기고 바로 출발하는데 4위로 오신분은 느긋하기만 하다.
다시 큰오르막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을 내려 오는데 반짝이는 불빛이 군무를 하듯 춤추며 올라오고 있다.
더러는 걷기도하고 또는 뛰기도 하며 오르막을 오르는데 다들 힘겨워한다.
내심으로 선두를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속도를 늦추지 않고 무리하지 않게 달렸다.
어두움속에서 갈 때 보지 못했던 45km 표지판도 돌아 올때는 볼수 있었다. 마음이 여유롭다. 언제가는 선두를 추월 할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조급하지는 않았다.
이제 반환점으로 향하는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 급수도 충분하기에 수시로 물을 마셔 갈증을 미리 해소 했는데, 땀으로 모두 발산이 되니 굳이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되었다.
다시 65km 반환점에 돌아오니 벌써 왔는냐고 하며 현재 3위라고 한다. 그사이 1명을 추월했나? 포기했나?
긴 생각은 필요치 않았다. 죽은 없고 바나나만 있어 2개를 들고 출발하려는데 누군가 “1등하세요. 막걸리 사들릴테니...” 한다.
그래서 “선두와 거리가 얼마나 되지요?” 했더니 어두움속에서 “7~800m 한다.” 그간 거리가 많이 좁혀져 있었다.
다시 “힘!”을 외치고 달려가는데 멀리서 선두유도 차량인 듯한 불빛이 보였다가 사라진다.
곧 만나는 오르막에서 2위를 추월하였다. 그때 뒷주자와 거리가 얼마나 떨어졌는냐고 묻기에 3~4km 이상 떨어져 있으니 안심하고 달려라고 말해주고 앞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동막해수욕장앞은 아직도 불야성을 이루고 백사장에는 젊은이들이 깊어 가는 밤을 아쉬워하며 즐겁게 놀고 있다. 아직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여유가 있어 초조하진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다시 비포장길을 만났다. 울퉁불퉁한 노면으로 감속하여 짧은 보폭으로 빠르게 달렸다.
비포장 도로가 끝나고 언덕으로 넘어 내려오는데 저앞에서 선두인도차량의 불빛이 선명하게 보인다.
다시 주로를 놓친 삼거리를 지나자 바로 앞에 박용각님의 모습이 보인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왼쪽으로 턴하는 지점에서 인사하고 먼저 앞섰다.
이제 주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유도차량만 보고 달리니 한결 편하다. 이제 65km 후미주자를 하나, 둘씩 추월을 할 수 있었다.
거리표지판도 보이고 4분 30 ~ 40초 정도에 1km를 달리니 5km 마다 있는 표지판을 보며 내가 달리는 속도를 가늠해 볼수 있었다.
85km 지점이 가까워질쯤 점점 다리가 무겁게 느껴져서 속도를 줄였다. 그때부터 1km당 5분 페이스로 달리니 무리가 없었다.
이제 달려 온길이 생각나 거리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였다.
90km를 넘어서자 남은거리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안도감으로 한결 수월하였다.
나는 늘 달리면서 남은 거리를 여의도코스와 비교한다. 10km는 동호대교 전이니 곧 잠원지구가 나타나고 반포대교를 지나면 7km가 남고...... 이런 생각을 하면 남은 거리가 금새 인식되고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곧이어 강화읍내로 접어들자 바짝 선두인도차량을 따르며 달려 나갔다. 함께 달려가는 65km 주자들이 본인도 힘이 들텐데 “파이팅”을 외쳐주니 절로 힘이 솟는다.
강화읍내를 통과하자 곧이어 나타나는 95km 표지판. 남은거리 5km....
이제 노량대교 까지 왔으니 여의도는 금방이다.
km당 5분씩 계산하니 8시간 43분에 도착 예정시간이 나온다. 중간에 헤메지 않고 안정된 레이스를 하였다면 좋은 기록을 기대 할 수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고인돌광장의 불빛이 선명히 보인다. 마지막은 그래도 더욱 힘차게 달려 보리라 생각하고 스퍼트를 하였다.
사회자의 방송소리가 귀전을 때린다. 많은 울트라 가족들과 선수들이 반가히 맞이해 준다. 얖쪽에 미녀들이 두줄로 서서 양손에 꽃을 들고 환영해주고 결승선 테이프가 길게 늘어서 있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였다.
8시간 43분 54초! 목표한 기록은 수립하지 못하였지만 주로 이탈을 극복하고 2위와 약 35분을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제 긴 밤이 끝나고 어두움이 걷히며 저 멀리서 먼동이 터오고 있다.
'국내 마라톤 > 울트라마라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회 서울100km 울트라 마라톤 참가기 (0) | 2005.10.10 |
---|---|
서울울트라 마라톤 트로피 (0) | 2005.10.09 |
강화울트라 (0) | 2005.08.27 |
2005 코리아 100km 챔피언쉽 우승 (0) | 2005.05.11 |
2004 서울 100km 울트라 마라톤 (0) | 2005.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