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서포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을 찾아 노도 본문
김만중은 조선 숙종 때 서인으로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권력 싸움에 인현왕후 편에 있던 인물로 장희빈이 왕자를 낳자 세자 책봉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고 남해로 귀양을 오게 된다. 섬 속의 섬인 이곳 노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쓴 '구운몽'은 이곳 남해 노도에서 그 소설을 썼다. 노도는 백련항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다. 첫배가 8시 30분이고 다음배가 10시 30분에 있다. 12인승 노도호에는 여행자와 낚시꾼으로 정원을 초과하여 15명은 탄 것 같다. 요금은 왕복 6,000원으로 배를 타고 인적사항으로 성명, 생년월일, 휴대폰 전화번호를 적고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선장님도 배표를 끊어주는 분도 70은 훌쩍 넘은 어르신이다.
잔잔한 바닷물을 지나면 금세 노도다. 선착장에는 '노도 문학의 섬' 조형물이 반긴다. 11가구에 15명이 살아가는 작은 섬이다. 잘 정리된 까끌막 길을 올라 서면 노도 문학관이 나온다. 책을 전시하고 읽을 수 있는 문학관으로 카페 같은 분위기다.
작은 섬에 어울리지 않는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700m를 걸으면 서포 문학관이다. 이곳은 서포 김만중의 일대기와 그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을 갖추고 있다. 먼저 영상관에서 그의 성장배경 영상을 관람했다. 이곳에는 남해군청에서 나온 해설사가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다.
김만중은 숙종 때 서인으로 장희빈이 낳은 아들의 세자책봉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이곳 노도로 유배를 왔다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노도에 살았다. 그는 어머님이 책 읽기를 좋아하여 생일날 선물로 구운몽을 지었다는 일설도 있다. 어릴 적 어머님이 호롱불 아래에서 일으시던 구운몽의 내용은,
육관 대사의 제자인 성진은 선계에서 불도를 수행하던 중 심부름으로 용왕을 만나고 오는 길에 여덟 명의 선녀를 만나 시를 주고받으며 즐기다 돌아온다. 돌아온 후 성진은 자신이 수행하는 불도에 회의감을 느끼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수행에 집중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성진의 마음을 눈치챈 육관대사가 성진을 인간세상으로 내려 보내 양소유라는 사람으로 환생시킨다. 인간세상에서 비범한 능력으로 높은 지위와 금은보화를 얻게 되고 성진과 마찬가지로 인간 세계로 내려온 여덟 명의 선녀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2명의 부인과 6명의 첩을 거느리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양소유에게 한 노승이 찾아오는데 그는 육관 대사였다. 알고 보니 인간세상으로 가게 된 것은 꿈이었고, 꿈에서 깨지 못하는 성진을 깨우기 위해 육관 대사가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 꿈에서 깬 성진과 여덟 명의 선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불도를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구운몽의 구(九)는 소설 속의 주인공인 성진과 8 선녀를, 운(雲) 인간의 삶을 한낱 구름에 비유한 것이고, 몽(夢) 꿈이라는 것이다.
서포 문학관을 나오면 언덕위에 그가 살았던 터에 초막이 자리하고 있다. 툇마루와 방 2칸에 부엌이 있는 작은 초가집이다. 집 앞으로는 남해 두모마을이 빤히 바라다 보인다. 노도란 섬의 내력은 임진왜란 때 수군이 쓰는 노로 사용하는 참나무가 많았다고 하여 노도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 능선에 구운몽원에는 주인공 양소유와 팔선녀 가춘운, 정경패, 계섬월, 진채봉, 적경 홍, 심요연, 이소화, 백능파의 상이 4명씩 설치되어 있고 신분상으로는 공주, 귀족 딸, 이름난 기생, 귀족의 몸종, 심지어 용왕의 딸까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로 묘사된다.
위로는 사씨남정기원에 그들의 인물이 전시되어있고 산 정상 아래에 정자는 전망대로 '그리움의 언덕'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급경사길 사면을 내려오면 작가 창작실이 자리하고 있다. 남해군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월 10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작가들이 3개월간 머물며 집필 활동을 한단다. 현재도 세분이 계신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 펜션이 있고 작은 매점도 있지만 식당은 없다. 이 섬에서 살려면 생필품의 대부분은 남해에서 싣고 와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돌아오는 노도호 뱃전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이 세상으로 소풍을 나왔다 돌아간다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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