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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60대 3위 3.1절 기념 머니투데이 마라톤 풀코스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60대 3위 3.1절 기념 머니투데이 마라톤 풀코스

산달림 2024. 3. 15. 17:15

2024 머니투데이방송 3.1절 기념 마라톤 풀코스 60대 3위 트로피

 

지난 일요일은 시즌 오픈 챌린저 마라톤대회 풀코스를 뛰고 5일 만에 출전하는 대회다. 하루 쉬고 다음 대회 준비로 회복주를 뛰고 나니 피로회복이 되지 않아 다음날 강제휴식을 하고 대회전날도 달리는 것보다 휴식이 좋을 것 같아 쉬다 보니 대회 후 달리지 않고 대회 참가하게 되었다.

연식이 있다 보니 피로회복 기간이 해마다 길어진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란 말이 실감이 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필이면 꽃샘추위로 대회날은 기온이 영하 4도로 뚝 떨어지고 대회장인 뚝섬 수변공원은 강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된다고 한다. 겨울철 달리기는 추위보다 힘든 게 칼바람이다.

출발 한 시간 전에 대회장에 도착하여 차분히 출발 준비를 해 본다. 대회는 어차피 시간이 되면 춥던 바람이 불던 출발 총성이 울린다. 강 서쪽에 부는 바람으로 반환점인 강동대교로 갈 때는 뒷바람이 올 때는 앞바람이 되겠다. 이번 대회코스는 뚝섬수변공원을 출발하여 강동대교 북단 앞에서 반환해 돌아오는 코스로 하프코스를 2회 반복하는 여의도 코스와 달리 오름내림이 몇 군데 있어 좀 더 지루하고 평탄하지 않아 기록면에서는 불리한 코스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


영하권 날씨에 맞추어 두꺼운 상의 티셔츠와 롱타이즈 그리고 두툼한 장갑에 털모자까지 썼다. 빨리 달릴 수 있다면 체온이 올라가겠지만 페이스가 떨어지면 저체온증으로 생고생을 예방하고자 함이다. 이번 대회에는 몬주익의 마라톤의 영웅 황영조 님과 이봉주 님이 출발선에서 환영인사를 해주었고 출발 총을 쏴주었으며 그간 이봉주 님의 건강은 많이 좋아졌다.

출발과 함께 풀, 하프 주자가 동시 출발이라 주로가 좁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 주로가 풀리길 기다리면 달렸다. 각각 분리해 출발해도 좋았을 것 같다. 2km 부근 뚝도취수장 앞의 오르막이 첫 번째 오르막이다. 잰걸음으로 달려가는 하프주자와 여유로운 풀코스의 주자 걸음이 다르다. 30대의 여성런너가 많이 늘어 난건 예전과 다른 마라톤 풍경이다.

구리암사대교를 앞두고 다시 오름길을 오르면 구리시민공원을 지나는 직선주로다. 9km로 향할 때쯤 빠른 선두주자는 반환을 하고 돌아온다. 앞선 주자일수록 복장이 간편하다. 강동대교 북단 앞에서 1차 반환을 하고 돌아 서니 앞 바람이지만 그리 강하게 불지는 않고 오는 런너도 가는 런너도 있어 함께 달리니 동질감을 느껴 심심하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매 2.5km마다 급수대가 있고 이온음료, 바나나, 초코파이도 있어 필요시 이용을 할 수 있어 좋았다.

13km를 지날 때 동연배인 지인을 만나 동반주를 했다. 그분은 이번 대회에서는 하프를 달린다. 한창 때는 서브3를 밥먹듯 한분으로 그간 같이 달렸던 분이라 페이스가 비슷해 동반주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풀코스에서 잘 달리는 방법 중 하나는 본인과 비슷한 페이스를 가진 런너를 찾아 함께 함께 달리면 오버 페이스를 예방하고 페이스가 떨어지는 걸 조절할 수 있다.

다시 출발지로 돌아와 반환할 때는 따뜻한 꿀차 한 컵을 마시고 힘을 더해 본다. 하프주자가 빠져나간 풀코스 2회째는 주로가 텅 빈다. 전마협 마라톤은 연대별 시상이 있어 배번을 보니 46으로 시작하는 60대 배번을 눈여겨보니 5번째쯤 달리는 것 같다. 이왕 달리는 것이니 60대에서 입상을 노려 볼 만한다. 60대도 갓 60을 넘긴 50대 같은 60대와 70대 같은 60대의 경쟁은 쉽지 않은 승부가 될것 같다. 

 

뚝섬 수변공원과 구리 강동대교 북단을 2번 왕복하는 코스



돌아오는 후미 하프주자는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고 추위에 힘겨워 보인다. 가는 길에 급수대의 물이 추위에 얼음이 씹힌다. 지금부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점점 떨어지는 체력을 유지하면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이럴대 필요한건 정신줄을 놓지 않아야 한다. 힘들다고 포기하는 순간 몸은 무너진다. 어쨋든 페이스 유지하기 위해 버티고 집중을 해야 한다. 하프주자가 모두 지나고 다시 구리암사대교를 지날 때 앞선 한분이 달려가고 있다.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듯하여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서면 보니 46으로 시작되는 배번이다.

29km 향해 달릴 때 왕년의 마라톤의 여제 이*숙 님이 남성 주자 뒤를 따라 달린다. 그분도 세월의 무게가 무거운가 보다. 앞서간 여성런너가 2분이 있었다. 마지막 반환점을 돌아오는 46 배번이 있나 하고 눈여겨 보니 강동대교 앞 2차 반환점 가까워 와도 보이질 않는다. 2차 반환을 하며 확인하니 46배번은 300m 정도 앞에 달리고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다.

2차 반환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1차 반환할 때 보다 바람이 훨씬 강하게 분다. 바람의 기세에 눌렸는지 46 배번을 달고 있는 분을 앞서 구리시민공원을 지날 때는 앞 바람이 더 매섭게 불어온다. 오늘 달리는 구간 중 가장 센 바람을 만났다. 떨어진 체력에 바람에 밀려 기록도 5분대로 뒤로 밀린다.

이제는 쉬지 않고 쉬임 없이 달리는 버티기 작전이다. 35km를 지났으니 남은 거리는 7km다. 구리암사대교를 지나고 워커힐 앞을 지날 때는 바람이 잠시 주춤한다. 37km 지점의 급수대에 음료수를 마시니 얼어서 살얼음이 낀 슬러시를 마셨다.

오는이도 가는 이도 없는 강북강변도로를 달리면  작은 오르막도 버겁다. 그래도 팔을 앞뒤로 흔들면 흔드는 횟수만큼 앞으로 나아간다. 팔과 발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한 걸음씩 피니쉬 라인까지 거리는 줄어든다. 가끔 지쳐서 걷뛰를 하는 런너를 앞서 달리지만 그도 나도 힘든 건 매한가지다. 이젠 몸으로 달리는 게 아닌 정신력으로 달리는 거다.

 

60대 연대별 3위 입상


앞도 뒤도 없고 이대로 달리면 연대별로도 3위는 한다는 안도감에 적당히 타협을 하게 된다. 페이스를 높이지 못하고 불어오는 앞바람에 속도를 더 할 수 없다. 홀로 달리기는 외롭고 힘든다. 그래도 달리다 보면 남은 거리는 줄어든다. 남은 거리 2km를 지나면 1km를 향해 달린다. 1km를 지나면 다 왔다는 안도감에 힘이 날 수도 있는데 끝가지 강하게 몰아 치는 앞바람에 조금 힘을 내보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다. 그래도 쉬지 않고 달리면 결승선은 통과하기 마련이다. 3:28:28으로 330 달성이다.

 

3.1절 기념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념메달

 

완주 기록증 3;28:28


워낙 바람이 불어 집기가 날리는 통에 당초 무대에서 시상하는 연대별 시상은 하지 않고 추후에 대회 게시판에 공지하고 상품은 택배로 배달해 준단다. 바람 불어 힘든 날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결승선에 도착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한 대회였다고 소기의 목표를 이룬 날로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 진다.

 

105리길 완주! 결승선

 

2024 3.1절 기념마라톤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