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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지리종주 3일 차로 산을 내려가는 날이다. 산 생활 3일은 힘든다. 겨울 산행은 샤워는 물론 세수도 못한다. 양치도 할 수 없는 때도 있다. 원초적 원시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산행이 가능하다. 어젯밤에도 20여 명이 대피소에 묵었는데 코골이가 있어 수면을 방해했다. 그래도 꿋꿋이 잠을 자야 걷는다. 막 먼동이 트는 7시 12분에 대피소를 출발했다. 바로 명선봉 오름길 계단이다. 어제보다 기온이 더 떨어지고 산바람이 산울음 소리같이 들리다. 겨울산은 바람이 최고의 적으로 체온을 많이 앗아 간다. 바람막이 옷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오늘 날머리를 어디로 나서야 할지 생각이 많다. 동절기에는 성삼재에서 내려가는 교통편이 끊어진다. 길고 지루한 화엄사 계곡을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대안으로 임걸령 지나 피아골 ..
지리산행 2일 차는 새벽 천왕봉 해돋이 산행준비로 시작된다. 각자 하루 계산이 다르니 4시 반부터 부스럭 거리며 배낭을 챙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알싸한 겨울 산바람을 맛보고 취사장에서 나주곰탕에 떡국을 끓였다. 추운 때는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거기에 김을 넣고 날달걀 한 개면 훌륭한 한 끼 삭사가 된다. 다녀오는 길이기에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스틱만 챙겨 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밤하늘에는 그믐달이 밤길을 비춰준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거기다 길은 눈으로 다져지고 녹은 물이 얼어 빙판 길이다. 제석봉은 구상나무가 무성히 자라던 숲이었다. 자유당 시절에 이곳 유지가 여기에 불법으로 제재소를 차리고 나무를 도벌했다가 그게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오래간다. 색다른 피서법으로 지리산 종주를 떠 올렸다. 1,500m 이상의 높이는 한결 시원하다. 지난 유명산 자연휴양림도 무척 시원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성삼재까지 심야버스가 한방에 연결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 2시 50분에 성삼재에 내려 놓는다.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첫마디가 "아이구 추워"다. e마트 24시 실내로 자리를 옮긴다. 지리산의 입산 시간은 새벽 3시부터 문이 열린다.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찻길이라 걷기 좋은 길이다. 춥던 몸도 배낭을 메고 걸으니 등이 촉촉이 젖어 온다. 노고단 대피소는 공사 중이다. 노고단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폐쇄되고 차길로 돌아 오른다. 노고단 고개가 지리산 종주길의 들머리다. 깜깜한 밤하늘에 별똥별이 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