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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상고대가 그리워 찾아간 명지산 본문

국내 산행/경기도

상고대가 그리워 찾아간 명지산

산달림 2010. 12. 13. 14:36

 

 

겨울산 하면 생각나는 모습은 나뭇가지에 하얗게 달라 붙은 눈꽃이 아닌가 합니다.

상고대 또는 설화라고도 하는 눈꽃은

겨울철 나무가지에 얼음처럼 달라 붙어 마치 눈꽃처럼 보인다고 하여

겨울산에만 볼수 있는 신비한 현상입니다.

마침 금요일 비가 내려 높은 산엔 눈꽃을 볼수 있겠다는 생각에 산행을 준비했습니다.

 

산행장소로는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1,000m가 넘는 가평에 있는 명지산이 적지라고 정하고 출발하였습니다.

 

 

명지산  산행의 들머리인 익근리에서 차를 내리자

매서운 계곡바람이 옷속을 파고들어 혹한을 실감합니다.

산행 입구부터 내린 눈으로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 올라 갑니다.

 

명지산 승천사 일주문

 

승천사는 비구니 사찰로 겨울에 찾는이가 없어 적막속에 묻혀 있습니다.

계곡에 들어서자 바람이 적게 불어 그나마 조금은 편한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명지폭포 입구

추운날도 눈밭을 걸으면 힘이들어 등줄기에 땀이 맺힙니다.

걸어야 추위를 덜 느끼고 발도 시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 가진 못해도 쉼을 적게 하고 부지런히 걷습니다.

 

명지산 오름길은 금년에 많은 비가내려

등산로의 흙이 유실되어  온통 바윗길을 걷기에 무척이 힘듭니다 

 

눈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

발바닥이 고정되니 조금은 걷기가 편합니다. 

 

도심에서는 접하기 힘든 눈길을

오늘은 걷기 싫을 정도로 실컷 걸어 봅니다.

 

따뜻한 거실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보는 눈과

혹한의 추위에 눈속을 걸어 보는 눈은

꿈과 현실처럼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

 

 

이제 명지산이 1km 남았습니다.

아까 부터 반은 왔냐고 묻곤 하던 아내가

1km 표판을 보고 힘을 얻습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희망이 보이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고통을 감내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를 하게 되지요.

희망의 등불을 켜는 삶을 살아 가는 인생의 좌표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이제 거의 다왔네요.

백둔리 ~ 명지산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계단만 오르면 명지산 능선에 올라서는 겁니다.

오늘은 상판리나 백둔리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없는지 발자국이 없네요.

 

 

능선에 올라 서자 북풍이 확 ~ 하고 몰아 칩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눈꽃은 항상 이런곳에 핍니다.

춥다고만 해서 눈꽃이 피는게 아니라

추운공기와 더운공기가 만나면서 그 수증기가 나뭇가지에 얼어 눈꽃을 피웁니다.

 

출발 할때 쳐다본 명지산 정상에 눈꽃은 아름답게 보였는데

한낮으로 가니 조금은 녹아

최고로 멋진 자연의 모습은 보지 못하지만

그런데로 첫눈꽃 치곤 아름답습니다.

 

파안하늘과 눈꽃이 잘 대조를 이루네요.

 

조금은 녹아

멋진 모습은 보여 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눈꽃은 멋집니다.

 

눈꽃을 보려면 추운날씨와

혹한의 강풍을 견디어 내야 합니다.

 

눈꽃을 찍고 있는데

이제야 힘겹게 아내가 올라 오네요.

빠르지 않지만 쉬지 않고 올라 오는게 대견합니다.

 

파란하늘과 흰눈꽃이 대조를 이루며

겨울산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명지산 정상에 있는 산행안내판

주로 익근리에서 산행을 많이 하지만,

상판리, 백둔리, 적목리에서도 올라 옵니다.

 

점심시간이라 혹한의 바람을 피해

바위틈에서 컵라면을 끓여 먹고 있네요.

 

1,267m 명지산 정상

오후 1시쯤 정상에 올랐습니다.

명지산은 경기도 제2고봉으로 화악산 다음으로 높습니다.

 

 

 

명지산 정상에서 본 명지3봉

북측으로 눈꽃이 보이네요.

 

 

앞으로 펼쳐지는 경기 제1봉 화악산

힌눈으로 덮인 완연한 겨울산 모습.

 

명지산 정상에 있는 전나무에도 눈꽃이 폈습니다.

 

 

명지산 정상 표지판앞에 아내

명지산 정상의 체감온도는 아마 -15도는 될것같습니다.

이런 혹한에 불평 없이 올라와 준게 고맙지요.

 

 

점심 끓여 먹을 곳을 찾으려고 걷다보니

바람이 눈을 몰아 놓은 곳은 무릅까지 눈이 빠집니다.

 

양지쪽 바위를 바람막이 삼아

준비해온 떡국, 라면을 끓여 먹고,

삼겹살을 구워 서울장수 막걸리 한잔이면

이순간 부러울게 없답니다.

 

지금 이순간의 떡라면이 고급 식당의

소고기등심에 비 할수 있을까요?

 

등심과 라면을 비교하지 말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소중함을 보지 못하고

하늘에 떠도는 행복을 찾으려 헤메고 있지는 않는지요?

 

 

이제 뱃속을 든든히 채웟으니 하산을 합니다.

가파른 하산길이 몹시도 미끄럽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향봉으로 내려뻗는 1,078봉 까지는

북풍을 온몸으로 맞고 내려서야 합니다.

혹한의 북풍은 정말 매섭습니다.

그래서 바라클까지 착용하여 최대한 감싸고 내려오는데

방한장갑을 끼고 있는데도 손이 시렵다고 합니다.

 

어쨋던 이고비는 넘겨야 하기에 스틱은 내가 받고

손을 배낭과 허리사이에 넣고 내려 옵니다.

정말 매서운 칼바람입니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포근합니다.

기온이 추운것보다 바람이 더 춥게 만듭니다.

음지인 익근리계곡은 유난히 빨리 해가 집니다.

 

익근리 계곡이 꽁꽁 얼었습니다.

여기는 겨울의 중심입니다.

 

바위위에도 눈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내년 봄까지 동장군은 물러 가지 않을것 같습니다.

 

눈꽃이 그리워 오른 명지산이지만

생각보다는 매서운 추위와 강풍에 힘든산행이 되었지만

겨울산의 백미 눈꽃도 보고

발목이 시리도록 눈길도 걸어 보았다.

또한, 미리 혹한을 체험하고 나면

예방주사를 맞은것 처럼 웬만한 추위는 쉽게 견디고

감기도 걸리 않는 올겨울이 될것 같다.

 

추위야 물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