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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산티아고 순례길 12일차 메세타지역 카스트로헤리스 30.3km 본문

해외 걷기여행/산티아고길

산티아고 순례길 12일차 메세타지역 카스트로헤리스 30.3km

산달림 2016. 9. 22. 20:49



2km를 걸으면 지나는 칼사디스 마을을 지날때 어둠이 걷힌다.



메세타지역을 걷는 날이다. 5시 30분에 길을 나섰다.

메세타 지역은 순례자에게 꽤 유명한 지역이다.  힘들어서 부르고스에서 점프해서 이구간을 빼고 버스로 건너 뛰는 순례자가 많은 구간이기도 하다. 단조롭게 느껴 지는 끝없는 밀밭길에 온몸으로 스페인의 작열하는 태양을 받아야하고 비라도 오는 날인 진흙길을 걸어야 하는 지역이 메세타 이다.

 

간밤에 묵은 알베르게는 기부제로 운영되는 알베르게로 운영자도 자원봉사자이다.

기부제로 운영 되는 알베르게는 대부분 이런 형태로 운영이 된다. 어제밤은 쌀쌀한 기온탓에  조금 춥게 잤는데 재산등록 문제로 신경을 썼더니 순례길이 엉망이되고 밤에는 잠도 설쳤다. 그래도 길에 서야 했기에 무거운 몸으로 걷는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땅이 축축하다. 어둠속에 마을을 빠져 나오는데 길 안내 표시가 없어 잠시 헤매다가 길을 찾았다. 어두울때는 길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아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


첫번째 마을인 칼사디스에 도착하니 주변이 서서히 밝아 오는데 부르고스 입구에서 헤어졌던 대학생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가 잔 알베르게가 만원이 되어 여기 까지 왔는데 이곳도 만원이라 30유로를 주고 호스텔에 잤다고 했다.

 

다음 알베르게가 멀어 어쩔수 없는 일이다. 순례길에 서면 좀 여유롭게 걸으려고 해도 순례자수가 많아 숙소 확보가 늘 관건이다. 그런 호스텔 마져 없다면 그 다음 마을까지 가던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와서 숙소를 잡아야 한다. 그래서 빨리 출발하고 빨리 숙소를 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전구간이 그런건 아니다. 알베르게가 적은 작은 마을에 잘때가 제일 문제가 된다.


메세타는 스페인어로 고원이란 뜻으로 이 고원지대에 올라서면 사방을 둘러 봐도 끝없는 둥근 밀밭 밖에 보이지 않고 사람도  거의 만날 수 없다.

 

그런데 늘 오후만 되면 비가 내려 진흙인 순례길이 반죽을 해 놓은 뻘깥아 엉망진창이 된다. 그 진흙이 얼마나 찰진지 신발이 착착 달라 붙어 떨어지지도 않고 미끄러럽기 조차 하다. 그러다 보니 발이 묵직해 진다.


그 길이가 수km나 되니 걷기도 힘든데 가끔 자전거 순례자는 여기서 거의 초죽음이 된다. 도저히 자전거를 탈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끌발를 한다. 운이 좋아 땅이 말라 있으면 물위로 탈수는 있다.

그래 인생도 늘 맑음만 있나. 살다보면 흐린날도 비온날도 있듯 순례길도 늘 좋은 길만 있는게 아니다. 진흙길도 아스팔트길도 있지 않는가. 그냥 길을 걷는다.


바다 수평선에서 보면 지구는 둥글다 느꼈듯 여기도 지평선에서 지구는 둥글다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메세타(Meseta)에서.이 길에서 들리는건 자연의 소리밖에 없고 그늘이라고는 없다. 태양이 내려 쪼이는 날에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된다.


먼지, 진흙, 태양과 비가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그리고 천년이 넘는 세월속에

수 천 명에 수 천명을 곱한 순례자들.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불렀는가?

어떤 신비한 힘이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그것은 별들의 땅도,

대성당들도,,

나바라의 산악도 아니며

리오하(Rioja)의 와인도 갈라시아의 해산물도

Castilla의 넓은 들판도 아닐진데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불렀는가?

어떤 감춰진 힘이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그것은 까미노에서 만나는 인연들도 

시골의 풍습도

역사와 문화도 아니며 

Calzada의 닭들도, 가우디의 궁도

Ponferrada의 성경책도 아닐 것이다.


스쳐 지나 가면서 보는 모든 것과 모든 것을 보는 즐거움

그러나 더 심오한 곳에서 부터 나를 부르는 소리

나를 밀어 주는 힘

나를 이끄는 힘을 나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다.

오로지 저 위에서 계신 분만이 아실 것이다.


    - Eugenio Garibay 수사 -


진흙 길이 끝나는 온타나스에는 10시 50분에 도착하여 Bar에서 핫쵸코를 주문했는데 달아도 너무 달다. 그래도 허기에 지쳐 당이 필요해 깨끗이 먹었다. 진흙길이 끝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 동양인으로 대만아가씨를 만났다. 피부색이 비슷하니 친근감이 간다.


카스트로헤리스까지는 양주에서 온 아가씨와 함께 걸었다.순례길의 길동무는 만났다가  헤어지고 헤어졌다가는 만나는게 일상이다. 산 안톤으로 가는 길에 한국 자전거 순례자를 만났다. 남미나 유럽에서는 많이 만났는데 한국에서도 자전거 순례자를 만나니 반갑디고 크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대만에서 온 아가씨 순례자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열심히 걸어 카스트로헤리스 공립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침대를 배정 받았다. 조금만 늦었으며 더 걷던지 사설알베르게를  찾아야 했다. 알베르게 앞에는 "Full"이란 안내판이 내걸린다.


햇살이 너무좋아 빨래를 하여 널고 마을 나들이를 했다. 양주아가씨와 함께 마을구경에 나섰는데 그녀는 뒤에 순례길에서 만난 언니가 뒤에 오는데 만나자고 한다면 내일은  느지막히 천천히 걷겠다고 했다.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은 인구 천여명이 사는 이곳에서는 꽤 큰마을인데 주로 나이 지긋한 노인네들이 많이 산다.

특히 한낮에는 시에스타에 빠져 사람구경하기 힘든다. 마을뒤에 산꼭대기에는 9세기 지어진 허물어진 성이 있는데 피곤하여 마을 성당만 둘러 보고 이 마을의 풍습에 따라 시에스타를 즐기고 저녁은 오랫만에 식당에 가서 순례자 셋트메뉴로 먹물 빠에야를 먹었다. 순레자 셋트메뉴에는 늘 와인 1병이 나온다. 가격은 14유로.


빠에야는 쌀로 만든 음식이라 동양인들이 특히 즐겨 먹는데 새우빠에야와 맥주를 한벙 마시니 더위가 날아 간다.

이곳 5월의 날씨는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게 추위를 느끼지만 한낮에는 더위를 느낀다. 그리고 오후 2시 전후로 비가 내리는 것도 일상적이 었다.


오늘은 메세타 지역의 진흙길이 특히 인상깊은 하루였다.

알베르게에서 대전에서 오신 부부팀을 만났는데 나이는 회갑을 넘기고 부부가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산티아고길을 걷겠다고 파리공항에 내렸는데 마침  작년 가을에 산티아고 길을 걷고 너무 좋아 다시 왔다는 아주머니 2분과 만나 동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4분이 혼성팀으로 지금까지 걸었고 앞으로도 함께 걷는다고 했다. 그후 두어차례 만났는데 속소 예약에 특별히 신경을 쓰며 걷고 계셨다.참 재미있는 분이셨다. 순례길의 만남은 잠시나마 남의 느낌을 엿볼수 있어 좋았다. 카스트로헤리스는 전망이 좋은 마을이다.


아직도 경관조명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칼사다스 마을 성당



메세타로 가는 끝없는 밀밭


보이는 건 밀밭 밖에 없는 메세타지역


가끔씩 만나는 언덕


순례자들이 남긴 흔적

신발과 와인병



언덕은 넘어 작은 마을로 가는 순례길



가끔씩 만나는 십자가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한 날의 순례자들

복장이 두툼함


강낭콩밭과 풍력 발전기


끝없는 밀밭길



진흙길의 메세타 지역

차지고 미끄러운 이런길이 수 Km 이어짐

진흙이 신발에 달라 붙어 가끔 진흙을 풀에 닦고 걸어야 함.



메세타 지역에서 만나는 십자가



진흙 끝! 고생 끝!

 언덕아래 마을 온타나스 진입 직전

이 마을에서 너무 달콤한 핫쵸코를 먹고 출발.




산 미겔 유적지



순례길 주변 풍경


수도원


카스트로헤리스 입구의 고풍스러운 성당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표지석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뒷편 산꼭대기의 고성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주변 풍경


선인장인가?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의 성당 종탑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의 풍경


그때 끄적 거렸던 알베르게 방명록


마을뒤 산꼭대기로 올라 가는 길


시원스러운 자연 풍경


자전거도 이렇게 하면 예술품?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풍경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성당


마을뒤 패허된 고성



순례자 상


순례자 메뉴 해물 빠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