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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마라톤 스프드 훈련으로 가능 할까? 본문

국내 마라톤/마라톤 이론

마라톤 스프드 훈련으로 가능 할까?

산달림 2006. 12. 18. 09:03

 

공공매체를 통해 마라톤감독이나 전문가들이 “이 마라톤 선수는 지구력이 좋으므로 단거리 훈련을 통해 스피드만 키우면 된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과연 스피드는 훈련만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십분 이상 오래 달려야 하는 중장거리 달리기에서는 몸은 산소를 사용해 연료를 태워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그러므로 산소공급능력이 크면 클수록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공급이 더 원활하게 되어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됩니다. 한 사람이 일 분당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산소 소비량을 우리는 “최대산소 섭취량”이라 하고 리터/분이나 체중을 고려해 밀리리터/킬로그램*분(ml∙kg-1∙min-1)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일반 중장년 남자의 평균 최대산소섭취량은 약 45ml∙kg-1∙min-1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자기의 최대 산소섭취량을 다 사용하면서 달린다면 6분에서 8분 이상을 달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10분 이상을 달려야 하는 중장거리에서는 자기의 최대산소섭취량 보다 적은 산소를 사용하는 속도로 달려야 생리적 안정을 깨지 않고 완주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산소소비량을 우리는 “최대안정 산소소비량” 이라 합니다.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몸무게 1kg당 1분에 사용할 수 있는 산소를 ml으로 표시하기도 하고 개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산소소비량의 퍼센트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보통 훈련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자신의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60-75% 정도까지 사용할 때 생리적 안정을 깨지 않고 마라톤을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마라톤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90%까지 사용하며 달려도 생리적 안정이 깨어지지 않습니다.

이봉주 선수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약 64ml∙kg-1∙min-1 정도로 폴 터갓선수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은 약 73ml∙kg-1∙min-1 정도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폴 터갓과 이봉주 선수가 같은 양의 산소를 사용할 때 근육을 움직이는 달리기 효율이 같다고 친다면 이론상으로도 이봉주 선수의 스피드는 폴 터갓에 비해 떨어집니다. 실제로 이런 우수한 최대안정 산소소비량 덕분에 폴 터갓은 중장거리에서 세계기록을 포함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었습니다.

이런 높은 산소소비능력은 농구선수의 키에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농구선수라도 단신이라면 대학 이상의 프로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지구력이 뛰어난 다리근육을 가지고 있더라도 심폐기능이 작아 최대산소섭취량이나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낮은 선수는 중장거리를 빠르게 달릴 수 없습니다.

한국마라톤을 진단할 때 흔히들 지구력은 좋으나 스피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피드부족은 근본적으로 코치의 지도력이나 훈련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것이 아닙니다. 스피드는 선수의 타고난 산소사용 능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예를 들면 최대산소섭취량이 70ml∙kg-1∙min-1이고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56ml∙kg-1∙min-1(80%)인 L 대표선수가 아무리 훈련을 하여도 최대산소섭취량이 ~80ml∙kg-1∙min-1이고 최대안정 산소소비량이 ~64ml∙kg-1∙min-1(80%)인 이봉주 선수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마라톤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최대산소섭취량최대안정 산소소비량 이 큰 선수들을 발굴하는 데 있습니다.

 

<2006년 12월 14일 선무당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