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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023 Jtbc 서울마라톤 춘마보다 꼴랑 2초 단축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2023 Jtbc 서울마라톤 춘마보다 꼴랑 2초 단축

산달림 2023. 11. 6. 05:57

2023 Jtbc 서울마라톤 완주 메달

 

춘마 일주일 후에 열리는 대회라 완전한 피로회복은 덜 되었다. 주로가 좋고 여럿이 서울도심을 달릴 수 있는 대회라 참가했다. 춘천마라톤 때 보다 더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근 10여 도가 높고 거기다 비 예보까지 있는 최악의 조건이다.

도심을 통과하니 교통체증을 예상해 8시 출발이다. 참가 인원수에 비해 물품보관이 늦어 긴 줄을 서야 했다. 일일이 스티커 붙이고 비가 온다고 펜으로 글씨도 썼다. 그러니 늦어질 수밖에. 물품보관을 끝내니 30분 여유 밖에 없다. 10km, 풀 참가자가 5만 명? 복잡하고 복잡다.

A그룹은 인원이 많아도 너무 많다. 콩나물시루같이 섰다가 출발이다. 주로가 좁아 출발 총성이 울렸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빨리 달리지 못하는 이들이 그룹을 지어 달리니 비집고 나갈 틈이 없다. 애당초 주로도 좁다. 양화대교 전 5km 구간이 이번대회 유일하게 23분대를 달렸다.

Jtbc서울마라톤은 한강을 3번 건넌다 첫 번째 다리가 양화대교다. 강바람이 불어 제법 시원하지만 이마에는 땀이 많이 흘러 내린다. 더위에 유난히 약하고 소음인 체질이라 땀을 많이 흘리면 체력이 떨어진다. 오늘은 악재가 많은 대회다.

여의도를 가로질러 여의공원 옆을 지나 두 번째 다리인 마포대교를 건넌다. 아뿔싸! 나이키 카본화를 신은 분의 신발 오른짝이 밑창이 떨어져 버렸다. 높낮이가 다르니 절뚝거리면 뛴다. 완주나 할지 걱정스럽다. 거기다 320 페메는 초반 속도를 높여 앞서 가려한다. 바로 앞에 310 페메 풍선이 보이는데 속도는 제대로 지키는지 싶다.

초반 오르막은 아현동 애오개다. 은근한 오르막이지만 밀고 오르니 그리 밀리지 않았다. 앞으로 310 페메 풍선을 보면서 달렸다. 직장 후배가 아현 고가다리에서 꽹과리를 치면서 응원한다더니 어떻게 알아보고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 준다. 손을 들어 답해주고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페메들도 자기 성향이 있더라. 이븐 페이스로 가는 게 아니고 전반을 빨리 끌고 후반에 속도를 맞추는 성향이 많은데 가장 좋은 페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븐 페이스로 달리는 게 FM이다. 시청 광장을 지나면 봄철 동마코스와 동일한 코스를 군자교까지 달린다. 마라톤 대회가 아니면 이 거리를 팬츠만 입고 달릴 수는 없다. 달림이의 큰 영광이다.

동대문을 지나고 20km 지점을 지날 때까지 거리표지판과 가민시계알람 표시가 달라 속도를 확인하지 못했는데 하프 통과 시간이 지난주 춘마보다 근 50여 초가 늦은 1시간 35분 27초로 이렇게 달렸다간 춘마기록 갱신이 문제가 아니라 싱글도 힘들겠다. 덥다고 편히 달린 결과다. 이젠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속도를 높여서 420분대로 높였다. 마침 그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덥지 않아 좋고 땀을 적게 흘려 좋다. 시장기가 있어 바나나도 먹고 파워겔도 챙겨 먹었다. 확실히 땀을 흘리니 체력 소모가 많다. 군자교 오르막에서 앞서 가는 310 페메를 목표로 속도를 높였다. 잡힐 듯하면서도 잘 잡히지 않는 페이스 메이커가 야속하다.

아차산터널의 오르막을 빠르게 치고 오르니 바로 앞에 310 페이스 메이커가 내달린다. 천호대교를 지나면서 다리 위에서 페메 그룹에 붙었다가 여유가 있어 앞서 달렸다. 길동사거리를 지나고 둔촌사거리로 가면서 잠시 페이스를 늦추었더니 금세 페메가 따라 붙는다. 잡히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달렸다. 쫓기어 본 사람은 안다. 그 피 말리는 달리기의 시간을. 이제는 정신력의 싸움이다. 페메는 그만한 기량이 있는 사람이 하기에 얕잡아 볼 수 없다. 그 페이스 보다 빨리 달리는 길 밖에 없다.

37km를 지나면서 몸이 무거워져 오고 수서 Ic를 지날 때는 오르막을 감아 오른다. 거기다 생각지도 못한 U턴 코스도 있다. 이제부터 길은 인간이 달리는 게 아니고 신이 달리는 길이다. 체력은 고갈되고 다리는 휘청거려도 달려야 한다. 연신 나타나는 작은 오르막에 없던 힘을 더 빼앗아 간다. 가장 힘든 탄천 1교를 힘겹게 건너고 40km를 지난다. 시계를 확인하니 싱글은 안정권이다.

최소 춘마보다는 1초라도 앞서 보려고 남은 거리에 집중을 해 본다. 그런데 의례 주 경기장에 골인할 걸로 생각했는데 잠살경기장 앞 야구장 입구에 결승선 아치가 보인다. 벌써 다 왔어? 그런 줄 알았으면 미리 좀 뛸걸 그랬다. 크게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피니쉬 라인인을 통과하니 3:08:54. 지난주 춘마보다 꼴랑 2초 단축이다.

가을답지 않은 높은 기온에 우중주에 하프전반을 집중해 달리지 못해 후반에 힘든 레이스를 했다. 그런 악조건에도 최선을 다해 스스로의 약속을 지켰으니 잘했다고 나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배번 1120, 3시간 08분 54초로 완주

 

풀코스 완주 했습니다.

 

비가 와서 젖은 잠실주경기장

 

속속 도착하는 물품보관소

 

 

출발 5시간 가까워 온 피니쉬 라인 잠실 주경기장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