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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나이는 숫자 부산비취 100km 1위 (2) 본문

국내 마라톤/울트라마라톤

나이는 숫자 부산비취 100km 1위 (2)

산달림 2006. 1. 15. 20:31

 

50km ~ 60km(51:15) - 4:36:28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지 밥을 퍼 주는 분도 없어 밥을 푸니 국을 부어준다. 그런데 밥도 국도 뜨거워 빨리 먹을 수가 없다. Under8을 생각하니 여유가 없다. 4시간에 15분정도 벌어 놓아 전반 레이스가 좋았다. 후반을 생각하니 지체 할 수가 없어 속보로 걸으면서 국밥을 먹었다.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깨끗이 밥을 비우고 다시 힘찬 출발을 하였다.


속이 든든하니 힘이 절로 솟는다. 안민고개를 오르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았다. 이번구간이 안민고개를 넘는 이번 코스가 가장 오르막이 심한 구간이다.

바닥만 보고 열심히 달려 올라가는데 다음주자 2명이 함께 달려 내려오고 있다. 그들과는 30분의 차이가 있는듯하다. 그들이 “진병환 힘!”을 외쳐주어 같이 “힘!”을 외쳐주고 올라가는데 가끔 1명씩 달려 내려오고 있었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다시 해군헌병검문소를 통과하자 줄줄이 안민고개를 오르는 주자들의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2~3명이 걷거나 뛰면서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60km 체크포인트에는 반환점으로 향하는 주자들이 너무 많아 물먹기도 어려워 체크포인트에 테그만 하고 바로 통과하였다.


60km ~ 70km(46:34) - 5:23:02

든든하게 먹은 국밥탓이지 별로 피로함을 느끼지 않아 오던 길을 생각하며 달리는데 반환점을 향하는 주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무었이 그들을 긴 겨울밤 이렇게 주로로 내 몰았을까?

이번대회에 참가한 일본인이 힘겹게 걷듯 달리듯 반환점으로 향하는데 복장으로 보아 너무 덥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70km가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피로가 누적이 되며 다리에 뻐근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은 달릴만 하다.

6번째 체크포인트는 내림길에 있는데 내려오는 속도로 인해 급제동을 할수 없어 테그하면서 접촉기기와 부딪혀 경광등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황망히 다음을 향해 달렸다.


70km ~80km(52:44) - 6:15:46

이제 진한 울트라마라톤의 고통을 맛보아야 할 시간이 가까워 오는 것 같다. 다리의 묵직함이 느껴지고 발걸음이 둔해져 옴을 느낀다.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면 더욱 힘이드니 고통을 즐겨야겠다. 왔던 길이지만 돌아 가면서 보니 자꾸 새롭게 보인다. 주로만은 놓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주변의 간판을 보면서 외워둔 간판 명칭과 대조하면서 달렸다.


겨울밤 바다는 마냥 고요하여 달리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이제 체내 연료도 떨어져 가는지 시장기를 느꼈고 물먹는 횟수도 자꾸 증가한다.

80km 체크포인트에는 서부산마라톤클럽에서 두분이 봉사하고 계셨는데 배가 고파서 귤3개와 보리차 두잔을 마시고 출발하였다.

더 이상 레이스 속도를 늦추면 Under8은 어려울 것 같아 서둘러 출발하였다.


80km ~ 100km(2:03:06) - 8:18:52

마천사거리로 향하는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새벽3시가 넘었는데도 택시를 기다리던 분들이 힘내라고 박수를 쳐준다. 그러나 자꾸 길이 미덥지 못해 안창초등학교 가는길이 맞는냐고 물으면서 달렸는데 고가다리가 있는데서는 길이 헷 갈린다. 바닥에도 표시를 찾을 수가 없다. 난감하다. 그래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좌측길로 들어섰다.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자동차전용도로가 나온다. 이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데 행인도 없고 문의해 볼 때가 없다.

한참을 기다리니 자가용 온다. 손을 들었더니 횡하니 그냥 가버린다.


다시 기다림이 초조하기만 하다. 그때 택시 한대가 온다. 안창초등학교 가는 길을 문의하니 고가다리 아래 오른쪽 길로 들어가라고 한다. 택시기사님이 안내해 준 길로 한참을 달려가니 또 갈림길이 나온다. 또 길이 헷갈린다. 오르막 앞 있는 GS25시편의점에 들어가 안창초등학교 가는길을 문의하니 고개 넘어 있는데 앞의 오르막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막 언덕으로 올라 가려고 하는데 아래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주로 안내요원이 그길이 아니고 아랫길로 가야한다고 했다. 진작에 만났으면 시간을 덜 낭비 했을 텐데 아쉽지만 그나마 길을 제데로 찾은것에 안도하며 목우언덕을 올라가는데 그제야 간판들이 낯이 익다.


구 안창초등학교앞에 마지막 효원마라톤클럽의 봉사가 있기에 그곳만 생각하며 달려갔다.

내리막을 내려서자 곧 구 안창초등학교앞 사거리다. 어떻게 알았는지 길을 잃었냐고 묻는다. 아마 많이 지체를 해서 그럴걸로 생각을 한듯했다. 그곳에는 KUMF 이용식회장님을 비롯한 효원마라톤클럽 봉사자들이 수고를 하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인절미 먹는데 실컷 먹었으면 좋으련만 입안에 침이 말라 인절미 먹기도 쉽지가 않다. 겨우 2개를 먹고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냐고 물으니 “Under8에는 1시간 4분이, 거리는 14.4km가 남았다고 한다.” 고개아래에서 길을 놓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하여 Under8은 물건너 간것 같고 남은거리에 최선을 다해 보리라 다짐을 하며 서둘러 출발했다.


용원삼거리다. 이제는 마지막 인내를 시험하는 직선주로 12km가 진행이 된다. 넓은 산업도로에 직선으로 가도가도 끝이 없는 마의길이다.

올때는 힘이 넘쳐 지루한줄 몰랐으나, 갈때는 달려도 달려도 남은 거리가 그 자리가 그자리

인듯하다.

 우선 낙동강 하구 신호대교가 빨리 나타나길 기대하며 달렸다. 새벽으로 차량의 통행도 뜸하고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런 공업단지내를 지루하게 혼자 달리고 달려야 했다.


신호대교를 건너자 곧 나타날 것 같던 명지사거리는 나타나지 않고 자꾸 몸은 지쳐만 간다. 지금 남은 거리가 얼마나 될까? 같은 거리라도 지치면 지칠수록 거리는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진한 인내를 시험하는 주로이다. 그러나 끝은 있기 마련인 법, 명지사거리가 나타나고 이제 남은거리 1.8km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자 힘이 솟는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쿠션이 느껴져 피로가 덜해지는 듯 하다. 마지막 수자원공사 앞 굴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니 결승선에는 고요만 있다. 큰소리로 내가 가고 있음을 알리고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황급히 Finish Line을 통과하는데 그 폭이 상당히 넓다. 좀 쳐지긴 해도 밀고 나가면 될 것 같아 Finish Line을 밀고 나가는데 그게 무릅 아래로 발에 걸려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크게 다치진 않았으나 왼팔꿈치가 조금 쓸렸다.

다시 일어나 테그하느라 10여초 이상을 지체했다. 갑작스런 일로 Finish Line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고 하여 다시 통과하는 연출을 해야 했다.


밤 9시 출발하여 안민고개를 넘고 다시돌아 마천사거리 부근에서 길을 잃고 헤메기도 했고 그 지루한 마지막 직선주로 12km를 넘어 완주했다.

당초에 목표한 Under8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쉰살이 되면서 첫대회 출전에서 작년도 대회기록을 51분 단축한 괘거로 만족하였다.

진정한 울트라전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을 더욱 보완해 다음대회에는 좀더 멋진 모습으로 완주해 봐야 겠다.

 

나이는 숫자입니다.

나이 탓하지 말고 젊게 삽시다.

오십대 여러분 힘!!!


마지막으로 달리는 주자를 위해 밤새 자원봉사해 주신 부산비취관계자여러분과 효원마라톤. 서부산마라톤, 막달리자마라톤, 구덕주우회, 창원명성마라톤, Kumf경남지맹 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