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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한편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설악 몽유도원 릿지 본문

국내 산행/암벽등반

한편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설악 몽유도원 릿지

산달림 2010. 6. 8. 15:42

 

 

 

 

 

무릉도원은 세종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여행했던 이상세계인 “몽유도원”을 안견이 그림으로 옮겨 놓은 것이 “몽유도원도”이다.

남설악에 있는 몽유도원릿지는 한계고성능선과 미륵장군봉 사이에 있는 릿지길로 최고난이도 5.8로 암릉 초보자도 많이 찾는 코스로 밖에서 보면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만 보이는 릿지코스가 몽유도원 릿지가 아닌가 한다.

그게 피안의 세계인 몽유도원과 비슷하여 이 코스를 개척한 분이 붙인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6월 정기산행지로 몽유도원 릿지코스를 정해 놓고 참여회원의 신청을 받으니 10명인데 리베로님이 지난 천진암 100km를 뛰고 발목을 다쳐 우선 9명이 6월 4일(금) 21시에 천호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백곰님이 개인사정상 1시간 가량 늦는다는 연락이 왔어 지체를 했는데 차라리 연락을 않고 밤 9시에 천호역에 만났으면 오히려 느긋하게 출발을 할수 있었을 것 같다. 배려해 준다는게 오히려 출발이 늦어져 버렸다.


요즘은 설악을 가는 도로가 동홍천을 경유하면 2시간 정도면 장수대 까지 도착을 할 정도로 도로사정이 좋다. 가는길에 강삼촌이 준비한 중국 공산당 간부가 먹는다는 전갈주를 한잔 했더니 독한 알콜 기운탓에 알딸딸하다.


먼저간 감자바우님 차와 합류를 위하여 화양강휴게소에 들렸는데 오히려 20여분 늦게 출발한 백곰님 차가 먼저 도착을 하였다.

빠른 수면을 위하여 서둘러 출발하여 인제를 경유 장수대 가기전 솔밭오토캠핑장을 찾아 먼저 탠트를 치고 전야제 행사로 어묵 안주와 대형코펠에 펫트맥주 1통과 소주1병을 섞어 예전에 일본 북알프스 산행시 마시던 소맥을 시에라 컵에 마시니 취기가 빨리 오른다. 시장했던 탓인지 그 많던 술도 어묵도 끝날쯤 내일 몽유도원릿지 산행을 위하여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 1시다.


많은 인원이 함께 산행을 하다보면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아 이번에는 식사당번을 정해 운영을 했는데 책임감 부여로 효율적이었다. 늦은 잠자리에 든 반면에 늘상 일어나는 5시경이 되니 부쩍 길어진 낮시간 탓에 밖은 밝아오고 산새들의 지저김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하였다.


넉넉한 밥과 김치찌개, 그리고 콩나물 육개장으로 숙취를 해소하여 좋은 컨디션으로 산행하길 소망해 본다. 남은 밥은 주먹밥을 싸서 점심식사를 할 것이다.

 

7시까지 식사와 탠트정리를 끝내고 장수대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바로 산행에 나섰다. 산행의 들머리는 출입금지표시판 뒤로 시작이되니 아이러니하다.

오늘만 해도 3팀이 입산허가를 받아 몽유도원릿지를 오르는데 우리팀이 첫번째다. 

 


앞서가는 팀으로 인해 지체가 없음에 안도하며 첫핏지 앞 숲에서 장비를 챙기고 출발하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후미에서 자일을 챙겨 선등자에게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할것같아 노고단과 산조아님에게 함께 후미를 부탁했다.

 

설악의 릿지등반은 후미에서 자일을 어떻게 빨리 전해 주는냐가 산행시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첫 핏지는 볼트가 박힌 턱걸이 5미터만 오르면 30미터를 다시 걷는다. 난이도가 그리 없기에 선두가 자일만 설치해 놓고 갔다.

 

오른쪽으로 미륵장군봉 250미터의 거대한 벽이 눈앞에 다가선다. 이게 안평대군이 꿈속에 여행을 했다던 그 무릉도원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둘째 마디는 쉬운 슬랩 5미터 후 20미터를 걸으면서 점점 비경인 관음장군봉을 보면서 걷는다. 관음장군봉 하단에는 벌써 한팀이 도착하여 선등자가 오르는 모습이 작게 보이고 그 아래로 여럿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봉의 쌍볼트에서 15미터 하강한다.



셋째마디는 슬랩 5미터 지점 볼트를 통과하면 15미터 지점 리지상에 볼트가 또 있다. 이 볼트에서 왼쪽으로 트래버스 해 숲길로 내려서는데 먼저간 강삼촌이 트레버스를 하면 맥주 1박스란 말에 편리한 길을 두고 괜시리 능선산의 바위를 오른다.

자일 회수하던 노고단은 재빨리 자일을 메고 통과해 버린다. 근데 아직 맥주는 산적이 없다. 


 


 

 

 

 

 

 

 

 

 

 

넷째 마디는 출발지점의 크랙에 프렌드 한 개를 설치한 후 바위를 안고 일어선다. 그 후 크랙에 설치된 3개의 하켄을 지나 바위를 잡고 올라 소나무 까지 오르면 된다. 그리 어려운 코스가 아니기에 쉽게 잘들 오른다.


다섯째 마디는 직벽 크랙상의 하켄과 향나무를 지나 계단식 바위를 딛고 오른 뒤 소나무에 확보한다.

이후 쌍볼트가 설치된 두번째 하강지점에서 약20m 하강한다. 하강 후 안부로 올라서서 직벽 2미터를 턱걸이로 오른다.


여섯째 마디는 7봉 앞에 도착하여 표지기가 보이는 왼쪽으로 가서 붉은 벽에 박힌 하켄이 보이는 곳이 출발지점이다. 고도감이 있는 왼쪽 계단식 바위에 박힌 2개의 하켄을 지나 약간 경사진 바위를 오르면 나무와 하켄에 연결된 확보지점이 나온다.

코스가 쉬운탓에 후미에서 연신 자일을 챙겨 앞으로 전하기 바빠 제대로 쉴 틈이 없다. 그래도 노고단, 백곰님이 수고를 해주어 후미에 자일이 몰리지 않도록 열심히 전해 준다.


일곱째 마디는 계단식의 짧은 오버행 구간으로 생각보다 쉽게 등반이 가능하다. 먼저 세번째 오버행 밑을 오른쪽으로 넘어서기 전 좁은 크랙에 작은 사이즈의 프렌드를 건다. 그 다음 오른발을 바깥 쪽 바위 면에 딛어 무게 중심을 옮긴 후, 오른손을 뻗으면 양호한 홀드가 잡힌다.

그 뒤 오버행 밑 크랙에 박힌 하켄에 퀵드로를 길게 건 후, 오른손으로 크랙을 잡고 왼손을 쭉 뻗어 바위 턱을 잡으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버행을 넘으면 걸어가는 구간으로 확보용 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마무리하면 된다.

10시가 넘어 가면서 목도 말라 각자 알아서 음료수도 먹고 간식도 챙겨 먹는다. 선등자와는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렵다. 그게 설악의 릿지 산행이다.

 



여덟째 마디는 왼쪽으로 조금 돌아간 후, 큰 소나무 위쪽의 짧은 크랙을 넘어서면 실질적으로 등반이 종료된다.

이곳 또한 전망이 좋은 곳이며, 여유가 있으면 붉은 봉우리(시루떡봉)을 다녀와도 된다. 배낭을 벗어놓고 바위틈과 사면을 헤집고 갔다오는데 30분 걸린다. 중간에 바위가 흔들리는 곳도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 시루떡봉 정상 소나무에는 누군가 걸어놓은 하강용 슬링과 카라비너 1개가 있다. 하강은 오버행으로 50미터가 넘는다.

11시 20분에 후미가 도착을 하였는데 산행이 끝났다고 한다. 너무 싱겁다는 생각이든다. 이코스의 1/3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루떡봉


남은시간을 어찌할까 고민끝에 한계고성 능선을 타고 대승폭포로 하산해도 좋겠지만, 내일 오지산행인 맹현봉 산행이 남아 있기에 하산을 하여 장군관음봉 초입을 더듬어 보던지 하면서 일단 하산을 결정하였다.

하산길의 난이도 5.9란 농담을 하며 고정자일이 일부 설치되어 있지만 무척 가파른 길을 내려오는데 왼쪽으로 장군관음봉과 몽유도원 릿지가 장관을 이룬다.

 


먼저 내려간 산다니 대장이 동판이 박힌 벽 등반코스 앞에서 벽등반을 하다가 하산 하자고 한다. 지금은 애매한 시간이라 여기서 벽 등반을 하다가 15시경 장수대 도착을 하기로 하고 좌우에 있는 벽 등반을 하는데 멀리서 보면 상당한 고도감에 있지만 올라보면 잡고 디딜 곳이 많아 그다지 난이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다.

간밤에 수면시간이 부족해서인지 다들 축 늘어질 쯤  뒤늦게 합류하러온 리베로님의 전화를 받고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여 장수대에 도착하니 그새 장수대에 도착을 하였다.


무사안전 산행을 끝낸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맹현봉 들머리인 방내리 대구운으로 가기전에 한계령 휴게소에서 옥수수 막걸리와 송이주로 자축하는데 운전을 하시는 백곰, 감자바우님에게는 미안함이 있었다.


예전에는 비포장도로로 오지중의 오지였던 필례약수를 찾아 약수를 맛보니 얼마전 맛본 방동약수보다 탄산의 맛이 덜한듯하다.

상남으로 가는 길은 아카시아가 곱게 피어 그 향기가 그윽해 전형적인 산골맛이 난다. 요즘은 군데군데 유럽풍 팬션이 자리 잡고 있어 오지란 단어와 유럽풍은 잘 어울리지 않는 뉘앙스를 풍긴다.


돼지고기가 맛있다는 현리에서 먹거리인 삽겹살과 찌게꺼리 빠질 수 없는 맥주, 소주 그리고 이곳 까지 진출한 서울장수막걸리를 구입하여 고사리고개를 넘어 맹현봉 오지산행의 들머리인 대구운에 도착하였다.


아직은 긴 낮시간 탓에 산나물 채취에 나섰는데 우리가 도착하기 전 한줄기소나기가 내려 온통 이슬밭이라 들어갈 수가 없어 길옆에 있는 두 세번째 나온 두릅 속 연한 부분을 짤라와서 되쳐 먹는데 먹을 만했다.

기대했던 강삼촌과 산다니는 빈손으로 돌아오고 오히려 자칭 환자라는 리베로님이 참취를 한웅큼 뜯어 왔다.


이곳의 기온은 저녁이 되면서 급격히 떨어지는데 겨울용 자켓을 입어도 덥지가 않다. 술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반쪽님은 산조아님이 준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근 1시간이 넘도록 혼수상태가 되었으니 앞으로 술을 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저녁식사후 간밤에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채우기 위해 하나, 둘 사라지는데 불을 피우려고 나무를 하려고 해도 나무를 구할 길이 없어 술에는 대가인 리베로, 강삼촌, 백곰님을 남겨두고 포근한 탠트속 침낭안으로 들어갔다.


내일은 오지산행으로 대구운 계곡으로 올라 맹현봉을 오르게 된다. 아직 인적이 뜸한 오지의 산 맹현봉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줄까 하는 기대를 안고 꿈나라로 간다. 오늘은 느긋한 잠자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