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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나이는 숫자, 부산비취 100km 1위 본문
병술년의 첫대회를 부산비취 100km서바이벌로 시작하리라 마음을 정했다. 작년 10월 청계천 개통후로 그간 출근주를 배낭을 매고 꾸준히 해 왔기에 배낭에 대해 많이 적응하였다.
12월부터 시작된 혹독한 추위에도 거의 빼지 않고 훈련을 하여 추위에도 많이 적응이 되었다. 다행이 대회날이 가까워 오며 기온이 풀려 추위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1월 14일 우등버스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은 남쪽답게 서울보다 훨씬 따스하였다. 하단역에 내려 추어탕으로 저녁식사를 끝내고 을숙도문화회관에 도착하니 전국에서 모인 달림이들이 출발준비에 분주하다.
날씨도 포근한 영상의 기온이고 바람도 그리 불지 않아 미리 생각했던 복장을 바꾸어 가볍게 입기로 했다. 상의는 긴팔셔츠에 런닝셔츠 하의는 속팬티에 롱타이즈 그리고 가벼운 모자를 쓰고, 장갑은 손이 시리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하였다.
복장은 자기 스피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늦은 주자는 좀 두껍게, 빠른 주자는 좀 얇게 입는게 좋은것 같다. 특히 추위에 익숙한 주자라면 좀 얇게 입는게 땀도 적게 흘리고 기록도 단축 할수 있는 잇점이 있다. 복장이 둔하면 둔할수록 달릴 때 힘이 더 든다. 그러나 너무 얇게 입어 저체온증이 걸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니 복장이 중요하다.
1월의 기온치곤 울트라마라톤 뛰기가 좋은 날씨다. 오늘 목표기록은 Under8으로 정하고 오늘 주로계획을 세워본다. 배낭에는 물 1L와 파워겔 7개를 준비하였다.
0~50km(3:44:53)
밤9시 정각 250리길을 향한 전사들의 출발이 시작되었다. 을숙도 수자원공사 광장을 우측으로 돌아 바로 비포장 흙길을 달린다. 요철이 심하여 스피드 내기가 쉽지는 않다. 1.8km 정도의 흙길을 달리자 도로로 나온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주로 이탈을 하지 않는 것인데 도심을 지나고 언덕을 지나며 헷갈리는 길을 틈나면 기억했는데 막상 주로에 서면 그때그때 기억이 나지 않고 지도를 보고 찾아갈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 독주가 시작이 되었고 혼자 외로이 밤을 세워 달려야 했다. 명지사거리에서부터 시작되는 대로는 용원삼거리 까지 거의 직선주로로 끝없이 달려야 하는 구간이었다. 출발 할때니 힘이 넘쳐 지루한줄 모르고 달렸다.
사거리 신호등에서는 경찰관이 주로 통제를 도와주어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다. 용원삼거리에서부터 조금은 덜 지루하게 주거지역이 나타나서 지루함이 덜하다. 처음 만나는 아파트앞 고개를 오르니 주로 유도하시는 분이 주로 우측으로 안내를 해준다.
조금은 어두워진 대로를 신나게 달려가는데 “여기요!”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효원마라톤클럽에서 봉사하고 있는 구 안청초등학교앞이다.
바로 생강차를 주시는데 더무 뜨거워 빨리 마실 수가 없어 반모금만 마시다가 버리고 급격히 좁아지는 바닷가 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시드니비취모텔로 오르는 길이다.
그곳에도 헷갈리는 길이 있었으나 주로유도를 하는 분이 배치되어 바로 언덕을 오를 수 있었다. 언덕을 내려서자 다시 주거단지가 나오고 마천공단소방서를 지나자 첫 번째 첵크포인트가 나타난다. 이곳이 19.4km 지점으로 서부산 마라톤클럽에서 봉사를 하고 계셨다. 물만 한컵 마시고 바로 지나니 바닷가 해안도로가 나타난다.
페이스도 좋고 컨디션도 좋아 속도를 높여서 남문휴게소앞 언덕을 거침없이 치고 올랐다. 내림길에서 파워겔을 1개 먹고 달려 미화주유소를 지나니 막달리자클럽에서 봉사를 하고 있었다. 시장기를 느끼지 않아 생수1통만 들고 바로 달렸다.
신항만택지개발지역이 나타나고 삼포마을이라는 정류장 표지도 보인다. stx조선 담장을 끼고 직선주로를 달려 올라가니 가족을 응원하러 나온듯한 일행이 차에서 내려 “힘!”을 외쳐 준다. 그리고 바로 30km 체크포인트다. 여기서 생수를 마시고 오르막을 올라가니 행암마을 표시판이 보이고 철도건널목을 지나자 은성종합병원이 있다.
주변은 대낮처럼 밝혀져 있고 야간임에도 생산현장을 중단없이 가동중이었다. 여기에서 수출전선 이상없음을 느꼈고 대한민국의 내일도 밝게 비치고 있음을 가슴뿌듯이 느낄수 있었다.
풍호삼거리리를 지나자 구덕주우회에서 봉사를 하고 계시는데 내가 좀 빨랐는지 미쳐 준비가 덜 된듯하여 생수만 마시고 40km로 향했다. 해군부대앞을 지나 곧 좌회전해 안민고개를 올라야 할때가 된 것 같아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달리는데 저앞에서 주로를 안내해 준다.
제빨리 횡단보도를 건너니 40km 지점으로 창원명성마라톤클럽에서 봉사하고 계셨는데 꿀물을 타주어서 한컵 마시고 안민고개를 오를려면 체력소모가 심할 것 같아 한잔을 더 마시고 안민고개를 오르기 시작했다.
그간 틈틈이 남산언덕 훈련을 한탓에 안민고개 언덕은 부담스럽지 않았고 남산보다 좀더 편했다. 오래된 벚나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가 진해군항제때 벚꽃으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생각했다.
늦은 밤인데도 자가용이 올라오고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즐겨 이용되는 듯 하다. 그들은 알까? 한밤중에 씩씩거리며 달려 올라가는 미친짓(?)을 하는 우리를 어떻게 이해할까? 잠시 별 걱정을 다해 본다. 점점 고도가 높아 질수록 불야성 같은 진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정상인 44.6km 지점은 해군헌병검문소가 있었으며 포장마차가 즐비하고 연인들이 주말 늦은 밤을 즐기느라 차량이 복잡하다.
이제 오름이 끝나고 약 4km의 내림이 시작된다. 그간 오르막에서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려니 힘차게 달려 내려 갈수가 없다.
보폭을 좁게하여 빠르게 달려 내려가니 주변은 오직 어두움과 적막 뿐이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 달리기가 좋았다.
언덕이 끝나는 지점인 청솔마을아파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니 첫닭우는 소리가 들린다. 닭울음 소리에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며 굴다리를 지나 안민터널 창원요금관리소 주차장으로 향했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가니 육개장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천막들이 쳐져 있다.
소리를 질러도 대답이 없어 “여기가 반환점입니까?”고 했더니 그제서야 관계자분이 나오셔서 건물을 돌아 다시오라고 한다. “진작 말씀해주시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나가 건물을 돌아 오니 첵크기계가 있다. 테그하고 천막으로 오니 봉사하시는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경상도 사투리로 “아저씨, 다리에 바꾸 달았어요?”한다. 그냥 웃을 수 밖에......
50km에 3시간 44분 53초가 소요되었다.
50km ~ 60km(51:15) - 4:36:28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지 밥을 퍼 주는 분도 없어 밥을 푸니 국을 부어준다. 그런데 밥도 국도 뜨거워 빨리 먹을 수가 없다. Under8을 생각하니 여유가 없다. 15분정도 벌어 놓아 전반 레이스가 좋았다. 후반을 생각하니 지체 할 수가 없어 속보로 걸으면서 국밥을 먹었다.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깨끗이 밥을 비우고 다시 힘찬 출발을 하였다.
속이 든든하니 힘이 절로 솟는다. 안민고개를 오르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았다. 이번구간이 안민고개를 넘는 이번 코스가 가장 오르막이 심한 구간이다.
바닥만 보고 열심히 달려 올라가는데 다음주자 2명이 함께 달려 내려오고 있다. 같이 “힘!”을 외쳐주고 올라가는데 가끔 1명 달려 내려오고 있었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다시 해군헌병검문소를 통과하자 줄줄이 안민고개를 오르는 주자들의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2~3명이 걷거나 뛰면서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60km 체크포인트에는 반환점으로 향하는 주자들이 너무 많아 물먹기도 어려워 테그만 하고 바로 통과하였다.
60km ~ 70km(46:34) - 5:23:02
든든하게 먹은 국밥탓이지 별로 피로함을 느끼지 않아 오던 길을 생각하며 달리는데 반환점을 향하는 주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무었이 그들을 긴 겨울밤 이렇게 주로로 내 몰았을까?
이번대회에 참가한 일본인이 힘겹게 걷듯 달리듯 반환점으로 향하는데 복장으로 보아 너무 덥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70km가 가까워 지면서 서서히 피로가 누적이 되며 다리에 뻐근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은 달릴만 하다.
6번째 체크포인트는 내림길에 있는데 내려오는 속도로 급제동을 할수 없어 테그하면서 부딪혀 경광등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황망히 다음을 향해 달렸다.
70km ~80km(52:44) - 6:15:46
이제 진한 울트라마라톤의 고통을 맛보아야 할 시간이 가까워 오는 것 같다. 다리의 묵직함이 느껴지고 발걸음이 둔해져 옴을 느낀다.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면 더욱 힘이드니 고통을 즐겨야 하겠다. 온 길이지만 돌아 가면서 보니 자꾸 새롭게 보인다. 주로만은 놓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주변의 간판을 보면서 외워둔 간판 명칭과 대조하면서 달렸다. 겨울밤 바다는 마냥 고요하여 달리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이제 연료도 떨어져 가는지 시장기를 느꼈고 물먹는 횟수도 자꾸 증가한다.
80km 체크포인트에는 서부산마라톤클럽에서 두분이 봉사하고 계셨는데 배가 고파서 귤3개와 보리차 두잔을 마시고 출발하였다.
더 이상 레이스 속도를 늦추면 Under8은 어려울 것 같아 서둘러 출발하였다.
80km ~ 100km(2:03:06) - 8:18:52
마천사거리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운데 새벽인데도 택시를 기다리던 분들이 힘내라고 응원을 해준다. 자꾸 길이 미덥지 못해 안창초등학교 가는길이 맞는냐고 물으면서 달렸는데 고가다리가 있는데서 길이 헷 갈린다. 바닥에도 표시를 찾을 수가 없다. 난감하다. 그래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좌측길로 들어섰다.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자동차전용도로가 나온다. 이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데 행인도 없고 문의해 볼 데가 없다.
한참을 기다리니 자가용 온다. 손을 들었더니 횡하니 그냥 가버린다.
다시 기다림이 초조하기만 하다. 그때 택시 한대가 온다. 안창초등학교 가는 길을 문의하니 고가다리 아래 오른쪽 길로 들어가라고 한다. 택시기사님이 안내해 준 길로 한참을 달려가니 또 갈림길이 나온다. 또 길이 헷갈린다. 오르막 앞 있는 GS25시편의점에 들어가 안창초등학교 가는길을 문의하니 고개 넘어 있는데 앞의 오르막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막 언덕으로 올라 가려고 하는데 아래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주로 안내요원이 그길이 아니고 아랫길로 가야한다고 했다. 진작에 만났으면 시간을 덜 낭비 했을 텐데 아쉽지만 그나마 길을 제데로 찾은것에 안도하며 목우언덕을 올라가는데 그제야 간판들이 낯이 익다.
구 안창초등학교앞에 마지막 효원마라톤클럽의 봉사가 있기에 그곳만 생각하며 달려갔다.
내리막을 내려서자 곧 구 안창초등학교앞 사거리다. 어떻게 알았는지 길을 잃었냐고 묻는다. 아마 많이 지체를 해서 그럴걸로 생각을 한듯했다. 그곳에는 KUMF 이용식회장님을 비롯한 효원마라톤클럽 봉사자들이 수고를 하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인절미 2개를 먹고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냐고 물으니 Under8에는 1시간 4분이 거리는 14.4km가 남았다고 한다. 고개아래 길을 놓쳐서 시간을 허비하여 Under8은 물건너간 것 같고 남은거리에 최선을 다해 보리라 다짐을 하며 서둘러 출발했다.
용원삼거리다. 이제는 마지막 인내를 시험하는 직선주로 12km가 진행이 된다. 넓은 산업도로에 직선으로 가도가도 끝이 없는 마의길이다.
올때는 힘이 넘쳐 지루한줄 몰랐으나, 갈때는 달려도 달려도 남은 거리가 그대로 인듯하다.
우선 신호대교가 빨리 나타나길 기대하며 달렸다. 새벽으로 차량의 통행도 뜸하고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런 공업단지를 지루하게 혼자 달리고 달려야 했다.
신호대교를 건너자 곧 나타날 것 같던 명지사거리는 나타나지 않고 자꾸 몸은 지쳐만 간다. 지금 남은 거리가 얼마나 될까? 같은 거리라도 지치면 지칠수록 거리는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끝은 있기 마련인 법, 명지사거리가 나타나고 이제 남은거리 1.8km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자 힘이 솟는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쿠션이 느껴져 피로가 덜해지는 듯 하다. 마지막 수자원공사 앞 굴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니 결승선에는 고요만 있다. 큰소리로 내가 가고 있음을 알리고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황급히 Finish Line을 치는데 그 폭이 상당히 넓다. 좀 쳐지긴 해도 밀고 나가면 될 것 같아 Finish Line을 밀고 나가는데 그게 무릅 아래로 발에 걸려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크게 다치진 않았으나 왼팔꿈치가 쓸렸다. 다시 일어나 테그하느라 10여초 이상을 지체했다. 갑작스런 일로 Finish Line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고 하여 다시 통과하는 연출을 해야 했다.
밤 9시 출발하여 안민고개를 넘고 다시돌아 마천사거리 부근에서 길을 잃고 헤메기도 했고 그 지루한 마지막 직선주로 12km를 넘어 완주했다.
당초에 목표한 Under8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쉰살이 되면서 첫대회 출전에서 작년도 기록을 51분 단축한 괘거였다.
진정한 울트라전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을 더욱 보완해 다음대회에는 좀더 멋진 모습으로 완주해봐야 겠다.
마지막으로 달리는 주자를 위해 밤새 자원봉사해 주신 부산비취관계자여러분과 효원마라톤. 서부산마라톤, 막달리자마라톤, 구덕주우회, 창원명성마라톤, Kumf경남지맹 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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