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마라톤 스프드 훈련으로 가능 할까? 본문
공공매체를 통해 마라톤감독이나 전문가들이 “이 마라톤 선수는 지구력이 좋으므로 단거리 훈련을 통해 스피드만 키우면 된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과연 스피드는 훈련만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십분 이상 오래 달려야 하는 중장거리 달리기에서는 몸은 산소를 사용해 연료를 태워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그러므로 산소공급능력이 크면 클수록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공급이 더 원활하게 되어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됩니다. 한 사람이 일 분당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산소 소비량을 우리는 “최대산소 섭취량”이라 하고 리터/분이나 체중을 고려해 밀리리터/킬로그램*분(ml∙kg-1∙min-1)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일반 중장년 남자의 평균 최대산소섭취량은 약 45ml∙kg-1∙min-1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자기의 최대 산소섭취량을 다 사용하면서 달린다면 6분에서 8분 이상을 달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10분 이상을 달려야 하는 중장거리에서는 자기의 최대산소섭취량 보다 적은 산소를 사용하는 속도로 달려야 생리적 안정을 깨지 않고 완주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산소소비량을 우리는 “최대안정 산소소비량” 이라 합니다.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몸무게 1kg당 1분에 사용할 수 있는 산소를 ml으로 표시하기도 하고 개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산소소비량의 퍼센트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보통 훈련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자신의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60-75% 정도까지 사용할 때 생리적 안정을 깨지 않고 마라톤을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마라톤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90%까지 사용하며 달려도 생리적 안정이 깨어지지 않습니다.
이봉주 선수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약 64ml∙kg-1∙min-1 정도로 폴 터갓선수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약 73ml∙kg-1∙min-1 정도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폴 터갓과 이봉주 선수가 같은 양의 산소를 사용할 때 근육을 움직이는 달리기 효율이 같다고 친다면 이론상으로도 이봉주 선수의 스피드는 폴 터갓에 비해 떨어집니다. 실제로 이런 우수한 최대안정 산소소비량 덕분에 폴 터갓은 중장거리에서 세계기록을 포함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었습니다.
이런 높은 산소소비능력은 농구선수의 키에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농구선수라도 단신이라면 대학 이상의 프로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지구력이 뛰어난 다리근육을 가지고 있더라도 심폐기능이 작아 최대산소섭취량이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낮은 선수는 중장거리를 빠르게 달릴 수 없습니다.
한국마라톤을 진단할 때 흔히들 지구력은 좋으나 스피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피드부족은 근본적으로 코치의 지도력이나 훈련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것이 아닙니다. 스피드는 선수의 타고난 산소사용 능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예를 들면 최대산소섭취량이 70ml∙kg-1∙min-1이고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56ml∙kg-1∙min-1(80%)인 L 대표선수가 아무리 훈련을 하여도 최대산소섭취량이 ~80ml∙kg-1∙min-1이고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64ml∙kg-1∙min-1(80%)인 이봉주 선수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마라톤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최대산소섭취량과 최대안정 산소소비량 이 큰 선수들을 발굴하는 데 있습니다.
<2006년 12월 14일 선무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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