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마라톤 경기의 풀코스인 42.195㎞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우리는 이 경기를
‘울트라마라톤’이라 부른다.
서울시청
건축설비팀에서 일하고 있는 진병환 씨<사진>는 국내 100km 울트라마라톤과 24시간달리기(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면서 달린
거리를 재는 경기) 최고기록 보유자다.
그는
지난해 제5회 서울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7시간23분09초로 1등을 차지했다. 국내 100km 울트라마라톤 최고기록을 다시 깨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사실 국내 울트라마라톤의 역사는 진병환 씨 혼자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처음 열린 제1회 서울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우승컵을 안았고, 2002년과 2004년에도 1등을 차지,
울트라마라톤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또
2003년 경기도 용인대 캠퍼스 400m트랙에서 열린 24시간달리기에서는 561바퀴를 돌아 224.4km의 기록을 세웠다.
“사실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얼마 안됐어요. 그 전까지는 주로 등산을 즐겼죠. 등산을 하면서 백두대간 등 국내에 있는 산은 모조리 정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도전할 산이 없었어요. 그래서 마라톤을 시작했고 1999년 10월 춘천마라톤대회 때 처음 풀코스에 도전했습니다.”
진병환
씨의 마라톤일지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99년 춘천대회 때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3시간37분07초를 기록했고, 두 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던 통일마라톤대회에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최대목표인 ‘서브스리(3시간 내에 42.195km를 완주하는 것)’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주 간격으로 열린 제3회 제주 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와 제5회 서울 울트라마라톤대회, 제1회 한강일주 무지원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모두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때문에
진 씨의 목표는 이제 국내 수준을 벗어났다. 세계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입상해 국위선양을 해보고 싶은 게 그의 꿈이다.
“2003년
24시간달리기에서 우승한 뒤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1회 세계24시간달리기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무리한 연습에 따른 컨디션 조절 실패로
173.4km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국내기록보다 51km를 덜 뛴 셈이죠.”
진
씨는 무리한 훈련이 오히려 경기를 망치는 것을 보면서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세상 모든 일에는 ‘강철의 강함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갈대의 부드러움도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오는
6월 28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사로마 100km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꼭 좋은 성적을 낼 겁니다.”
7~8시간을
뛰는 동안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진병환 씨는 “그저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아 마라톤을 한다”며 4월 9일 열리는
제2회 전기인마라톤대회에도 가족과 함께 꼭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기신문
: 윤정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