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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대회 전 10일간, 반드시 피해야 할 함정들 본문

국내 마라톤/마라톤 이론

대회 전 10일간, 반드시 피해야 할 함정들

산달림 2013. 3. 12. 13:57

 

 

 

보통 대회에 참가하기 전 2~3주 정도는 힘든 훈련을 하지 않고 컨디션을 유지할 만큼만 저강도로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기에 새로운 훈련을 시도해도 그 효과를 시합에서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에너지의 축적과 피로 해소에 집중하는 것이다. 일부 상급자들처럼 체계적인 훈련량 줄이기(테이퍼링)를 할 필요는 없지만 대회 전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숙지해두는 것은 중요하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를 주의하라

대회날이 다가올수록(특히 긴 거리에 도전하는 경우일수록) 러너들은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충동이 심해지기 쉽다. 이는 가능한 한 에너지원을 많이 축적해두려는 우리 몸의 본능일 수도 있고, 탄수화물 섭취가 중요하다는 일반적 상식에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대회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쌀밥이나 국수만 먹어서는 안 된다. 이미 집중훈련기 동안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왔을 것이 훈련을 가볍게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동안에는 오히려 단백질과 지방을 약간 더 먹는 것이 좋다.

전체 칼로리 중 55~60%를 탄수화물에서 얻고 10~15%는 단백질로, 20~30%는 지방으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닭고기, 생선, 육류의 살코기, 콩류와 같은 저지방 단백질을 섭취하면 좋다.
대부분의 동호인들은 평상시와 같은 가정식을 먹다가 2~3일 전부터 탄수화물 비율을 높이고 대회 전날 저녁부터 찰밥, 국수, 빵, 시리얼 등 고탄수화물 식사로 바꾸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강한 훈련에 대한 충동을 억제하라

대회를 앞두고 훈련량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베테랑 러너들도 종종 강한 훈련에 대한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른다. 훈련기를 벗어나 훈련량을 줄이면 컨디션은 상승하기 시작한다. 훈련의 효과가 점점 몸으로 느껴지면서 훈련이나 레이스에 대한 자신감을 높아진다.

이런 신체 변화는 시합 전에 자신을 검증하고픈 충동으로 이어진다. 전혀 무리하지 않고도 강한 훈련이나 레이스를 치를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하면 한층 강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애써 만들어진 몸을 망가뜨리게 될 뿐이다.
엘리트 선수들도 시합 전 연습주에서 최고기록을 작성하고 정작 실전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내는 실수를 종종 저지르기도 한다.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면 집중력이 높고 목표지향적인 석격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시합을 몇 주 앞둔 시점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뭔가 더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런 스트레스가 학창시절 벼락치기 공부 처럼 의미 없는 강훈련을 실시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의 훈련과정을 천천히 되돌아보면서 대회에 필요한 준비는 이미 끝났고, 현재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에 대한 압박감에 무너지지 마라

목표를 위해 성실하게 훈련한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 느겨지고, 실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일 수 있다. 레이스에 대한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허탈하고, 레이스 중 부상을 당하거나 도중에 기권하는 상황이 자주 떠오를 수도 있다. 본인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많은 참가자들도 종종 그런 생각에 빠진다.

우리가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에는 기량을 대회 당일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부분에서 자신감을 잃기 쉽다. 목표기록을 달성하기 위한 훈련을 잘 완수했더라도 자꾸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압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5~10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실전에서 목표하는 페이스로 달려보는 것이 자신감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당일의 몸 상태나 기상조건이 나쁠 경우를 상정해서 목표기록보다 5분에서 10분 정도 느린 ‘2차 목표 기록’을 성정해놓도록 하자. 단 하나의 기록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마라톤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주자, 혹은 하프코스에 처음 도전하는 러너라면 거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압박감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대회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 대회 정보를 숙지하고 코스맵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 대회장이나 코스 일부를 미리 답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이 무겁더라도 부정적인 생각은 버려라

다리에 힘이 빠지고 무거우면서 몸 전체가 가라앉는 느낌이 올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한 러너들은 훈련을 게을리한 탓에 몸이 망가졌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대회 전 훈련량 줄이기의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이 시기에는 우리 몸이 탄수화물과 수분을 보다 많이 저장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때문에 몸이 처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볍게 조깅한 후 팔다리를 크게 흔들며 100m쯤 걷는 걷거나 전신체조를 하는 것이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신적으로 불안감과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리기는 불안, 초조, 우울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대항하는 신체 행위인데 훈련량을 지속적으로 줄임으로 인해 나쁜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다.

물론 이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다시 훈련량을 느릴 수는없다. 달리기 대신 물속 걷기나 사이클처럼 관절 부하가 상대적으로 덜한 운동을 하거나 게임, 데이트, 독서 등 운동과 무관한 취미를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이 처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도 러너를 당황시킨다. 2~3km 정도 불어난 체중을 확인하는 순간 테이퍼링이 과한 나머지 몸을 망쳤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체내에 글리코겐이 수분과 함께 축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가다. 훈련이 줄어들어 땀을 덜 흘리므로 더 급격한 체중 증가로 느껴질 수 있다. ‘살’이 아니라 ‘연료’이므로 오히려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