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J3와 함께한 칼바람의 혹한속 12시간 4분에 완주한 지리산 화대종주 본문
영하 20도 체감온도 -30도 지리산 천왕봉(2009. 12. 19)
가는 시간들이 아쉬워 올한해가 가기전 뭔가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었으면 했는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된 J3클럽에서 지리산 화대를 종주한다고 하여 회원가입을 하고 신청을 하였다. 지리산의 화대라함은 화엄사에서 출발 대원사까지 종주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J3에서 "J"는 지리산의 이니셜이고,
"3"은 3대종주로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화대종주, 성삼재에서 천왕봉 왕복종주, 덕산~ 웅석봉 ~ 천왕봉 인월까지 지리태극종주를 뜻하다.
몇년전에 24시간주 준비하면서 화엄사에서 천왕봉 왕복종주를 24시간 이내에 완주한 적이 있어 완주는 하겠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와 내린 눈이 조금은 걸림돌이 될것 같았다.
산은 마라톤과 달리 시간보다는 완주의 개념인데 내려가는 차속에 국가대표 울트라마토너 O O O가 함께 한다고 하여 마음의 부담이 생긴다. 이럴때는 이름이 알려진게 여간 곤혹스럽다. 나는 모르는데 그들이 알고 있으니.....
출발 때 서울에서 차가 막흰 탓에 화엄사 도착시간이 2시를 넘겨 늦어 화엄사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02:20분 출발했다.
그러나 대경지부에서 온분들은 12:50분에 출발을 먼저 했다고 하니 약1시간 30분 늦게 출발이다.
화엄사(02:20) ~ 노고단 산장(03:56)
새벽 2시를 넘긴 화엄사는 글자그대로 고요 적막인 절간이다.
이구간은 바닥이 거의 돌로 이루어진 구간으로 눈이 내린 상태에 계속 눈이 내리니 돌이 미끄러워 중심을 잡기가 힘들어 빠른 주행이 어렵다.
또한, 화엄사계곡은 바람이 몰아 칠걸 생각해 복장은 단단히 챙긴것이 코재까지는 바람이 불지 않아 땀이 나서 속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 모자와 장갑을 벗고 올라도 땀이 많이 났다. 완전히 땀과 한판 씨름을 했지만, 코재에 올라서니 이제 혹한의 지리산을 느낄수 있었다.
노고단 산장 ~ 삼도봉(05:25)
선두권에서 노고단산장에 함께 도착한 3명이 기념사진 찍고 음수대에서 물 한잔하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출발하였다.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지금부터 비교적 고저차가 적은 지리산주능선을 빠르게 진행하였다. 임걸령까지는 조깅이 가능하였다. 이제 뒷사람도 보이지 않아 나만의 명상의 시간이다. 임걸령을 지나고 조금 더 가니 1시간 30분 먼저 출발한 대경지부 회원들의 꼬리가 잡힌다. 연이어 몇분을 추월하여 삼도봉에서 기념촬영 후 다시 진행이다.
삼도봉 ~ 연하천 산장(6:52)
나무계단을 따라 화계재에 도착을 하니 칼바람만 거세게 몰아친다. 이제 다시 또끼봉 까지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어두우니 시야가 좁아 집중을 할수 있어 좋다. 그래서 경주마는 앞만 보게 옆을 보지 못하게 가린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먼저간 분의 발자욱이 있어 그 길을 따라 갈수 있어 다행이다. 가끔씩 보이는 이정표만이 내가 가는 지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북쪽에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을 때는 칼바람이다. 그래서 늘 왼쪽 빰이 생고생이다.
연하천 ~ 벽소령(7:56)
연하천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잔하고 나서는데 곧 날이 밝을 시간이 가까워 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흐린 날씨 탓에 한밤중이다. 여전히 바람은 거세게 몰아치고 왼쪽빰이 무척 시럽다. 바라클을 준비했지만 이마에는 땀이 나는데 볼은 시리다. 형제봉을 오르기전 랜턴을 끄고 진행은 하였다. 얼은 나무에 바람이 부니 나무가 겨울울음을 운다. 산바람은 그 소리만으로 음산함을 느낀다.
벽소령 ~ 세석평전(9:43)
벽소령에서 배낭에 든 김밥을 먹으며 평탄한 길을 가볍게 달려본다. 보온이 잘되어 김밥이 얼지는 않았다. 늘 동계산행에는 보온의 필요성을 실감한다. 덕평봉 오름길에 대형배낭을 맨 산꾼을 만났다. 나도 통상 저렇게 바리바리 무거운 짐을 지고 올랐지만 오늘은 가벼운 배낭이 편하다.
선비샘에서 물 한잔하고 세석으로 향한다. 대경지부에 온 선두권의 모습이 보인다. 이젠는 선두로 나섰다. 이번 J3의 산행방식은 무지원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고 힘든분은 세석에서 거림으로, 장터목이나 천왕봉에서 시간내 도착을 하지 못하면 하산하여 회수버스로 유평리 송년총회장으로 오게 되어 있다.
지난 가을 시청산악회에서 낙남정맥을 시작하면서 기점인 영신봉과 세석평전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촛대봉으로 향한다.
설경이 무척 아름답지만 여유롭게 감상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세석평전 ~ 장터목산장(10:45)
늘 촛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간 힘겨운 오름짓이었는데 오늘은 제법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촛대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내림길을 내려섰다. 아침에 장터목을 출발한 산꾼들이 많이 내려 오는데 어린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극기훈련인지 체력단련인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젊을때 이런 혹한에 지리산을 올라 드높은 기상과 꿈 그리고 웅지를 가졌으면 한다. 하늘이 열리고 푸른하늘과 설경이 무척 아름답다.
장터목 ~ 천왕봉(11:35)
장터목 바람은 자타가 인정하는 바람이 센곳이다. 제석봉을 올라가는데 오르막이 끝나면 몰아치는 바람이 어찌나 쎈지 모두를 다 날려 버릴듯한 칼바람 날씨다. 하지만 바람과 눈이 만든 설화는 더 더욱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해 놓았다. 아내가 지리에 가면 겨울산 사진 많이 담아오란 부탁이 있어 잠시잠시 걸음을 멈추고 설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더 추운곳 더 바람이 부는곳에 풍경이 늘 더 아름다운데 장갑을 벗었다가는 손이 시려워 잠깐만 노출시키는데도 곤혹스럽다.
이번산행에 제대로된 장갑을 끼지 않은 분은 손끝에 동상을 입고 물집이 생긴분도 있고 손이 시려워 탈출을 한 분도 있다고 한다.
난 -20도는 견디는 벙어리장갑이다.
12시경 천왕봉 도착을 계획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랐다. 다행이 여성한분이 하산을 서둘고 있어 사진 부탁하여 한장 남겼는데 손이 무척 시렵다는 표정이다. 지리산은 자주 올라도 늘 천왕봉에 올라 오면 감회가 새롭다. 멀리 내가 걸어온 노고단과 반야봉이 까마득히 보인다.
천왕봉에 올라서면 한민족의 氣를 느끼는 기분이다. 올 한해도 잘 마무리하고 경인년 새해계획도 소망해 본다.
천왕봉 ~ 치밭목산장(12:56)
중봉으로 가는 길은 을씨년스럽고 바람이 모질게 분다. 오늘 천왕봉 기온이 영하 20도에 체감온도 -30도라는데 매서운 칼바람이다.
몇년전 신년산행을 와서 쑥밭재에서 1박후 하봉을 오르는데 어찌난 매서운 바람이 부는지 안부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같이 온 일행이 "이러다가 얼어 죽는것 아니야?" 하길레 "얼어 죽을 때 죽더라도 우선 먹어 둬라.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했는데 그 친구는 지금도 겨울에 추울 때 이말 회자정리 된곤 한다.
천왕봉에서 치밭목산장 까지는 왼쪽빰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다. 왼쪽에서 몰아치는 북풍은 그칠줄 모르고 2명이 지나간 눈길은 바람이 러셀된 길을 금방 지워 버린다. 눈은 무릅 정도 깊이로 빠지는데 다행이 건설이라 쉽게 밀고 나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치밭목산장은 글자 그대로 엄동설한이다. 지금까지 그랬지만 산장을 들리지 않고 하산길이다.
이번산행에는 한번도 엉덩이를 붙이고 쉬지는 않았다. 잠시 기록을 위해 사진찰영을 하는것이 휴식이라면 휴식이되겠다. 물론 먹는것도 걸으면서 먹었다.
치밭목 ~ 유평리(14:24)
치밭목은 눈보라의 세상인데 계곡으로 내려서자 지옥에서 천당으로 온 기분이다. 우선 바람이 불지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홍수로 토사가 유실된 등산로를 따라 내여 오는 길도 만만하진 않다. 계곡의 물도 한잔씩하며 오늘 산행도 생각하며 유유자적하고 내려오는데 대경지부에서 1시간 30분 먼저 출발한 분이 추월을 하겠다고 한다.
난 함께가며 J3에 대하 이야기하고 싶어서 속도를 늦추었는데.... 그렇다면 이에는 이 승부욕이 발동을 한다.
남은 유평리 까지 4.4km를 빠른 속도로 단숨에 달려서 오늘 J3송년회장까지 내려 왔다. 온몸이 다시 땀으로 흠씬 젖는다.
유평리의 감나무는 일손이 부족해 제때 거두지 못해 아직도 빨간 홍시를 달고 선홍색 빛을 띄고 있다.
근데 식당의 사장님이 "아이고 죽겠다고 하고 와야지 그렇게 생생하게 오면 어떻게 하는냐"고 한말씀 건네다.
갈증 후 마시는 막걸리 한잔맛은 오늘의 하루 피로를 달래 주내요. 한해를 보내며 12월의 끝자락에서 기분좋은 하루를 만들었습니다.
<< 댓 글 들>>
쉽지않은 설산의 능선길을 증말 조은 기록으로 잠재우셨네요
완주를 츄카드리며 그 힘찬 기운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09.12.21 17:06
이름 그대로 산달림..대단하십니다.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04:18
지리 주능선 화대종주 지도
지리 화대종주 서울지부 출발전 기념촬영(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출발지인 지리산 화엄사
출발전 긴장한 J3회원들
코재에서 노고단으로 향하는 J3 선두그룹 2명
맨먼저 도착한 노고단 산장앞 기념촬영
하염없이 눈이 내리네요.
삼도봉 : 겨울혹한에 많이 추워 보이지요?
이제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아직도 어두운 밤입니다.
연하천 산장의 샘터 하염없이 눈이 내리지만
물한잔 마시고 바로 벽소령으로 향합니다.
벽소령을 방향을 잡았습니다.
내린눈이 쌓여 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히 쌓여 가지가 부러질까 걱정이 되네요.
벽소령에 도착하니 날이 밝았습니다.
벽소령 3거리 : 여기서 포기를 하고 음정으로 하산한 분도 있다고 하네요.
뿌연하늘에 잠시 햇님을 보려나 했지만 다시 어두워졌습니다.
벽소령 구길 평탄한 길이라 달려서 통과
설경이 아름워 감상을 하며 즐겁게 통과
영신봉 철계단 오르기전에 만난 산꾼 배낭이 큼지막하네요.
연신 눈을 즐겁게하는 설경
겨울산행의 진수는 설경이 아닐런지요?
묵직한 배낭을 매고 벽소령으로 향하는 산악인
낙남정맥의 깃점인 영신봉
주변 설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겨울설화가 곱지요?
겨울의 꽃 설화
세석산장이 고즈넉하게 겨울속에 파묻혔네요.
세석평전 : 신라시대 화랑의 훈련장이었지요.
이제 촛대봉에 올라 섰습니다.
빤히 천왕봉이 잡힐 듯 보입니다.
칼바람이 몰아 치는 촛대봉의 설경도 좋습니다.
이제 장터목산장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장터목 칼비람이 심한 곳이지요.
장터목 주변 설경이 겨울산의 진수를 느끼게 합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을 통해 제석봉으로 오릅니다.
제석봉으로 오르는 계단주변 설화가 만발했네요.
설화는 제석봉에서 천왕봉 사이가 젤로 아름다웠습니다.
눈이 솜사탕같이 곱게도 얼었네요.
여유로운 시간이라면 설경만 찍고 싶었답니다.
겨울산의 멋은 雪花지요?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찬왕봉입니다.
근데 너무 춥네요.
천왕봉 정상은 칼바람에 모두 얼어 버렸습니다.
중산리 쪽은 포근한데 중봉 쪽은 너무 추운데 그쪽으로 진행을 해야 합니다.
중봉 주변의 설경
자연이 만들어 준 예술작품 설경이지요.
따뜻한 곳에서 보는 설경은 아름다운데
현장의 깡추위에서 보는 설경은 너무나 악조건이었습니다.
써래봉을 거쳐 치밭목 산장에 도착
하지만 바람이 너무 강하고 춥습니다. 연신 강풍이 몰아 칩니다.
유평리 계곡은 정말 포근합니다.
새재 갈림길
화대종점 유평리에 12시간 04분 만에 도착
화대종주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일손이 부족해 아직도 선홍빛 감이 달려 있네요.
J3 방장님
17:00에 J3 2009년 송년모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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