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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009년 동마 9번째 sub3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2009년 동마 9번째 sub3

산달림 2009. 3. 26. 17:52

 

 광화문 제80회 동아마라톤 출발전 고요

 

 

 

 

                     2009 Seoul 동아국제마라톤

 

 

 

 

 

 

 

 

 

동마, 내가 마라톤을 시작하고 유일하게 한번도 거르지 않고 출전하고 있는 대회다. 대회가 봄에 시작하는 가장 달리기 좋은 계절에 열리는 탓도 있지만 동계훈련의 결과를 확인하고 1년의 마라톤을 출발을 알리는 뜻이 있는 것 같아 2000년부터 한번도 거르지 않고 출전해 온 대회다.

올해가 9번째 도전이 된다.

그간 최고기록은 동아에서 수립한 것도 기록이 잘 나오는 대회란 것도 참가의 유혹이 컸다.

마라톤은 역시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회인 것 같다. 초창기만해도 마스터즈의 참가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해마다 참가자 수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많이 성장하여 단일대회에 Sub3 달성자가 최고로 자리매김하였다.


올해는 여러 어려움이 겹친다. 작년 10월 이탈리야 100km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후 몸이 회복되지 않아 그간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였고, 더구나 동마 일주일 뒤에 직장에서 중요한 시험이 있어 좀 강하게 훈련하고 책을 잡으면 졸려서 제대로 훈련다운 훈련도 하지 못하고, 책도 보고 훈련도 하였는데 시험날이 닥아 올수록 스트레스가 쌓여 동마 참가를 포기할까 망설이다가 기록에 신경쓰지 않고 참가를 결정한 것은 대회 10일전이다.

두달간 Lsd훈련도 하지 못하여 그간 8년간 줄곳 이어온 연속동마 240대의 기록은 불가능하고 Sub3만 이어가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대회전 날은 직장동료의 예식이 겹쳐 예식장 다녀오고 쉬지도 못하고 책을 보다가 11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대회날 아침 5시10분에 일어나 대회장이 분주할 것 같아 미리 집에서 대회복장을 런닝셔츠에 팬츠차림으로 갖추어 입고 가볍게 식사를 하고 대회장인 광화문으로 향하는데 광화문공원화 사업으로 작년에 비해 출발선 폭이 많이 줄어 들었다.


그간 포근하던 날씨가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함을 느낀다. 우선 명예전당 1호차에 물품을 보관하고 보온을 위하여 비닐우의를 입고 세종문화회관 뒷길에서 추위도 잊고 몸도 풀겸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대학 엘리트선수들도 달리기를 시작한다. 역시 하나같이 몸이 날엽한게 젊은이 부럽다. 출발 10연분을 앞두고 명예전당 그롭에 도착을 하니 낮익은 지인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한결같이 날씬한 공통점이 있다.

 


0 ~ 5Km 19:57

올해는 준비가 덜된 미완의 출전이라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어떻게 몸이 반응할지 몰라 마음을 졸이면서 안전한 레이스를 하기로 하였다.

이번대회가 은퇴경기가 되는 이봉주님을 비롯한 엘리트 선수가 정각 8시 출발하고 10여분 지난 후 드디어 출발! 봇물처럼 숭례문 쪽으로 일제히 달려가는데 그다지 빠른 페이스가 아닌데 마음이 바쁜지 앞선 주자로 주로가 막혀 요리조리 달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마음이 급한건지 초반 페이스가 늦다는 생각이 든다. 동마에서 이렇게 주자에 막겨 달려보지 못한게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숭례문 지나 남대문시장앞을 지나 을지로 반환점 돌때 까지 갑갑한 흐름은 반환점 이후부터 맘껏 달릴 수 있었다. 곧 5km표시가 보인다. 구간기록 19:57로 이 페이스만 유지하길 기대해 본다.


5 ~ 10km 20:02(39:59)

요즘 다들 동계에 열심히 훈련을 한탓에 목마의 강신각님도 북파 김종운님도 함께 달린다. 올해는 연습이 부족하니 먼저 앞서 가시라고 강신각님을 보내드리고 나름데로 달려가는데 몸이 예전같이 잘 나아가지 않는다.

은근히 30km 이후가 걱정이 되곤 한다. 후반까지 잘 버티어 줄까? 김종운님과 함께하였다. 청계천을 거슬러 내려가면서 이제 주로도 정리가 되어 크게 주로 방해를 받지 않고 달려 내려가 청계6가에 10km 지점을 통과한다.


10 ~ 15km 20:37(1:00:36)

통상 동마에서는 이구간에서는 몸이 풀려 스피드가 살아나는 구간인데 역시 부족한 훈련탓에 몸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마라톤은 참 정직한 운동이란 생각을 한다. 준비된 자만 편히 달릴 수 있고 준비되지 못한 자는 고통을 감내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고산자교에서 다시 청계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오는데 청계4가쯤 해서 15km를 통과한다.


15 ~ 20km 20:50(1:21:22)

이번구간은 청계4가에서 종각을 돌아 종로로 나가 흥인지문을 지나 신설동5거리전까지 5km구간이다. 종각을 돌아 나가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종로를 통과하면서 추월보다는 추월당하는 달림이 들이 많다. 누구나 추월을 하면 힘이 배가 되지만 추월을 당하면 힘이 떨어진다.

오직 강한자만 앞서 갈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속도 유지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그간 부족한 훈련을 실감한다.


20 ~ 25km 21:17(1:42:43)

신설동5거리를 지나 신답지하차도를 아래로 거쳐 군자교 전 25km구간으로 도로폭도 넓고 주변시민들과 달림이 가족들의 응원 열기가 가득하다. 마음이 여유가 있다면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기면서 달리련만 몸이 작년과 다르니 점점 신중해 진다. 출발할 때 쌀쌀하던 기온은 적당히 올라 달리기에 좋은 기온을 유지해 주어 동마가 기록의 산실이란게 실감난다.


25 ~ 30km 21:02(2:03:47)

군자역에서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지나 성동교 사거리로 향하는 대로를 전부 통제하여 반대편 차선을 이용하여 30km 뚝섬역으로 향하는데 마라톤동호회원들이 음식물을 준비하여 선수들에게 전해 주려고 기다리고 있다. 메이져 대회가 좋은 이유는 주로상에 끊임없이 주자가 있어 추월할 목표가 있어 기록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제 마라톤클럽이 활성화가 되어 달리지 않는 회원들이 봉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있어 좋다. 점점 다리가 묵직하고 가속을 하기가 힘이 든다.

더 이상 속도가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본다.

 


30 ~ 35km 21:45(2:25:32)

소위 마라톤 벽이라하는 30km를 넘기니 초반 오버페이스로 힘들어 하는 주자들이 더러 보인다. 그래도 이만큼 달리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주로에 집중해 본다. 어느 구간 보다 주변에 사시는 시민들의 힘찬 응원을 받으며 잠실대교로 진입을 하였다. 아직 여력이 있는 자는 앞서 나아가고 체력이 저하된 주자는 고통이 심하다.

잠실대교에는 각 동호회에서 응원차 주로에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강바람이 그리 매섭지 않아 다행이다.

한무리의 주자들이 뭉쳐 오길래 더 이상 떨어질 수는 없어 그들과 합류하여 달렸다. 역시 달리기는 혼자보다 함께 달리면 힘이 덜 드는 듯 하다.

 

 


35 ~ 40km 21:47(2:47:19)

남은거리 7km, 오늘따라 그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힘이 부치니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유지에 전념하게 된다. 석촌호수를 돌아나가니 발걸음이 둔한 주자들이 많이 보이고, 물결이 흐르듯 달려간다. Sub3주자가 참 많이도 늘었다.

고통을 즐기듯, 체념한 듯 남은거리에 집중을 해 보지만 부족한 훈련탓에 마음만 달려가고 몸은 따라 가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새 Sub3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적당히 타협을 하게 된다.

"올해는 그냥 물 흐르듯 같이 흘러나가자.“ 하며 혼자 쓴웃음을 지으며 백제고분로로 접어들어 40km를 통과하였다.

 


40 ~ 42.195km 9:19(2:56:38)

이제 2009 동마도 종착역이 가깝다. 예년에는 마지막 구간은 스퍼트하며 마지막 힘을 발산할 수 있었는데 마음 따로 몸 따로다. 2시간 50분 중반대 Sub3주자가 어찌나 많은지 트랙이 가득하다.

다들 동계에 많은 훈련의 성과라 생각된다. 그간 졸곳 이어온 240은 올해로 끝나 섭섭하지만 부족한 훈련에 비해 Sub3한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이번 시험이 끝나면 훈련량을 좀더 늘려 봐야 겠다.


오늘은 빨리 칩을 반납하고 바로 집으로 향해 6일 앞으로 닥아온 시험준비를 해야 한다. 공부와 마라톤을 함께하기가 힘이 든다. 그래도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먼저 가야겠다.

그래도 훈련량 치곤 선방한 대회가 아닌가 생각하며 스스로 잘했다고 격려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