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경기 둘레길 60, 59, 58, 57코스 대명항에서 아라 김포터미널 본문
경기 둘레길 5번째 여행이다. 이번 길은 운천에서 현리 상판리길을 달리는 구간이지만 설날 내린 눈이 그간 영하의 기온으로 녹지 않아 오뚝이 고개와 논남에서 귀목고개 구간은 지금은 아닌 것 같아 김포구간을 끝내기 위해 역코스를 달려 보기로 했다.
들머리인 대명항까지는 집 앞에서 8000번 버스가 있어 한시간 남짓하면 편하게 갈 수 있다. 입춘부터 혹한이 찾아와 가장 추운 영하 11도의 기온은 무릎까지 시리다. 평화의 길 시작점인 대명포구에서 역코스로 출발이다. 꽁꽁 언 바다 위에 물오리 떼가 옹기종기 모여 추위를 피하고 있다.
60코스는 김포 외곽의 산길로 승마산으로 오른다. 이곳은 알만한 백패커들은 다 아는 곳으로 겨울을 뺀 나머지 계절에는 일몰과 일출을 즐기는 백패커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은 둘레길이 지나가지 않지만 온 김에 올랐다. 초지대교와 강화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렸다 다시 오르면 수안산이다. 이곳 분들의 산책길이다. 정상에는 정자와 두 개의 돌탑이 있다. 아직 응달에는 잔설이 많아 길이 미끄럽다. 계단이 있으면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같은 길도 그냥 걸으면 힘들지만 '훈련이다.' 생각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 급 내리막 길을 내려오면 도로가 길을 막는다. 59코스 종점은 다리 아래에 있다.
경기 둘레길을 달린다고 6시에 아침밥을 먹고 나왔더니 벌써 출출하다. 마침 한식 붜폐집이 있어 들어갔다. 바로 먹을 수가 있어 시간 절약으로 괜찮다. 59코스 길로 들어섰다. 산길을 달릴 때는 길이 단순하지만 시내로 내려오면 머리가 복잡하다. 길 찾기가 힘든다. 경기 둘레길의 안내리본을 절대 친절하지 않다.
일일이 앱을 켜고 길을 찾는 게 영하에 바람 부는 날은 최고로 힘든 일이다. 달리면 열이 나서 그리 춥지 않지만 잠시만 쉬며 땀이 식고 장갑을 벗으면 금방 손이 시리다. 도심을 통과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다.
가현산을 오르는 길이다. 가현~학운~수안~문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한남금북정맥 길이다. 그 길이 여기로 지나가고 서해랑길도 같이 한다. 생태통로를 지나면 가현산으로 접어든다. 서해랑길은 리본도 표시도 비교적 자주 만난다. 서해랑길만 따라 가면 경기 둘레길과 같이 한다는 생각에 표시만 보고 따라 달렸더니 가현산 정상을 넘는다. 봄이면 진달래가 고운 진달래 동산이다.
내려가는 길에 경기 들레길과 만나겠지란 생각에 능선길을 타고 달렸다. 지금쯤 58코스 시점이 나올 거리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능선길이다. 급기야 아파트촌 앞에서 길이 뚝 끊어진다. 뭔가 잘못되었음 알고 Gps를 켜니 인천시 서구 검암?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띵하다. 멀어도 너무 멀리 온 게다. 가현산 오르기 전에 좌틀을 해야 하는 데 직진을 할 때부터 길을 들어온 게다.
버스를 2번 환승해서 김포 새솔학교로 찾아갔다. 여기가 58코스 종점이다. 크게 한번 길을 잘못 들면 오늘 같이 추운 날은 의기소침해진다. 몸은 식어 춥다. 다시 시작해 본다. 가현산에서 내려오면 금방일 거리를 엉뚱한 방향으로 가서 생고생만 하고 찾아오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인 허산 숲길을 올랐다. 이제 자주자주 Gps를 확인하며 달렸다. 허산이 끝나면 다시 김포 들판으로 나온다. 구둘물교를 지나서 논길을 달렸다. 김포는 아파트 촌만 벗어나면 논이다. 다시 시내로 들어간다. 표시 리본이나 안내판이 없어 자주 헤맨다. 길은 재개발지역으로 들어가니 모두 폐가다. 왜 이런 곳으로 길을 잡았나 싶다. 길도 막아 놓고 어디로 가지? 돌아 돌아 나오니 김포교회다. 미리 선행학습을 하고 온터라 제대로 길을 찾았다. 산자락 길은 응달이라 완전 빙판이다. 이럴 때 트레일 런닝화가 한몫을 한다. 완전 빙판은 쭉쭉 미끄러지니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김포 장릉 시작 전에 58코스 시점 스탬프함이 있다. 장릉 울타리를 따라 달리는 구간이다. 이곳이 김포 장릉 아파트 층고로 왕릉과 계양산 조망권 문제로 소송 중인 건이다. 슬기로운 지혜로 원만히 풀어 나가길 바란다. 길은 풍무 사거리로 향한다. 초고층 아파트가 쭉쭉 뻗어 올라간 아파트 촌이다. 10시경 점심을 먹어 뱃속이 헛헛하다. 순댓국집을 찾았다.
요즘 코로나로 서빙을 로봇이 한다. 먼저 테이블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 버튼을 누르면 기본 반찬과 공깃밥을 가지고 로봇이 찾아온다. 테이블에 내려놓고 확인을 누르면 돌아간다. 잠시 후 뚝배기 순댓국을 날라 온다. 추가로 음료를 주문하면 혼자서도 척척 알아서 한다. 이제 이런 일들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젊은이의 알바 자리도 점점 줄어들 게다.
아파트 촌을 지나면 다시 김포 수로길로 접어든다. 요즘 추운 날씨로 수로의 물이 꽝꽝 언 얼음판에 어린애 4명이 썰매를 타고 있다. 김포 들녘 바람이 차갑지만 신나게 논다. 불현듯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우리 때만 해도 이걸 요즘 '라때' 라 한다. 겨울 놀이는 단연 썰매 타기가 겨울철 놀이로는 최고로 재미나는 놀이였다. 꽁꽁 언 논에 나무로 만든 썰매는 외발이 있고 두발이 있었다. 단연 외발로 타는 썰매는 속도도 재미도 두배였다. 형들은 외발 동생들은 두발을 탔다.
고촌 아파트촌을 지나면 굴포천이다. 그 앞에 아라배길이 있다. 약 800년 전인 고려 고종 때도 한강과 서해를 있는 뱃길을 만드는 일을 시도하였는데 실패로 끝났단다. 지금 아라배길은 2012년 개통되어 유람선만 운행되고 있다.
강가로 나오니 강바람이 매섭다. 57코스 싯점은 아라 김포터미널 앞에 있다. 주변에는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등 몇몇 대형 아울렛이 자리하고 있어 오늘 같이 추운 날도 주차장이 꽉 찼다. 아침에 목표는 15km를 더한 56코스 시점인 부천 오정공원까지로 정했다. 알바를 많이 하였더니 일몰시간에 걸릴 것 같다. 지금 시간이 오후 5시를 넘기고 있다.
해가 떨어지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질 것이고 야간 달리기를 대비한 랜턴도 준비를 하지 못했다. 여기서 길을 잘 알고 있는 한강길을 선택했다. 경기 둘레길만 길은 아니다. 전호대교를 건너 한강길로 접어 들었다. 행주대교를 건너고 방화대교를 건넜다. 밤을 준비하는 불빛이 하나 둘 늘어 난다. 머리 위로는 김포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연신 하늘을 차고 오르다. 제주도로 세계로 향하는 비행기다.
한강길은 야간 조명이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길이라 마음 든든하다. 가끔 매서운 한강바람을 맞으러 나온 분들도 여럿 보인다. 서풍이라 등 뒤에서 부는 바람은 견딜만하다. 다리가 많이 피곤해 한다. 버티고 참고 달리다 보면 어느덧 가양대교다. 하루 종일 춥고 바람 부는 날 열심히 달렸다. 오늘도 달려서 기분 좋고 성취감이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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