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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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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라톤/풀코스

아쉬움이 남는 횡성마라톤

산달림 2006. 9. 21. 17:00

 

횡성마라톤 결승선

 

횡성마라톤 출발 직전

 

 

가을로 가는 길목인데 올해는 윤달로 늦더위가 유난히 길다.

선선할 때도 되었건만 가을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이제 본격적인 마라톤 계절을 앞두고 10월 8일 IAU 100km 선수권대회 전초전으로 스피드주를 훈련하기 위하여 횡성마라톤대회 출전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지난 8월 26일 햄강화 100Km 울트라마라톤 이후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다.


대회전날 하루 푹 쉬고 싶었는데 서울시청 직원가족마라톤대회가 있어 운영요원으로 나가 10km 50분 페이스메이커를 하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대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마라톤 가방을 들고 잠실운동장앞으로 나가니 대회에 참가하는 달림이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취미생활을 한다는건 참 부지런해야 한다.

새벽길을 달려 횡성공설운동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으로 시간이 넉넉하다.


횡성은 산수가 수려해 공기가 상쾌하다. 달리기에 좋은 조건인데 오늘 태풍 산산이 내습 한다는 예보가 있어 일부 단체 참가자가 출전을 포기하였다고 한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지만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출발 전 스트레칭 후 50m 대쉬를 몇 차례 하였더니 땀이 촉촉이 젖는다. 아직은 기온이 높다.


0 ~ 10k (40:27)

정각 10시 출발 징소리와 함께 출발하였다.

선두로 위아 이순관님 정희진님 등이 5~6명이 선두를 이끌고 달리고 그들보다 뒤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섬강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지만 약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출발은 상쾌하였다. 2.5km 지점에서 조금 긴 언덕을 만나 조금 속도를 줄이고 올랐다.

그리고 바로 내리막이 시작되는데 선두는 속도를 높이면서 거리가 벌어진다. 어답산 안내표시가 있는 섬강을 따라가는 주로는 길옆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전형적인 시골길을 달리는데 촌노들이 구경차 나오셔서 응원을 해 주신다.

오늘은 미사리 100km 전초전으로 컨디션 조절에 목적을 둔 대회라 무리하고 싶지는 않았다.


10k ~ 15k 19:00(59:35)

10km를 통과하자 곧 하프 반환점이 나온다. 어답산 입구 삼거리인 12.2km반환점을 향하는데 선두는 반환점을 돌아 내려 온다. 5명이 아직도 균형이 깨어지지 않고 그대로 달려 내려 온다.

그리고 화천마라톤 클럽 복장을 한 분과 2명이 추월해서 앞서 나간다. 오늘은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유유히 앞서가는 그들을 보내고 반환점을 11번째로 돌았다. 그리고 내리막이다. 곧 추월한 그분들과 함께 3명이 되어 달렸다.

하프 선두주자는 그사이 지나갔고 하프 선두그룹과 함께 달리면서 추월하니 그리 지루하지 않게 15km지점을 59:35에 통과하였다.


15k ~ 30k 1:02:43(2:02:18)

하프주자와는 곧 헤어져 춘천가는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연이어 나타나는 크고 작은 언덕이 힘을 빼 놓는다. 간혹 추석을 앞두고 벌초 왔던 성묘객들이 응원의 박수도 있었다. 이 코스는 작년에 달려 본 길이라 길은 낯설지 않는데 달라 진 것은 작년엔 달릴수록 힘이 솟아 속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달릴수록 힘이 부족함을 느낀다.

중앙고속도로 입구에서 함께 하던 그룹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한분은 앞서가고 한분도 힘이 빠진 듯 하다. 그분을 추월해 앞서나가니 먼저 앞서 가던 분은 속도를 점점 높인다. 같이 경쟁 할 힘이 없다.

태풍 산산이 지나가는지 강한 앞바람이 불 때는 자꾸 발길을 붙잡는다. 그리고 가끔 비가 한두 방울 뿌린다.

넓은 도로를 빠져 나오니 섬강 하류를 달려 내려 가서 군부대를 통과하는데 군인들이 약 500m 구간을 양쪽에 도열해서 응원을 해 준다.

아들 같은 장병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니 무척 힘든 구간이지만 적당히 뛸 수는 없고 응원에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달려야 했다.


30k ~ 38k 34:20(2:36:38)

섬강 하류를 달려 내려오니 또 언덕이 시작되고 고개를 넘으니 섬강교를 건너 다시 섬강 상류를 따라 달려 올라 온다.

달림이 들을 위하여 들판에 온갖 모양의 허수아비를 설치해 놓았는데 치마를 입은 처녀 허수아비, 바지 저고리를 입은 총각 허수아비도 있다.

앞에는 원주마라톤 클럽 소속 주자가 선두권에서 밀려 오버페이스를 했는지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한다.

한번 다리가 풀려 버리면 회복하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 그분을 추월하여 달리는데 막판에도 힘이 다리에 전해지지 않는다.

그냥 현재 달리는 속도에 모든걸 맡겨 버리고 달렸다. 그간 스피드 훈련이 부족했던 탓인가?


38K ~ 42.195K 18:50(2:55:28)

마지막 스퍼트를 할 구간이지만 다리에 힘이 전해지지 않는다.

이제 횡성시가지도 보이고 짧은 거리를 뛰고 집으로 향하는 달림이 들의 모습도 보인다.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다. 가늘게 내리는 비라 달리기에 지장이 없었으나 후덥지근한 기온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마지막 오름을 올라가는데 뒤에서 따라 오던 주자가 씩씩하게 앞서 나간다. 지금까지 후반에 항상 강하게 달릴 수 있었는데 여기서 추월을 당하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체력도 뒷받침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불편한 왼다리를 추스리며 오르막을 올라 운동장에 들어서도 마지막 스퍼트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나마 Under 3로 만족하며 2시간 55분 28초로 105리 달리기를 마감하였다.

등수는 7등이란다. 작년 기록만 수립해도 4위는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작년보다 달라진 것은 스피드는 그리 나쁘지 않는데 왼다리 햄스트링의 부상으로 왼다리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니 후반 스피드가 저하 되는 것 같다. 이제는 부상치료와 체력보강에 집중을 해야겠다.

“몸에 이상이 없어야 잘 달릴 수 있다.”란 것을 실감나게 느낌 횡성마라톤대회였다. 그리고 휴식도 훈련의 한 과정이란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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