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동마로 가는 아! 고구려 역사 지키기 마라톤 181번째 풀 본문
3월 19일 서울국제마라톤(동마)을 앞두고 최종 점검으로 참가하는 대회다. 2주 전 동계마라톤 풀을 뛰었기에 거리에 대한 두려움은 없고 페이스를 어떻게 끌어 올리는냐가 숙제다. 동절기라 출발시간이 여유로운 9시라 7시에 집을 나서 8시에 뚝섬 수변공원에 도착했다. 오늘은 여의도에서도 챌린저 대회가 열려 동마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참가한 달림이들이 많다.
해마다 잠실운동장에서 대회가 열렸지만 올해는 공사중이라 뚝섬에서 열렸다. 풀코스도 32km도 참가자가 많다. 풀코스 대회전에 32km는 장거리 주로 딱 좋은 거리라 참가자가 많다. 아침기온은 영하 2도로 약간 쌀쌀하다는 느낌이고 강가라 바람이 있다. 긴팔에 롱타이즈를 입고 마라톤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9시를 조금 넘긴 9시 2분 풀코스 A그룹부터 출발이다. 3:30분까지 목표를 하는 주자들이 출발하는 그룹으로 뒤에서 출발했다. 앞쪽에서 출발하면 분위기에 휩싸여 초반 오버 페이스를 할 수도 있어 편하게 출발했다. 첫 1km가 가장 느린 4:56이 찍힌다.
앞으로 달릴 시간과 거리가 많기에 차분히 달려 나가니 434로 오른다. 예전에 반달에서 이곳을 자주 달려 본 구간이라 주로는 환하다. 중랑천 하류의 살곶이다리를 건너 청계천을 건너 중랑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지하도를 달리고 오름 내림이 심한 길을 지나야 한다.
오늘은 그룹으로 무리지어 달리는 주자는 없고 각자 기량 것 달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달로 앞에 달리는 주자를 목표로 달렸다. 좀 두꺼운 상의를 입었더니 더워서 목 자크를 내리고 달리니 바람이 들어와 시원하니 좋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복장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너무 얇으면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고 두꺼우면 덥고 둔해서 불편함이 있다. 미리미리 정하지 말고 경우의 수를 생각해 플랜 A, 플랜 B로 복장을 준비해도 좋겠다.
16km 지점인 월릉교에서 32km 선두권 주자인 위아의 김*원님과 한분이 접전을 벌인다. 한때는 최고수로 매 대회마다 1등을 놓치지 않았지만 세월은 흘러 영원한 왕좌는 없다. 세상은 돌고 돌아 흘러 가고 양지가 음지가 되는 게 자연의 이치다.
중랑천은 15년전에 휘경동에서 살 적에 자주 달려본 길이라 지리를 아니 지루하지 않다. 그때는 시청까지 출근주를 자주 했었다. 그때가 나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것 같다. 장거리 주로 창동교를 지나 의정부 방향으로 많이 달렸던 추억의 장소다. 그때는 없었던 풋살장과 파크 골프장도 새로 생겼다.
창동교를 앞두고 19km 지점을 지날 때 선두권 주자들이 반환해 온다. 한때는 누군지 면면이 얼굴을 기억하는 낯익은 분이었는데 이젠 생소한 분들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왜 아니 사람도 변하지 않겠는가. 5위권으로 달려오는 이*재님만 안면이 있다. 세대교체가 완전 이루어진 것이다.
반환점은 창동교 다리를 오르고 다리를 건너 서단에서 반환하는 좀 옹색한 반환점이다.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면된다. 넉넉한 10분대 기록으로 돌아갈 수 있느니 이제 속도를 좀 올려야겠다.
중랑천은 창동교까지는 은근한 오르막이고 돌아가는 길은 은근한 내리막 길이라 후반이 좀 더 편하다. 하프를 지나면 서서히 지쳐가는 주자를 앞설 수 있다. 뜸하던 주자가 32km 반환점인 월릉교 26km 지점부터 32km 주자들과 함께 달리니 심심하지 않아 좋다. 홀로 달리는 것보다 함께 달리니 몸이 살아난다. 마라톤은 개인전이면서도 단체경기다. 혼자 풀코스를 달린다면 이 속도로 가능할까 싶다.
요즘 주로에는 2 ~ 30대 여성들이 많이 늘었다. 단순하고 재미없다는 마라톤이지만 마라톤을 알아 가는 여성주자가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나 같이 늘씬한 몸매는 마라톤이 주는 선물이다. 체중관리와 몸매 관리에 마라톤 만한 운동이 있겠나 싶다. 힘들게 최선을 다해 달리는 그분들께 마음속 박수를 보냈다.
후반으로 가면서 몸이 살아나 좀 더 레이스에 집중해 본다. 여성 순위권에 드는 주자 앞에는 남자분이 동반 주로 끌러 주고 있다. 그분들을 뒤로 보내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35km 이후에 찾아오는 고통은 늘 힘들지만 그런 고통을 피해 가면 후회가 될 것 같아 가속에 가속의 페달을 밟아 본다.
마지막은 서울숲 뒤편 짧은 오르막이 있지만 심박수를 최대한 높여 거침없이 오르고 멀리 보이는 피니쉬 아치를 보니 없던 힘도 다시 짜내게 된다. 그대로 통과하니 3:10:33. 지난 동계마라톤보다는 기록을 당겼지만 가민 시계를 보니 500여 m가 짧은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거리만큼은 정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심박수를 너무 높였더니 바로 멈출 수 없어 한참을 조깅하면서 쿨다운을 했다. 나름 최선을 다한 대회였기에 만족한 게임이다. 오랜만에 완주 후 다리의 뻐근함이 싫지는 않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가 건너편 롯데월드 타워가 또렷이 보인다.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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