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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라톤/마라톤 이론

가을에 강한 러너들의 여름철 훈련 노하우

산달림 2013. 6. 18. 14:40

 

음성반기문 마라톤 풀코스 결승선

 

우리나라 러너들이 가을에 좋은 기록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무덥고 습하며 긴 장마가 찾아오는 여름동안 어떻게든 훈련 공백을 최소화해야만 한다. 그것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고수와 하수를 가름하는 지표 중 하나다. 9월 초부터 대회장에 나와 완벽한 베스트 기량을 발휘하는 러너들은 도대체 여름동안 어떻게 훈련하는 것일까?

6~7월 사이 1~2주간 더위순응 훈련을 한다

우리 몸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기온 및 습도에 적응하게 된다. 이 점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더위 환경에 뛰어들어 적응력을 높이는 것을 ‘열순응’이라고 한다. 방법은 무더운 환경에서 매일 중강도로 훈련하면 된다. 더위 적응이 목표이므로 훈련 시간은 30분 정도로 짧게 잡아 점차 100분까지 늘려간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굳이 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는 훈련을 하기가 힘들지만 점차 인체가 더위에 적응한다. 통상 7~14일 정도면 열순응이 이루어져 더위로 인해 저하되었던 경기력이 다시 회복된다. 6~7월 사이에 열순응을 해놓으면 주말 장거리훈련이나 한여름 열대야 속에서의 훈련이 쉬워진다. 열사병과 같은 여름철 달리기 부상은 급격한 체온 상승에 의한 것인데, 열순응을 통해 이런 불안정한 신체 변화를 방지할 수 있다.

열순응을 마친 후에는 짧게라도 더위환경에서의 훈련을 연결시켜야 한다. 야외운동을 하지 않거나 서늘한 지역으로 생활 환경을 옮기면 7일 후부터 열순응 효과가 상실되기 약 25일 후에는 효과가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

무더운 날엔 오히려 짧고 강한 훈련을 자제한다

많은 러너들이 여름철 훈련을 할 때, 무더위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페이스로 단거리를 달린다. 물론 이는 심폐기능을 자극하고 훈련피로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지만 열사병 등의 열 손상 위험이 높다.

즉 러너의 체온 상승은 운동의 시간과 거리보다는 강도에 좌우되므로 장거리를 달리더라도 페이스 조절을 통해 체온을 일정 수준(위험하지 않은)으로 유지하는 것이 열 손상을 막는 데 이롭다.  따라서 유난히 무더운 날에는 짧고 강한 여름용 훈련을 길이는 다소 늘리고 강도는 낮추는 방식으로 변형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회 선택에 있어서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동호인들이 한여름 풀코스 레이스를 꺼리면서 10km, 5km 레이스는 아주 만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짧은 거리에서도 페이스 조절만 잘 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평소 풀코스 이상을 달리는 주자들은 짧은 거리에서 오버 페이스를 하기 쉬운 게 사실이다. 오히려 10km나 하프코스 정도를 달리는 것이 무난한 선택이다.

한여름에는 늦은 밤 대신 동틀 무렵에 훈련한다

여름이 무르익으면 더 이상 밝은 시간에 훈련할 수 없는 기후조건이 만들어지면서 자연히 늦은 밤에 훈련하게 된다. 하지만 더위가 가시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기 마련이므로 심야훈련이 수면시간까지 방해하기 십상이다. 특히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되면 자정 무렵에도 별로 시원하지 않고, 더위를 피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많아 훈련에 방해가 된다.

따라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새벽훈련으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 아무리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동트기 직전에는 서늘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새벽훈련이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에어컨과 찬 음식, 그리고 과훈련을 경계한다

직업선수들은 여름철에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바람도 잘 쐬지 않는다. 억지로 몸을 식히는 것도다 더위에 적응하는 것이 컨디션 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면 감기나 호흡기질환이 발생하기 쉬우며, 이는 곧 훈련공백으로 이어지므로 가급적 멀리하도록 하자. 직장 등에서 불가피하게 쐬야 할 경우에는 긴팔 셔츠나 얇은 바람막이 등으로 일정 부분 차단해야 한다.

음식도 컨디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얼음이나 빙과류 등은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내장을 차감게 해서 탈을 일으키기 쉽다. 감미료 범벅인 인스턴트 냉면이나 고지방식인 소프트아이스크림, 설탕폭탄이라 불리는 탄산음료 등도 여름에 러너의 몸을 망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과일이라고 무작정 안심할 수 없다. 여름철 대표과일 수박은 사실 청량음료에 뒤지지 않는 열량을 지녔다. 한두 쪽 먹으면 전해질을 포함한 훌륭한 에너지원이지만 포만감을 느낄 만큼 먹으면 그냥 칼로리 폭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