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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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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의 추억

산달림 2005. 5. 27. 17:12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시청 후정 감나무 아래에 감꽃이 떨어져 있다.

벌써 감꽃이 피는 때가 되었음을 알려 준다. 시골의 감꽃은 판수감이 크니 감꽃도 판수감꽃이 크고 맛이 있다. 감꽃은 먹을 수 있어 그 시절 군것질 거리가 귀할 때 먹거리로 가끔 먹었다. 맛은 약간 떫지만 그래도 먹을 만했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1960년대)는 우리고향은 새마을운동하기 전이니 초가집이 많았고 이때쯤이면 거의 쌀이 바닥이 나가고 춘궁기라 먹거리가 그리 흔하지 않을 때다. 그래서 가난한 집은 쌀이 떨어지면 장내쌀을 꾸어 먹고 가을에 추수하여 갚곤 했다. 우리집은 그리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쌀독에 가보면 쌀이 그리 많지는 않았던것 같다.

 

그때는 쌀이 현금이나 만찬가지라 학용품을 살 때 쌀로도 살수 있었다. 철이 아직 보리수확을 하려면 더 기다려야 하고 감자도 캐기는 아직 이른 철이다. 하지만 산에나 들에 나가면 쑥을 필두로 취나물, 고사리, 두릅, 다래순 등 온갖 산나물이 많아 산나물을 뜯어 콩가루에 묻혀 쪄서 먹고, 국 끊여 먹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시절 우리네 어머님들은 매끼를 뭘로 어떻게 때우는냐가 큰걱정 거리였던 것 같다.

 

봄에 먹거리는 이른봄의 소나무껍질의 송기, 진달래, 찔래줄기 등이 맛이 있었다. 특히 감꽃도 아침 일찍 감나무 아래에 가면 하얗게 감꽃이 떨어져 있어 이것을 바가지에 주워 담기도 하고 볏줄기로 낑데이를 만들어 끼기도 했다. 이를 링으로 만들어 팔찌도 만들고 왕관도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었다. 그게 놀이고 먹거리 였으니 지금생각하면 전부가 웰빙식품이고 최고의 건강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때 그시절의 이야기를 아들놈에게 들려 주면 “아버지 라면 끊여 먹으면 되지?” 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내가 맨 처음 라면 맛을 본건 여름방학 때 어머님께 조르고 졸라 대구에 살고 있는 누나집에 여름방학 때 가서 대구 구경을 했는데 달성공원에 가서 원숭이도 구경하고 코끼리도 구경을 했다.

 

그때는 텔레비젼도 귀하여 영화관을 선호하였는데 대구 사촌들과 여름방학에 원대동 부민극장에 가면 아침 일찍이 2프로씩 싸게 상영하는 이밴트행사가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숙모님댁에 들렸는데 촌에서 손님 왔다고 끊여 주는 “삼양라면” 무지무지 맛이 있었다. 늘 칼국수 아니면 국수공장에 가서 뺀 틀국수만 먹다가 라면은 꼬불꼬불한 면발이 그렇게 맛이 좋았다.

 

그런 추억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 아이들을 보면 밥상에서 반찬투정을 하고 슬로우푸드는 싫어 하고 패스트푸드에 빠져 있는걸 보면 요즘 심각한 비만, 당뇨의 근원이 아닌가 한다. 요즘 패스트푸드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슬로우푸드 먹기가 확산되고 있고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사찰음식이 새로이 자리 메김을 하고, 발효식품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관심이 애사롭지가 않다. 된장, 고추장 등의 발효식품은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 한다. 오늘 저녁에는 열무김치에 돤장찌게, 그리고 들깨 듬뿍 넣은 미역국에 갈치 한토막과 현미잡곡밥으로 저녁식사를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