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스크랩] 임도 보고 뽕도 따고 본문
많은 달림이들이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초심은 어디가고 기록에 욕심을 내고 기록향상에 집중을 하다보면 달리기에 중독(?) 증세로 본의 아니게 아내와 달리기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다.
입문 초기에는 규칙적인 생활하고 술자리 횟수도 줄어드니 환영을 할지 모르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마라톤의 열정이 심해지면서 기록이라도 경신하려면 주중 몇일은 클럽달리기 모임에 참석하고, 그런 약속이 없는 날은 혼자서도 훈련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대회에 출전하거나 장거리 훈련을 한다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니 자연히 가정을 지키는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처음에는 대회장 까지 따라와서 응원도 해주지만 대회 참가 횟수가 증가하고 달리기 경력이 늘수록 가정으로 부터 외면받는 달림이가 적지 않다. 함께 달리기를 하는 부부가 제일 좋겠지만 달리는 걸 싫어하는 아내도 많다. 늘 대회후 땀에 쩔은 운동복과 운동화를 내미니 이를 좋아는 하는 천사표 아내들은 적은 듯 하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동계에는 대회참가를 자제하고 고갈된 체력도 보충하고 매주 토요일은 아내가 좋아하는 등산을 거의 함께 하였다. 그래서 토요일은 산행, 일요일은 주말 장거리 훈련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왔다. 그건 아내에 대한 작은 배려다.
본격적인 마라톤 시즌을 앞두고 설악산 입산통제가 되기전에 떠나가려는 겨울산을 잡아 보여고 속초에 금요일 느지막한 시간에 도착하여 토요일 아침 일찍 아내랑 대청봉 산행에 나섰는데 설 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雪國이다.
대청봉의 겨울모습
설악의 겨울 풍경
여전히 대청봉엔 매서운 겨울 칼바람이 불어 겨울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너무 맑은 날씨 탓에 상고대를 볼수 없었던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약 7시간의 설악산 당일산행으로 아내는 힘들어 한다. 그래서 일요일 오전에는 아내 숙소에서 쉬게하고 미시령 왕복 장거리 훈련을 하기로 했다.
아침식사를 끝낸 후 잠시 쉬었다가 미시령의 겨울맛을 느껴 보려고 9시, 雨水를 2일 앞둔 속초의 겨울바람에 맞서기 위해 장갑, 털모자 등으로 보온을 하고 타이즈를 입고 수련원을 출발하였다.
수련원 ~ 한화콘도앞 사거리 2K 9:56
비교적 평탄한것 같지만 서서히 오름길이다. 초반부터 몸을 워밍업 한다는 기분으로 편히 달렸다. 3차선 가장자리로 오는 차량을 마주 하고 달리는데 차량들의 질주가 무섭다. 인도에는 지난번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조심스럽게 도로 가장자리로 달릴수 밖에 없었다.
한화콘도앞 사거리 ~ 대명콘도앞 7K표시판 4.5KM 18:28(28:25)
이 길은 미시령 터널과 대명, 일성콘도로 가는길이라 교통량도 많고 차량의 속도도 무척 빠르다. 갓길로 달리는데 도로가 배수로 쪽으로 경사가 있어 몸이 기우는 듯하다. 미시령에서 불어 오는 눈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 자꾸만 콧물이 나오고 손가락 끝도 시려온다.
미시령의 눈바람이 생각보다는 매섭다. 미시령 옛길로 들어서면 차량도 한가해 질것 같아 빨리 이구간을 지나고 싶다.
7K ~ 6K 1km 6:54
미시령 터널로 가는 차가 대부분이라 구길은 한가하다. 이제 7K 미시령구간을 올라가는데 경가가 급하다. 왼쪽으로 울산바위를 두고 오르는데 마침 서울에서 겨울산을 촬영온 사진회원들이 긴 망원렌즈를 빼고 울산바위 겨울산 모습을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추운 미시령길을 달려서 오르는 내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6 ~ 5K 1km 6:53
7Km 부터 미시령까지는 매 1km 마다 표시판이 붙어 있는데 2km 지점만 보지 못했다.
길옆에는 폭설이 내릴 것을 대비하여 쇠파이프를 박아 놓았는데 눈의 높이를 재는 자로 사용하는듯 중간에 빨강 테이프로 감아 놓았다.
태백산맥은 동고서저의 특성으로 특히 해안쪽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데 올해도 폭설로 미시령이 몇번 통제되기도 했다.
구비구비 올라가는 미시령도로에서 언덕훈련의 고통을 진하게 맛보며 한걸음 한걸은 더해간다. 이런 상황에 속도 보다는 쉬지 않고 오른다는 느긋한 생각으로 오르는데 다행히 1Km당 7분이 넘지 않음을 만족해야 했다.
5 ~ 3k 2km 12:46
미시령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를 낮추기 위해 좌우로 많이 돌아서 올라간다. 마치 나사의 산과 같이.... 그리곤 미시령 터널로 가는 길과 나란히 하여 올라간다. 미시령의 옛낭만을 찾아 올라가는 자가용만 한가히 미시령을 오른다. 나 또한 그들과 함께하여 미시령으로 오른다. 점점 발아래로 주변산들의 봉우리가 아래로 보인다.
3 ~ 1k 2km 12:46
미시령 정상으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커브 하나씩 돌때 마다 경사도가 높아 진다.
설 전에 내린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 제설작업한 곳에 눈의 단면이 무척 높아 보인다.
가끔 달리기를 했던 분인지 차량의 창문을 열고 “파이팅!”을 외쳐주기도 하고, 힘내세요! 하고 한마디씩 힘을 싣어 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가끔 얼음이 언 구간은 모래를 뿌려 놓아 조심스럽게 달려야 했다. 아쉽게도 2km 표시지점은 없었다.
1k ~ 미시령 6:32(1:20:33)
“미시령 1km남았습니다.” 란 안내글이 나타난다.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던 미시령길도 끝은 있는 법, 달리고 달리다 보니 미시령 정상이 눈앞이다.
미시령 표지석이 있고 강한 바람이 몰아친다. 이제 미시령휴게소는 미시령 터널 개통으로 설경을 구경하러 오는 한적한 휴게소로 모습을 달리 한다.
미시령 정상 ~ 7km지점 7km 26:26
내림길에서 7km를 26:26에 달렸으니 1km를 3분 후반대로 달린 셈이다. 내려오는 길에 어느 싸이클 훈련팀을 만나“파이팅”을 외쳐주니 "힘내세요."로 답해 준다. 동질감을 느낀 탓일까? 빠르게 달려 내려오니 발아래 있던 울산바위도 다시 키가 커졌다.
내려오는 길은 다행히 바람이 없어 달리기에 편했고 조금씩 땀도 나는게 달리기 좋았다.
7k ~ 수련원 6.5km 25:19(2:12:19)
7km 지점인 대명콘도 앞을 지나 내리막을 급히 내려와 미시령 터널 가는 길을 만나고 다시한화콘도앞 사거리로 향했다.
이길은 완만한 내리막으로 스피드 내기가 좋았다. 속초의 맑은 공기와 쭉 뻗은 도로를 신나게 달려 한화콘도사거리에서 마침 바뀌는 교통신호를 따라 수련원으로 향했다. 남은 거리 약2Km를 마지막 스퍼트를 하면서 수련원 까지 피니쉬 라인으로 생각하며 내달렸다.
모처럼 속초에 내려와 설악산 등산도하고 미시령까지 Lsd도 하고 가벼운 마음로 상경을 할 수 있었다. 더구나 함께한 설악산 등산으로 아내도 모처럼 기분이 업되어 있다. 때로는 아내를 위한 이벤트도 필요한것 같다.
상경길에 동명항에 들려 먹은 자연산 멍게는 향이 어찌나 진한지 그 향기에 취해 버렸다. 바다의 인삼이라는 해삼, 그리고 뼈채 먹어 고소함이 더한 세꼬시 맛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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