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서울마라톤 고 박영석 회장님 추모 2024 여수 해양 마라톤 본문
지리산 산행 중에 부음 소식을 들었다. 서울마라톤클럽 회장을 지내시고 2000년 초반에 한국마라톤의 대부이자 풀뿌리 마라톤의 초석을 다지신 박영석 회장님이 소천하셨단다. 그분은 서울마라톤클럽을 만들어 여의도에서 매년 2월 마지막주에 서울마라톤 대회를 유치하셨고 2000년에 풀+하프 거리인 63km 울트라 마라톤을 열고 일본에 가셔서 일본 100km 울트라마라톤을 배워 2001년 국내 처음으로 100km 대회를 열었다.
덕분에 01, 02, 03년 3 연속 서울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만들어 주셨고 우승기념으로 일본 니찌난대회 초청 선수로 2번에 걸쳐 일본대회에 참가하여 장년부 3등의 입상을 도와주셨다.
지리산 산행 중에 부음 소식을 들었다. 서울마라톤클럽 회장을 지내시고 2000년 초반에 한국마라톤의 대부이자 풀뿌리 마라톤의 초석을 다지신 박영석 회장님이 소천하셨단다. 그분은 서울마라톤클럽을 만들어 여의도에서 매년 2월 마지막주에 서울마라톤 대회를 유치하셨고 2000년에 풀+하프 거리인 63km 울트라 마라톤을 열고 일본에 가셔서 일본 100km 울트라마라톤을 배워 2001년 국내 처음으로 100km 대회를 열었다.
덕분에 01, 02, 03년 3 연속 서울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만들어 주셨고 우승기념으로 일본 니찌난대회 초청 선수로 2번에 걸쳐 일본대회에 참가하여 장년부 3등의 입상을 도와주셨다.
그 후 매년 서울대공원에서 마라톤의 비수기인 삼복대위에 혹서기대회를 열어 주로에서 직접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 주셨으며 매주 일요일 반포 마라톤 훈련교실을 열어 반포에서 뚝섬까지 달리면서 마라톤 기량을 높여 주신 분이다. 당시 웬만한 달림이라면 그분의 은혜를 입지 않은 분이 없을 것이다. 올해 94세로 이승에서 소풍을 끝내고 하늘의 별이 되셨다. 오늘은 그분을 생각하는 추모 달리기로 정했다.
엊저녁에 여수에 도착해 저녁식사는 여수의 먹거리 간장게장으로 든든히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은 추천 식당인 장어탕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숙소인 엑스포 공원에서 택시로 진남운동장으로 가는 길에 마라톤에 관심이 많아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1시간 전에 등산배낭을 메고 대회장에 도착했다.
바람도 불고 기온도 낮아 을씨년스럽다. 등산배낭을 맡길 때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운동장을 3바퀴 돌아보니 몸이 묵직하다. 역시나 등산의 후유증으로 힘든 레이스가 될 것 같다. 이럴 때는 기록은 내려놓고 몸 가는 만큼 달려야 한다.
9시 30분 출발은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 나간다. 지방대회 치곤 풀코스 주자들이 많다. 대회에 대한 갈증이 컸던 것 같다. 여성과 젊은 피들이 많이 늘었다. 출발부터 내리막 길이다. 이 길은 돌아올 때는 오르막 길이 된다.
전라선 옛 기찻길인 자전거 길을 따라 미평터널을 지난다. 터널 안은 포근해 좋다. 추위에 대비해 상의는 비닐을 걸치고 달리니 체온유지가 된다. 해양레일 바이크장에서 옛 여수마라톤 길과 합해진다. 검은 모래 만성리 해변을 지나면 메타 세콰이어 길로 만성리 고개를 오른다. 아침 택시기사님 말과 같이 여수는 평지는 없고 오름 아니면 내림이란 말이 증명된다.
오천산업단지까지 내림이 이어진다. 내림은 다음에 오름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금 컨디션으로는 330을 1차 목표로 잡아 본다. 1km 구간기록은 의미가 없는 여수대회 코스다. 나름 함께하는 주자들끼리 페이스를 맞추어 본다. 내림에는 속도감이 있지만 오름에서는 많이 버겁다. 산행의 후유증이다.
여수해양경찰청 앞을 지나는 오르막도 헉헉 거리며 올랐다. 오르면 내리막이다. 석유공장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앞바람이 거세다. 그 바람에 자봉을 하고 있는 분도 힘들겠다. 자그마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을쯤 선두 2분이 돌아오고 있다. 3번째 그룹 뒤에 심*덕님은 한때 선두권을 지켜 왔지만 지금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한구미터널을 지나면 16km쯤 1차 반환지점이다.
여수대회는 2.5km마다 급수지점이 있어 초반부터 평소와 같이 물을 마셨더니 추워서 땀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수만 했더니 뇨의가 느껴진다. 10km 이후 급수를 하지 않고 땀 배출로 버티어 본다. 지금까지는 330 페이스로는 여유가 있다.
16km에서 반환하여 다시 한구미터널을 넘었다. 이제 조금씩 다리에 힘을 넣어 본다. 석유공장 4거리에서 오르막길은 530까지 밀린다. 그래도 내리막 길은 다리에 힘이 실린다. 오르막에 까먹고 내리막길에서 메꾼다. 썩어도 준치라고 함께 하던 분들을 뒤로 밀어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해양경찰청 내리막 길에 힘주어 달리고 다시 오르막길에서 하프주자들과 앞선 주자를 몇 분 앞섰다. 다시 만성리 해변 내리막 길에서 호흡을 고르면 달리고 가장 빡센 해양레일바이크 언덕길은 최악이었다. 그리고 마주하는 전라선 옛 기찻길은 오름으로 이어진다. 늦은 하프주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달리기에 요리조리 피해 달려야 했다. 다시 미평터널을 지나니 하프 주자들은 운동장으로 향하고 풀코스 주자는 직진이다.
미평공원 가는 길로 자전거 길이다. 36km 지점까지 올랐다 다시 돌아오는 길이다. 시멘트 바닥이라 감촉이 좋지 않아 보행자 도로로 달리니 그나마 낫다. 15km부터 참아 오던 뇨의로 물을 마시지 않아도 해소가 되지 않아 참는 것보다 화장실을 들렀다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33km 지점인 미평공원 화장실을 들렸다.
돌아오는 선두권 주자는 1차 반환점 앞에서는 2분이 아제 나 홀로로 우승이 확정이다. 여성 주자 1위도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나중 기록을 보니 여수 코스에서 Sub-3을 달성했단다. 36km가 가까워질 때쯤 많이 지친 옛 여왕 이*숙님이 힘겹게 달려오는데 입상이 힘든 순위권 밖이다. 권불십년이라고 무한한 것은 없고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도 없다.
시원하게 비우고 나니 35km 지점에서 급수를 하니 힘이 난다. 이제는 앞서 가는 주자를 목표로 달린다. 젊은 친구들도 버거워하는 후반구간이지만 그간 경험으로 퍼지지 않을 자신감이 있다.
운동장 앞 41km를 지나면 여기부터는 오르막이 한결 심해진다. 애주가 교복을 입은 고프로를 든 유투버 주자를 앞서 내달리니 '대단하십니다.'라고 응원을 해 준다. 한 주자를 더 뒤로 보내고 운동장을 들어 서니 딸애가 응원해 준다.
운동장을 돌아 마지막은 멋지게 두발을 벌려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기다렸던 딸애가 멋진 사진을 남겨 줬다. 겨울철 지리산 2박 3일 종주 후 많이 걱정했던 여수 해양 마라톤대회는 목표한 330 기록에 만족한다. 물론 산행을 하지 않고 바로 대회에 왔다면 좀 더 빨랐겠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놓는 게 맞다.
피니쉬 라인과 본부 무대에서 나머지 사진을 찍고 물품을 찾아 탈의실에서 환복 후에 속속 골인하는 주자를 보면서 부산 금정마라톤 이*곤님이 생각나 기다리니 트랙을 돌아 들어오신다. 기념품 배부처에서 만났다. 험하고 바람 불고 기온도 낮아 더 힘들었던 여수에서 347을 하셨단다. 큰 수고 하셨다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서울동아를 기약하며 헤어졌다.
오늘이 서울마라톤 클럽 고 박영석 회장님의 발인일이다.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그간 베풀어 주신 마라톤의 큰 선물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그간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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