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대충 신고 달리면 십리도 못가 발병나요
요즘 조깅이나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와 무리한 운동은 발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최근 사람들이 마라톤이나 골프를 즐기다 부상을 입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자세와 운동시 준비 사항 무시했거나 무리하게 운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운동 족저근막염 부른다조깅이나 마라톤 등 달리기를 오래했을 때 가장 흔하게 입는 부상 중 하나가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고 아치(발바닥에 움푹 패인 부분)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부착되어 있는 부위가 지나친 운동으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마라톤 국가대표 이봉주, 황영조 선수도 족저근막염 때문에 수술까지 받았으며, 최근에는 축구선수 박주영이 이 질환으로 고생한 바 있다.
족저근막염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아프거나, 오랜동안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문제는 증상 발현 뒤 대부분 조금 걸으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금방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되면 그제서야 병원을 찾는다.
족저근막염은 특히 아킬레스 힘줄이 너무 뻣뻣하거나 평발 또는 아치가 너무 높은 발, 두 발 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걷는 안짱다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한다. 또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달리기를 할 때 뒷발로 찍어 차는 사람에게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골프 칠 때도 너무 많은 거리를 걷기 때문에 생긴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1∼2주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해주면 쉽게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만성일 때는 운동량을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동시에 발목 근력훈련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간혹 소염진통제를 해당부위에 주사하는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다. 하지만 완치됐다는 생각에 계속 무리하게 운동하면 족저근막이 점점 약해져 끊어질 위험이 있다. 침을 이용한 침술요법은 치료 중 통증이 심해 계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이 심한 경우에는 족저근막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달리기 전 신발부터 점검마라톤이나 조깅을 계획할 때 연습 강도와 연습거리가 몸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조절해야 한다. 특히 신발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신발은 아킬레스건을 싸는 패드가 부드럽고 깔창의 쿠션이 부드러운 것으로 고른다. 발 앞부분이 유연한 신발로 체중계에 신발 앞부분을 구부려 보았을 때 약 4∼5kg에서 앞부분이 구부러지는 신발이 가장 좋다.
또 한꺼번에 무리가 될 정도로 훈련량을 늘리는 것도 금물. 주간 주행거리의 10%이상을 늘려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이번 주에 주행거리가 50km라면 다음주에 55km 이상 달리면 무리가 생길 수 있다. 속도훈련을 실시할 경우 점차적으로 난이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또 표면이 부드러운 코스를 달리는 것이 좋다. 잔디가 가장 좋지만 흙길(비포장 도로)도 괜찮다. 콘크리트보다는 아스팔트가 더 좋다.
여성은 하이힐을 신지 않는 것이 좋다. 낮에 높은 신발을 신었다면 저녁에는 조깅화로 바꿔 신어라. 또 아침에 가능하면 하이힐을 신기 전에 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할 때 스트레칭 필수골프로 생기는 손상의 대부분은 허리,어깨관절,팔꿈치,팔목 등 상체에서 일어나지만, 하퇴부나 발목, 발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골프는 코스 자체가 가벼운 등산처럼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해야하고 18홀을 도는 동안 약 5∼6Km를 걷게 되므로 발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족저근막염 뿐 아니라 엄지발가락의 종자골염, 아킬레스건염도 쉽게 일어난다.
종자골염은 엄지발가락 밑에 있는 2개의 작은 ‘통뼈'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 주로 엄지발가락을 구부릴 때, 발목을 들 때에 묵직한 통증이 온다. 골프신발 밑에 특수 깔창을 깔아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킬레스건염은 아킬레스건의 중간부위 2∼5cm 사이가 붓고 아픈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부었다 가라앉았다 하며 재발을 반복하는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골프화의 아킬레스건이 닿는 부위에 패딩을 대거나 적당한 골프화로 바꿔주면 효과가 있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골프스윙 연습의 순서는 쇼트(short)-미들(middle)-롱(long) 아이언, 드라이버-롱-미들-쇼트 아이언의 순서로 하는 것이 스트레칭에 좋다.
좋은 골프화는 아킬레스 패딩이 잘 되어 있고 깔창이 부드럽고 쿠션이 충분한 것이 좋다. 바닥은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럽지 않아야 한다. 사이즈는 자신의 발 크기보다는 조금 큰 것이 좋고, 가죽 제품은 물에 젖을 경우 발을 조이기 때문에 방수가 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골프장에서 잔디보호를 이유로 권하고 있는 고무 스파이크는 맨땅이나 마른풀 위에서는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위험하다. 나이 든 주말골퍼들이 자칫 관절이나 발목, 허리 등을 삐끗할 수 있어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