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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라톤/마라톤 이야기

울트라 마라톤 "나를 찾아 오늘도 달린다 "

산달림 2006. 3. 23. 17:35
"나를 찾아 오늘도 달린다"
울트라마라톤 100km 국내기록 보유 진병환씨

서울시청 건축과에 근무하는 진병환(陳炳煥·48·6급)씨는 울트라마라톤 100와 24시간 달리기 국내기록 보유자이다.

 

진씨는 2001년 제2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100km에 세번, 24시간 달리기에 두번 출전해 종전 국내기록을 경신하는 등 울트라마라톤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22일 만난 그는 170㎝가 안돼 보이는 키에 몸무게도 겨우 60g 안팎일 정도로 다소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러닝복을 입은 그의 몸매는 군살이 전혀 없이 단단해 보였다. “서울시청 동료들 사이에서 ‘철인(鐵人)’으로 통한다”는 그의 말이 수긍이 갔다.

 

국내에 도입된 지 2∼3년에 불과한 울트라마라톤은 말 그대로 마라톤 풀코스(42.195km)보다 긴 거리를 달린다. 종목도 100km,  24시간 달리기, 6일 달리기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국제적으로 인정된 종목은 100km와 24시간 달리기. 陳씨는 2001년 11월 첫 출전한 제2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100km)에서 우승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3회 대회에서도 자신의 기록을 깨며 1위로 골인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당시 그가 세운 기록은 7시간41분7초로 100m를 평균 27.6초에 달린 셈이다.

 

지난 4월 경기 용인대 캠퍼스 400m 트랙에서 열린 24시간 달리기에선 561바퀴를 돌아 224.4km의 신기록을 세웠다. 세계대회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 우승으로 그는 지난 11∼12일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제1회 세계 24시간달리기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하지만 21개국 203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그가 거둔 성적은 67위(173.5km). 지난해 그가 세운 국내 기록보다 무려 50km나 뒤진 것으로 저조한 성적이었다.

“올 여름부터 준비했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다는 게 부담이 돼 지나치게 강훈을 하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어요. 이번 대회를 통해 ‘강철의 강함도 중요하지만 갈대의 부드러움도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좀더 여유있게 훈련해 출전할 겁니다.”

 

진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1999년 춘천마라톤대회를 통해서였다. 이전까지 서울시청 등산동호회 회원으로 백두대간 종주등 등반활동을 해온 그는 첫 출전한 이 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후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sub3로 18번이나 완주했다.

 

마라톤 입문 동기에 대해 그는 “보통 40대 후반에 접어들면 젊은이들에 비해 체력이 뒤처지거나 마음도 여려진다고 하는데 그것을 극복하고 아직 젊음이 살아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네덜란드대회 출전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세계대회에 재도전,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는 가급적 대회 출전을 자제하고 몸을 추스를 생각이다.

 

현재 국내 울트라 러너는 1000여명, 마니아급에 속하는 코리아울트라 회원은 120여명에 이른다. 진씨는 울트라 러너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비울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명예욕이나 대회 성적에만 연연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건강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왕왕 보기 때문이란다.

달릴 때 ‘존재의 이유’를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도 뛸 수 있는 날까지 달리기를 계속하겠다고 말한다. “자기 한계에 도전해 보는 게 울트라마라톤의 매력입니다. 도전할 줄 아는 자가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 있고 활력있게 살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송성갑기자 sksong@segye.com

<사진>진병환씨는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남제현기자

 

http://www.sgt.co.kr/Service1/ShellView.asp?TreeID=13&PCode=0001&DataID=200310231516000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