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산티아고 순례길 22일차 비아프랑카를 지나 베가 가는길 본문
간밤에 잔곳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로 방마다 2개의 침대가 놓인 산장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성당을 가운데 두고 반원형으로 배치된 알베르게다. 오랫만에 둘이서만 자는 방이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푹 잤더니 새벽에 깨었다가 다시 잤는데 깜빡하는 사이에 6시가 넘어서 일어 났다.긴장이 풀린 탓이다. 연 2일째 30km가 넘는 길을 걸었더니 피곤했나 보다.
동행자는 깨울때 까지 자는 버릇이 있어 아무리 말로 해도 되지 않는다. 천성은 충고나 잔소리로 고쳐지는게 아니다. 그르려니 해야지 내 마음이 편하다. 늦었지만 걸을려면 헛헛한 뱃속을 채워야 걷기에 알베르게에서 주는 오렌지쥬스와 빵을 챙겨 먹고 출발하는데 밖이 훤한게 평소보다 30여분 늦어 졌다. 왜 길위에 서면 자꾸만 마음이 바빠지는지 모르겠는데 그게 지금까지 바삐 달려온 생활의 습관이 몸에 베인 탓은 아닐까?
천천히 오르막을 올라 피에로스 마을을 지나고 포도밭을 지나면서 구름사이로 일출을 보았다. 남부에 비해 작은 포도밭인데 산악지방으로 고냉지 포도가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 그래서 높은곳에 포도 밭이 있고 마을 주변에 낮은 안개가 자욱히 깔린 서정적인 아침이다.
5.1km를 더 걸어 비야프랑카를 지나는데 멋진 알베르게가 자리잡고 있고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티아고 성당이 나타나는데 성당 북쪽에는 '용서의 문'이 인데 중세 순례자들은 산티아고까지 갈수 없는 경우에 여기서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와 같이 사죄의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야프랑카는 '또 다른 산티아고'라 불린다. 이 성당이 유명한 이유는 중세에 이루어 졌던 이런한 육체와 영혼의 '대안적 치유'가 현대 순례자에게도 허용되기 때문이다.
잠시 깜빡하는 사이에 길을 잘못들어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순례자가 보이지 않아 마을을 돌아 다리를 건너 순례길을 찾았다. 순례자들도 호텔에 투숙하면서 걷는 유럽인들도 많은데 편안한 잠자리를 알베르게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탓도 있는듯 하다.
비아프랑카를 지나면 차도와 길을 나란히 하면 걷는 길이다. 9시가 넘어 아침을 가볍게 먹은 탓에 고속도로 아래 공터에서 오렌지와 빵으로 배를 채우고 트라바델로로 가는데 자전거 순례자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차길이 싫으면 부르비아 다리를 건너자 마자 오른쪽 산길을 걸으면 호젓한 길을 걸울 수 있다.
여기서 진주에서 오신 부부 순례자를 만났는데 두분다 공직에 있다가 4 ~5년을 남겨두고 미리 명예퇴직하고 40일 예정으로 순례길에 나섰다고 한다. 그리고 다리 힘있을 때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해 보고 싶은게 부부의 소망이란다. 인간은 각기 추구하는게 다르다. 보다 높게 올라 가려는 욕망을 가진이가 대분분인데 높이 보다는 넓게 살려고 하는 이도 요즘엔 늘어나고 있다. 그 자리가 영원히 자기 것인 양 생각이 되겠지만 그건 잠시 머물다 떠나는 것 아닌가?
오늘은 주말이라 에스파뇰인들이 순례길에 나선 사람이 많아 알베르게가 빨리 채워지기 때문에 서둘러 숙소에 도착해야 하는 날이다. 차도와 함께 했다가 가끔씩 마을을 들려가기도 하고 연이은 작은 마을을 지나 정오를 조금 넘기고 길가에서 캔맥주 한통을 비우면서 갈증을 풀고 베가(Vega)로 향했다.
오늘도 독일인 친구와 그의 친구 대머리 아저씨와 함께 했다. 순례길 초입인 산토도밍고부터 줄곳 비슷한 걸음으로 같이 걷고 있는데 주로 공립알베를 고수하고 있는 탓에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간 30km를 고수하더니 오늘은 거리를 줄이고 베가마을 알베르게에 함께 들었다.
이곳은 부엌이 있고 5유로 제일 저렴한 알베르게중 하나고 마을에 2개 상점이 있어 필요한건 살수 있었다. 그간 아끼면서 먹던 미소된장도 이제 마지막으로 끓여 먹으면서 삼겹살로 생각하고 구입한게 베이컨이다. 비노(Vino) 한병도 사서 된장국과 쌀밥으로 근사한 저녁식사를 하였다.
저녁식사후 잠시 마을 산책을 하였는데 너무 작은 마을이라 둘러볼 때가 없다. 마을위 산등성이에 고성이 있는데 거기까지는 너무 멀어 다녀 오기엔 체력소모가 너무 커서 내일을 생각하면 휴식이 필요하다. 이곳 마을도 오래된 마을인지 시냇물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데 건설년도가 1947년이고 그 다리를 건설한 사람을 조각해 놓았는데 그당시 실명제를 한 셈이다.
우후 4시간 넘었는데 3일전에 만났던 일본인 친구가 발길을 제촉하며 다음 마을로 걸어간다. 같은 동양인이라고 눈인사를 나누고 오는데 길가 밭에는 백합같이 생긴 우아한 꽃이 야생으로 자란다. 한국에서는 온실에 재배되는 식물인데 여기는 그냥 풀같이 잘 자라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제 순례길도 남은거리가 185km 정도 인데 정리의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왜 걷지? 그게 구하려 한다고 구해지겠는가 수없이 생각한 내가 걷는 이유는? 그게 그냥 내려 놓고 버리는게 답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려 놓는것. 버리는 것. 그게 답으로 가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수련중에 늘 아침이면 '나는 누구냐?' 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은 질문이 아니던가?
남은 순례일도 7일정도. 그 답을 찾아 가보자.
카카벨로스에서 어두컴한 여명에 길을 나선다.
동녁에 먼동이 터 온다. 이럴때 길을 걷는다는게 행복하다고 느낌
뒤돌아본 카베벨로스 시가
포도밭 위로 드리워지는 안개
구름 사이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
스페인의 전통 시골집
여기도 시골은 늙은이만 남고 젊은이는 도시로 나가 빈집이 많다.
남부에 비하면 그리 크진 않지만 광활한 포도밭
생경한 느낌으로 맞이 하는 아침
청량감이 느껴지는 아침
비아프랑카가 3.3km 남은거리 거리 표시판
포도밭 위로 2그루의 멋진 나무
스페인은 포주주 주요생산국
그래서 막걸리 값만큼 싼 와인값
비아프랑카 가는 길에 언덕위 산티아고 성당
알베르게에서 길을 나서는 순례자
마르케세스 궁
비야프랑카 시내
중앙광장(Plaza Mayor)
유서깊은 비야프랑카 시내
부르비아 다리(Rio Burbia)
차도와 함께 걷기 싫다면 프라델라 루트를 걸을려면 다리를 건너 50m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 서면 됨.
어디선가 손수레를 끄는 노인을 지나쳐 왔다. 이 없이 잇몸만 드러낸채 미소를 짓는 모습이 왠지 심금을 울려 우리 아버지 같다는 인상마져 받았다. 눈물이 솟구쳐 아무 말없이 자리를 떳다. 내가 점점 변해가고 있다. 지난시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까닭이 무었일까? 시각의 변화, 감정의 큰 파도가 나를 압도하고 있다. 마음이 활짝 열린 탓에 가슴이 아플지경이다. 의식의 자각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는 중인가 보다. 온전히 맑고 명쾌한 순간의 마음은 그져 몽롱할 뿐이다.
뒤돌아본 비아프랑카 모습
순례길을 아침 조깅 나온분이 달리고 있다.
나도 달리고 싶다는 마음.
순례자들은 걷다가 지치면 이렇게 쉼터가 나오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
길거리의 커피잔
저마다의 방식으로 순례길 걷기
큰 배낭도 작은 배낭도 스스로 만드는것 아닐까?
풀을 뜯는 양들
라 포르텔라
아직 조금은 더걸어야 오늘 목표지인 베가에 도착
산티아고까지 남은 길은 190km
오늘따라 주말인 탓에 자전거 순레자가 많다.
어느 마을의 귀여운 스페인 인형
베가에 도착하였다.
알베르게 앞 산등선에 고성이 보인다.
함 올라 가봣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내일 걸을 걸 생각하면 휴식
이제 갈리시아지방의 산촌
그 넓은 평야는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조그마한 베가 마을
나무 조형물
산위로 보이는 로마시대 고성
1949년 건설된 베가의 작은다리
그 당시 토목 기술을 엿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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