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강남국제평화 마라톤 풀코스 320 완주 본문
춘마로 가는 길에 실전 테스트로 작년에 이어 참가하는 대회다. 독립군의 장거리 훈련은 급수에 어려움이 있어 제대로 할 수 없고 홀로 달리는 건 참 재미없는 일이다. 대회에 참가하면 같이 달리는 동료가 있고 매 2.5km마다 급수를 할 수 있고 페이스가 맞는 분과 달리면 장거리 훈련으로는 최고다.
요즘 낮아진 기온은 달리기에 좋은 영향을 줄것 같다. 1시간 전에 대회장에 도착하니 무대에서 박군의 "한잔해'로 신나게 춤을 추며 대회 분위기를 띄운다. 이 대회는 강남구정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비교적 내실 있는 대회라 대회도 깔끔하게 진행된다. 출발시간도 9시 정각을 정확히 지키는 3만 원의 적은 참가비로 잘 운영된다.
비 예보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는데 출발 5분 전부터 가랑비가 내린다. 높지 않은 기온에 비는 덥지 않아 좋다. 출발과 동시에 바로 탄천으로 내려가는 급 경사길은 조심해서 내려 서면서 시간을 까먹었다. 이 길이 돌아올 때는 마의 언덕이 된다.
탄천에 내려 서면 양재천을 따라 양재시민의 숲까지 7km를 달려 올라 간다. 초반 페이스는 더위도 지났으니 km당 450으로 달렸다. 연식이 되니 워밍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속도가 지금 나에겐 가장 경제적인 편한 속도다.
요즘 주로에 서면 코로나 이후 아는 분이 별로 없고 달리는 분이 많이 젊어졌다. 대회가 없다 보니 기존의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달리기를 쉬면서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달리기를 그만둔 분이 많다. 달리기는 한번 길게 쉬면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왕년의 기록을 생각하다가 아예 포기하고 자전거로 가는 분이 많다.
젊고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현상이다. 여성이라 깔보고 따라 갔다간 큰코 다친다. 잘 달리는 여성이 무척 늘었다. 시민의 숲 앞에서 반환하여 양재천을 거슬러 내려와 12km 지점에서 탄천으로 접어든다. 24.5km 여수대교까지 탄천 상류로 올라가는 길이다. 무시로 비를 뿌려 페인트 칠한 길이 물에 젖으니 신발도 젖는 것 같아 우레탄 보행자 도로로 달렸다.
성남비행장 뒷편 탄천길은 도로 폭도 넓고 직선길이라 조금은 지루하다. 여수대로에서 반환하니 24.5km는 달린 것 같다. 몸이 잘 적응을 하고 있어 이제 조금씩 속도를 올려 본다. 하프 이후로는 추월해 가는 분이 없었는데 이제부터 젊은이들을 뒤로 돌려 세워야겠다. 탄천 하류로 가는 길이라 속도를 높여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앞서 가는 주자들의 발걸음이 30km를 앞두고 많이 둔해졌다. 지금까지 왔던 속도보다 더 높이니 앞설 수 있다. 비도 그치고 햇볕이 나지 않으니 달리기 딱 좋은 날이다. 단지 기온이 좀 높은 게 아쉽다.
양재천과 탄천이 합해지는 합류부를 지나니 35km 지점이다. 남은 거리 7km 남짓하니 이제는 퍼질 염려는 없고 기온도 그리 높지 않으니 쥐가 날 염려도 없다. 조금씩 속도를 올려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고 심박수를 높여도 호흡도 가쁘진 않다. 늦은 하프주자는 바로 결승선으로 향하는 탄천과 한강합류부는 37km 지점이다. 걷뛰 하던 분들이 마지막 5km를 포기하고 악마의 유혹을 뿌리 치지 못하고 결승선으로 향하는 분도 있다.
영동대교를 지나고 성수대교 남단으로 가는 길은 속도를 올리기 좋은 길이다. 39.5km 지점쯤 미지막 3차 반환을 하고 40km 가는 길에 젊은 청년이 힘들어 하길레 같이 가자고 따라오라 했더니 200m쯤 따라 오더니 포기한다. 몸 따로 마음 따로다. 41km를 지나면 남은 거리는 1km 남짓하다. 벌써 3시간 15분대로 접어든다. 언덕을 생각하니 도저히 319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탄천에서 영동대로로 오르는 오르막길은 한 템포 쉬어 오르니 바로 앞이 결승선이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면서 105리 길을 멋지게 끝냈다. 독립군에게 실전은 가장 좋은 훈련이었다. 가을의 전설 춘마로 가는 길의 징검다리인 국제평화마라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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