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철이른 설악 단풍 본문
가을이 온것 같은데 여전히 덥다. 가을은 어디메쯤 오고 있을까 가을을 만 나러 가야겠다. 한계령에서 입산통제 시간이 12시니 동서울터미널에서 09:20 버스를 타야 입산통제에 걸리지 않고 입산을 할 수있다.
이제 산도 시간이 정해져 있어 마음데로 가지 못한다. 자유롭기 위해 가는 산이 자꾸만 속박을 하는것 같아 마음이 편하진 않다. 그래도 춘천간 고속도로가 똟여 2시간 10분만에 한계령에 내려 놓으니 마음만 먹으면 뒷동산 가듯 설악산은 갈수 있는 편한 세상이다. 주말이야 밀리겠지만 주중엔 이리도 한가하니 주중에 여행할 수 있는 큰 혜택을 누려 본다.
11시 40분에 배낭을 챙겨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계단을 오르니 625 참전 위령비가 있고 한계령 입산 감시초소가 있다. 아직은 입산통제 시간 12시를 넘기지 않았으니 여유있게 철문을 통과한다. 외국은 등산을 하다보면 산에는 입산에 대한 통제가 거의 없는데 유난히 통제가 많은 우리나라 국공이다.
자유를 찾아 산을 찾았는데 이런 규제가 자꾸만 속박 같이 느껴지니 자율적으로 알아서 하는 외국의 사례같이 바뀔 수는 없나.
미시령에서 미시령 3거리까지는 된 비알이고 계단이 많은 구간이다. 계단 또한 한국 산에만 많은 시설물이고 산행자를 고려하지 않은 국공의 관리에 편하고자 한 시설물중 하나다.
사람마다 제각기 보폭이 다르고 신체 조건이 다른데 획일적인 보폭을 규정하는것은 산행을 힘들게 하는 요소중 하나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산행객은 계단이 있어도 옆에 길이 있으면 그 길을 걸을려고 하지 계단을 이용하지 않는다.
참 체력 소모가 많은 계단길이다. 입산시간에 쫓겨 한계령 휴게소에서 미리 점심식사를 하지 않고 올랐더니 시장기가 온다. 느늘에서 사과를 한개 먹고 있으니 그새 가을 바람이 불어 시원함이 느껴진다. 습도가 높은 여름바람이 사라지고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부니 바야흐로 산행을 하기 좋은 계절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계삼거리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철모르고 물든 단풍이 더러 보인다. 아직은 단풍의 계절은 분명 아닌데 가끔 빨갛게 물든 단풍이 산객은 반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세월을 말해주듯 설악의 역사를 말해 준다.
자주 돌길을 걸어야 하는 서북능선인데 등에 맨 배낭무게로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 서북능선을 몇차례 다녔지만 그리 험하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험하다 느껴지니 그게 나이 탓인가.
끝청에 올라서니 북으로는 멀리 금강산까지 남으로는 점봉산 줄기가 시원스레 뻗어 있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음이 틀림이 없다. 불렉야크의 "100명산"팀들이 온갖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다. "남는게 사진 뿐이라고" 그래도 마음속의 느낌으로 간직하고 있어도 좋을 듯하다.
이제 중청이 가깝다. 둥근 버섯공 같이 생긴 걸 지나면 중청대피소다. 평일임에도 설악을 찾은 산객이 생각보다 많이 대피소에 모여 있다. 일상의 힐링으로 등산만하게 있나 싶다. 원래 오후 6시부터 대피소 입실인데 30여분 전부터 입실을 시커준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남자 대피소는 지하 1층으로 101번을 준다. 60대 이상은 대피소 1층을 주고 좀 젊은이는 2층을 준다.
사연 많은 중청 대피소도 2018년까지 헐리고 희운각대피소를 확장하는 계획이 있어 몇번이나 더 중청대피소를 이용할 수 있을지 오늘도 또 한번의 추억을 남기며 중청대피소에 든다. 매점에는 햇반, 가스, 2L물 등이 있어 무겁게 지고 올라 오지 않고 여기서 사서 먹는 산객도 더러 있다.
취사장에서 물이 나오니 식수로 사용하여 밥짓고 찌게와 쇠고기 구이로 저녁식사. 단촐하니 좋다. 혼자오니 분답지 않고 오붓하게 빠른시간내 끝낼수 있어 좋다. 모서리에 잡은 아저씨 4분은 불판에 지글지글 굽고 끓이고 이슬이가 자꾸 쌓여 간다. 그게 지금까지 나의 자화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온듯 안온듯 조용히 다니면서 산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좋은것 같다.
국내 산장은 저녁 식사를 하고나면 할 후 있는게 별로 없다. 알프스 산장은 커피도 와인도 한잔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을 수 있는데 많이 열악한 환경이다. 밤 21시 취침및 소등시간인데 오랫만에 산을 오른 몇분은 그냥 쓰러져 잔다. 코를 골면서.
흐릿한 전등 불빛아래서 가져온 책 " 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란 책을 읽는데 치유와 회복의 길로 알려진 일본 시코쿠 88사찰 순례기이다.30의 젊은 나이에 방황할때 이길을 걸으며 치유를 했다는 체험수기 형식의 책인데 산과 잘 어울리는 책이다. 혼자 여행에서는 책이 유일한 벗이기도 하다.
정각 9시 소등. 어움속에 빠진다. 이젠 하루를 정리하며 휴식의 시간이다. 내일은 그간 가보지 않았던 불심의 길인 소청봉에서 봉정암을 들려 사리탑을 참배하고 가야동계곡으로 내려서 오세암으로 갈까 한다. 그리고 영시암과 백담사까지 "불심의 길"이다.
대피소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일출을 보는 산객과 서둘러 길을 나서는 분들로 새벽 4시 30분 부터 부스럭 거려 누워있기가 불편하다. 배낭을 꾸린다고 랜턴 불빛이 번쩍거려 더 이상 인내하기는 어렵다.
취사장에서 간밤에 먹고 남은 밥과 찌게를 넣고 끓여 간단히 식사를 하고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대청봉 일출을 보러 올랐다. 9월 중순인데 아침기온이 7.5℃로 쌀쌀함이 느껴진다. 대청은 늘 바람이 있어 체감온도는 영하의 기온이다. 바람막이를 챙겨 자크를 최대한 올려 잠그고 대청을 올랐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새벽날씨다.
6시경 일출시간인데 벌써 동해바다는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고 온세상을 붉게 물들인다. 그리고 구름위로 해가 솟아 올라야 하는데 구름이 먼저 올라 오니 보일듯 말듯한 일출은 계속 쉽게 보여주지 않을듯 자꾸만 구름이 피어 올라 온다.
근 10여분을 지나 구름위로 살포시 새색씨 마냥 얼굴을 내민다. 일출은 볼때 마다 생명의 잉태를 느끼게 하여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렇게 또 하루가 시작된다. 대청봉에는 바람과 추위로 오래 머물수 없어 시린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서둘러 중청대피소로 내려 왔다. 이제 하루 밤을 같이 한 산객들은 저마다의 갈길로 길을 떠난다.
아직은 추위를 느껴 방풍의를 입고 소청으로 향했다. 이곳으로 가다 보면 천불동 계곡이 한눈에 들어 오고 공룡능선과 화채봉 능선이 뚜렸이 보인다. 설악은 바위가 많고 그 모양이 다양해 아름다운 산이다.
소청대피소에 도착해 내려다 보면 앞으로 용아장성 능선이 뚜렸하다. 지금은 통제구역이지만 그전에 두어번 용아릿지를 걸었는데 내려다보는 가야동계곡이 그리 멋질 수 없었다. 암벽장비를 착용한 바위꾼에게는 입산을 허용해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본 다.
봉정암에 도착하니 오늘은 마냥 조용한게 적막감마져 돈다. 불교의 특별한 날은 아닌 탓인가. 계단을 올라 사리탑 앞에 섰다. 참 전망이 좋은 곳이다. 탑전에 올려 논 공양미의 비닐 봉지를 작은 새가 주둥이로 쪼아 구멍을 내고 속에 있는 쌀은 꺼내 먹는다고 분주히 날아 다닌다. 이 사리탑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곳으로 불교 신자들이 높은 곳에 위치한 봉정암까지 사찰 순례를 온다. 사라탑앞에 정좌를 하고 앉으니 마음이 잔잔해져 옴이 느껴진다.
오늘 하산길은 수렴동계곡이 아닌 오세암으로 가는 길을 잡았다. 사리탑 너머로 내려 서는 0.8Km 구간은 급경사 지역으로 험한 길인데 나이 드신 보살님들이 어찌 다니셨는지 궁금해 진다. 그리고 작은 계곡을 가로 질러야 하는데 비가 내릴 때는 설악산의 특성상 계울물이 갑자기 불어 나는 구간이라 이용을 자제해야 할 구간이다.
가야동계곡 까지는 평이한 길이지만 가야동계곡에서 오세암까지는 계곡과 능선을 몇개 넘어야 하기에 오름과 내림이 심해 체력소모가 많은 구간이다. 그러나 가을에 단풍이 들면 고운 산길이 될것 같다.
오세암에서 울러 퍼진 염불소리를 들으며 오세암에 도착을 하니 매일 14시까지는 무료 공양을 제공하고 있었다. 공양주님이 지나가시며 "점심 공양을 하고 가시죠." 하시는데 아직 11시도 되지 않아 "좀 이른것 같아서요." 했더니 부엌으로 가시더니 인절미를 주시며 2시간이면 백담사까지 나가니 먹고 가라고 하신다.
그 친절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절에 오면 마음이 편해 지는건가. 오세암을 나서 능선에 서면 만경대를 다녀 올 수있다. 늘 바빠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어 다녀오기로 했다. 설악산에는 3곳의 만경대가 있다. 만경대는 주변을 잘 볼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을 말하며 오세암앞과 남설악 최근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한 곳과 양폭산장앞 바위위가 그곳이다.
그중 오세암 앞의 만경대는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전망대다. 특히 가야동계곡의 천왕문을 정면으로 볼수 있는 전망포인트다. 만경대를 내려와 영시암으로 가는 길에는 아름들이 전나무가 오세암의 역사를 말해 주는듯 하다.
영시암에 내려 와 잠시 목을 축이고 백담사 가는길은 설악에서 가장 편한 길중 하나다. 완만한 평지에 왼쪽으로 수렴동계곡의 맑은 물과 함께 걷는 길. 가장 설악다운 걷고 싶은 길이다. 외설악의 지루한 외선대 비선대 가는 길 보다는 더 자연미가 풍기는 그런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예전 백담산장앞에는 유네스코 자연기념비가 있고 백담사에 들어 서면 늘 "님의 침묵"을 쓴 한용운님이 생각나는 백담사다.
그런 백담사가 오늘은 평일이라 더 고즈넉해 좀더 여유롭다. 그냥 설악이 생각나 갑자기 떠난 설악의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설악은 늘 어머님 품안 처럼 따쓰했던 설악산행이었다.
9월 중순에 물든 단풍
철 모르고 물든 단풍
2018년까지 철거 예정인 중청 대피소
중청에서 내려다 본 천불동 계곡
중정대피소 모습
중정대피소 내부 침상
중청에서 본 대청봉 모습
설악의 운해
일출전 여명
대청봉에서 본 동해 일출
대청봉 일출 가을 해맞이
1,708m 대청봉
일출을 기다리는 등산객들
설악의 운무
내설악을 볼수 있는 소청대피소
내설악의 운해
봉정암 진신사리탑
용아장성 바위봉
용아장성 릿지
용아장성길
봉정암
봉정암 오세암길 안내표시
오세암 점심 공양
누구든지 먹고 가세요.
오세암 동자전
만경대에서 본 오세암
백담사 돌탑
고찰 백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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