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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지리산행 2일 차는 새벽 천왕봉 해돋이 산행준비로 시작된다. 각자 하루 계산이 다르니 4시 반부터 부스럭 거리며 배낭을 챙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알싸한 겨울 산바람을 맛보고 취사장에서 나주곰탕에 떡국을 끓였다. 추운 때는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거기에 김을 넣고 날달걀 한 개면 훌륭한 한 끼 삭사가 된다. 다녀오는 길이기에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스틱만 챙겨 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밤하늘에는 그믐달이 밤길을 비춰준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거기다 길은 눈으로 다져지고 녹은 물이 얼어 빙판 길이다. 제석봉은 구상나무가 무성히 자라던 숲이었다. 자유당 시절에 이곳 유지가 여기에 불법으로 제재소를 차리고 나무를 도벌했다가 그게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오늘 걸을 길은 거리도 짧고 간밤에 잠도 넉넉히 자고 나니 몸에 생기가 돈다. 대피소의 소등 시간은 밤 9시다. 군대 같이 내일 산행을 위해 강제로 재운다. 남녀로 분리하고 군대같이 침상을 쓴다. 힘든 산행 탓인지 코골이들이 단잠을 깨웠지만 무시하고 꿋꿋하게 잤다. 산에서 잠은 깊이 잔다. 먼동이 틀무렵부터 하루 산행은 아침식사로 시작된다. 서양인 커플이 간편식으로 재빨리 식사를 끝낸다. 우리의 식단은 너무 복잡하다. 밥 식은 반찬이 문제다. 봉지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7시 반에 벽소령을 향해 출발이다. 아침공기가 초록초록 숲과 함께 상쾌함을 전해 준다. 1,450m 형제봉에 오르니 곰탕이다. 여름 지리산은 구름이 산 아래로 가라 앉는다. 주능선길도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거리도 줄어들었다. 한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