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족저근막염(2) 본문
웰빙 열풍으로 마라톤이나 조깅 등 여러 가지 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운동에 대한 긍정적 효과 외에 정도가 지나쳐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발 뒤꿈치의 통증을 호소하는 족저근막염이다.
실제로 직장인 김모(43)씨는 최근 갑자기 체중이 불어 살을 빼려고 얼마 전부터 조깅을 시작했다. 그런데 안하던 운동을 갑자기 열심히 한 탓일까. 며칠 전 운동을 하던 중 발바닥 뒤꿈치 부분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러다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계속 달리기를 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섬유 형태의 막으로 발 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밴드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막은 걷거나 뛸 때 체중 부하로 인한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하고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해 체중을 분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족저근막염이 된다.
신발이 운동에 적합하지 않거나, 달리는 곳의 바닥이 너무 딱딱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하거나, 충분한 회복기간을 갖지 않은 경우 발과 발목에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거나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족저근막염은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는 40~50대 중년에게 발병하기 쉽다. 여성은 폐경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생기면서 발바닥의 지방층이 얇아지면 발병한다. 요즘 들어서는 각종 운동과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에서도 외상으로 인한 환자가 적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마라톤이나 조깅 등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하다 발바닥 자체의 건(힘줄)이 손상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운동선수다. 마라톤의 황영조 선수가, 축구에서는 박주영 선수가 이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박의현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소장은 “평소 걷고 뛸 때나 특히 자고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일단 운동을 자제하고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발바닥에 하중에 많이 가는 마라톤, 조깅 같은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운동 후 스트레칭을 통해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은 발병하면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 중 통증, 운동을 마친 뒤 2시간 이상 지속되는 통증, 자고 일어나서도 통증이 계속될 때는 운동 강도를 낮추어야 한다. 또 발꿈치에 심한 통증, 부종, 열감이 있으면 급성염증이 생긴 것이므로 즉시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과거부터 수많은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럼에도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이 많아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 스트레칭, 보조기 착용, 소염제 투약,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요법,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와 족저근막을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가 있다.
그 중에서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은 족저근막 파열의 위험성으로 아주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수술적인 치료도 아주 간단한 수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에 족저근막염의 치료에 체외충격파 요법(ESWT. Extarcorporeal Shock Wave Therapy)이 각광 받고 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유럽에서 시작되어, 미국에서도 2000년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인정을 받은 후 점차 이용이 늘고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외부에서 충격파로 결석을 깨뜨리는 요로 결석 치료법을 정형외과 치료에 도입한 것이다. 주로 어깨 관절의 석회화 건염(회전근개에 석회가 끼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 테니스 엘보(팔꿈치 뼈 중 바깥쪽 돌출부에 염증이 발생), 족저근막염(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긴 것) 등의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기본 원리는 충격파를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에 가해 통증을 느끼는 자유신경세포를 크게 자극, 통증에 대한 신경의 민감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켜 손상된 족저근막의 치유를 돕는다. 체외충격파의 에너지로 사용되는 초음파의 강도는 통증 및 염증 정도에 따라 조절하게 된다.
박 소장은 “입원과 수술이 필요 없으며 일주일에 한번 씩 3회 정도 발 뒤꿈치에 충격파를 가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하며 1회 치료에 약 15~20분 정도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순용 의료전문 기자 leesy@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