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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원시림 초록의 맛 오지산행 맹현봉 본문

국내 산행/강원도

원시림 초록의 맛 오지산행 맹현봉

산달림 2010. 6. 9. 15:30

 

 

 

 

맹현봉 산행은 강원도 산중에도 오지인 홍천군 내면 방내리 大丘雲계곡을 들머리로 잡았다. 간밤에 일찍 잠자리에 든 탓에 아침과 함께 산새소리의 지저귐을 들으며 아침잠을 깼다. 무척 상쾌한 계곡의 아침공기지만 약간 추위가 느껴진다.

 

 

 

아침 식사 당번이 아니니 빨라도 1시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 같아 시골길을 달려 오늘의 날머리 소구운을 확인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긴 타이즈에 반팔 셔츠를 입고 출발하였다. 처음은 비포장도로라 잠도 깰겸 천천히 달리니 금방 시멘트길이 나온다.

 

조금 속도를 높여 방내리에 접어드니 보건지소도 있고 가게도 있다. 벌써 부지런한 농부님들이 하루일과가 시작되는지 들녘에 모습들이 보인다.

시멘트 길을 따라 소구운으로 올라가는 길은 은근히 오르막이다. 군사보호구역 표지목이 나오고 “아내뜨 1KM” 표지판도 나온다.   

 

주변은 주로 감자, 옥수수, 고랭지 배추밭이 있는데 벌써 차를 몰고 밭으로 향한다. 아내뜨 팬션은 일반 여느 팬션보다 규모가 컷다. 잘 정리된 조경시설과 스위스풍의 건물이 주변과 잘 조화되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주차할 공간을 정해 놓고 다시 돌아 올 때는 방내초등학교를 들려 혹시 시간이 되면 미산리로 가는 길도 확인하고 돌아오니 53분이 소요 되었다.

 

몸이 데워진 상태라 아침부터 계곡에서 알탕으로 목욕세수를 하고 식사 후 차량한대는 소구운로 보내고 자칭 환자라는 리베로님부터 먼저 출발을 시키고 뒷정리를 한 다음 맹현봉 오지산행을 출발하였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마지막 밭에서 길은 끊어지고 원시림 같은 계곡을 따라 산행은 시작되었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차갑고 맑았으며 이끼가 파랐게 잘 자라고 있었다. 청정이란 단어가 이런 곳에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숲속으로 아침 햇살을 받을 때면 그 빛이 신비롭기 까지 하다는 느낌이 들고 도심이나 서울근교 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운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오지산행으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이 아닐 런지?

 

아무리 문명이 발전을 하여도 자연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런 자연이 그리워 우리가 어릴 적 보아온 그런 순수 산골의 깊은 숲을 찾는 노스텔지어는 아닌지?

 

대구운 계곡을 오르며 간혹 참나물이 보이는데 강삼촌이 이것이 참나물이라고  샘플을 뜯어 주면서 잎이 3개라고 하니, 잎이 3개인 식물이 한, 두개이냐고 한다.

처음 보는 이들은 그 잎이 그 잎이라고 하니 찢어진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해 줬지만 초보자에게는 역시 알아듣기 힘든 설명이다.

 

산나물 뜯기를 여기서부터 시작을 하면 산행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산나물의 고수 강삼촌과 산다니에게 산등선에 올라서 산나물을 뜯자고하며 오르는데, 후미는 당귀니 참나물을 뜯으면서 올라온다. 보조를 맞추기 위해 중간 중간에 기다리면서 대구운 상단으로 오르는데 점점 수량이 줄어들고 산 등선이 가깝게 다가 온 것 같다.

 

지도상에서 보아 왔던 상단 물길의 갈림에서 오른쪽 계곡을 올라서니 이제 능선을 잡고 오른다. 그곳에는 귀하다는 산청목 일명 벌나무도 있는데 강삼초의 벌나무에 대한 일장 설명이 있었다. 헛개나무보다 훨씬 간 보호에 효엄이 좋단다. 그런데 보호수라 절대 채취를 하면 안된단다.

 

그간 후미를 챙기느라 늦었지만 마지막 1,142봉 까지는 호흡이 가쁘도록 오르면서 땀을 좀 흘리고 싶어서 열심히 오르는데 8~9부 능선에서 손바닥만한 곰취가 군집으로 있는데 잎파리는 크지만 음지에 자라 보드랍고 곰취 특유의 향이 강했다.

 

“곰취다.” 하고 외치면서 곰취를 뜯으며 1,142봉에 오르는데 능선에 나무가 너무 무성해서 어디가 맹현봉인지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준비해온 지도로 방향을 잡아보니 앞으로 떨어지는 능선을 잡고 나가면 맹현봉과 만날 것 같다.

 

오지의 산이다 보니 등산로도 거의 없고 능선을 잡고 나가야 할 것 같았다. 후미가 오길 기다리는데 계곡에서 1,142봉 까지 고도를 높이는 구간은 길이 없는 길을 오르느라 반쪽님이 많이 지친듯하다. 평소 물고기와 친해 체력관리를 하지 않은 탓에 유난히 빨리 체력이 고갈되는 것 같다. 하루아침에 체력을 강하게 만들 수 없겠지만 꾸준한 자기 노력이 필요한건 아닐까?

 

산나물이란게 능선에 있는게 아니라 8~9부 능선에 있는데 산행도 해야 되고 산나물도 뜯어야 하니 산나물 뜯기가 어렵고 산행속도가 늦어진다. 더구나 백곰님은 무릅이 좋지 않다며 탈출을 해야겠다고 한다. 산행을 같이 시작했으면 같이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회원 각자마다 생각과 체력이 다르니 조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맹현봉 가기 전 계곡으로 하산한다는 걸 겨우 말려서 맹현봉 지나서 계곡으로 하산을 변경했는데 설상가상으로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곧 맹현봉(1,213m) 정상에 올랐고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조금 더 전진을 하니 갑자기 빗줄기가 더 굵어지며 콩알만한 우박과 함께 솟아 붓는다. 살갗에 맞으면 아픔을 느낄 정도이다.

 

 

 

 

 

 

당초 목표한 길은 조금 더 나아가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정했지만 기상상황의 악화로 제일 빠른 길로 하산을 하여야 했다. 능선에서 맞이하는 비와 우박 그리고 바람은 저체온을 유발하여 오래전 발생한 6월 안산의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 노고단이 배낭에 챙겨온 비닐 우의는 본인이 입고, 방풍의는 리베로가 입고, 차돌이님도 방풍의를 챙겨와 입으니 일단 안심은 된다. 산행시 방풍의는 늘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것을 생활화 해야겠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산행에서는 유비무한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능선길을 따라 소구운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어 하산을 시키는데 비가 내린 미끄러운 길을 선두권은 빠르게 달려 내려가는데 후미는 체력이 떨어져 평소 보다 더딘 걸음이다.

 

후미에는 백곰, 환자인 리베로, 차돌이, 노고단, 맨 뒤에 반쪽이 내려오는데 저체온증에 걸릴까 걱정이 된다. 속도를 줄여 후미의 안전을 생각하며 천천히 내려오는데 콩알만한 우박은 그칠 줄을 모른다. 능선을 내려서자 바람이 그리 불지 않아 천만 다행이었다.

만약 계곡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람이었다면 어떤 상황인지 생각하기 조차 싫다. 계곡으로 내려 서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서로 소리를 질러 안전하게 내려오는지 확인을 하였는데 비에 젖은 흙은 무척 미끄러웠다.

 

선두에 4명은 일찍 내려가도 차의 열쇠를 백곰님이 가지고 있는데 왜들 빨리 내려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환자인 리베로, 무릅 통증이 있다는 백곰, 조금은 탈진한 반쪽님이 있어 빠르게 내려 갈 수가 없다. 그래도 쉬면 젖은 옷을 입고 있기에 체온이 더 떨어질까 봐 쉼없이 걸었다. 나중에 반쪽님이 끝까지 반쪽을 챙겨준 노고단님에 무척 고마워 하였다. 그게 岳友의 끈끈한 정이 아닐까?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던 소구운 계곡도 끝이나고 스위스풍 팬션이 있는 곳은 아내뜨란 클레식 뮤직카페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아내뜨는 아름다운 내일의 뜨락의 준말로 독일에서 바이올린과 첼로를 공부하는 두 딸들을 뒷바라지 하다가 뜻이 있어 전국을 헤메며 돌아다니던 끝에 정착한 홍천 산골짜기인 내면 방내리 소구운의 음악 캠프가 아내뜨란다.

정말 산수 수려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7년간 엄청난 노력과 끈기로 지금의 이 모습을 만들기 까지는 주인장인 털보 마당쇠님의 많은 노력이 있었단다.

 

 

아내뜨 전경

 

 

아내뜨 내부 침실

 

산골짜기에 길을 내고, 전기 끌어오고, 상하수도를 설치하고, 인터넷 연결하고 심지어 미생물 정화조까지 니스칠 하나 하지 않은 완벽한 친환경으로 꾸몄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곳은 화장실에서도 휴지를 사용하지 않고 비데를 쓰고, 모든 방에는 화장실이 있어 시설면에서는 어느 특급호텔 부럽지 않다고 한다. 큰 콘서트홀이 있고 작은 콘서트홀이 있으며 바깥에는 야외음악당이 있고 수영장도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내일의 뜨락(아내뜨)

 

 

 

정문에서 보는 아내뜨 모습

 

그림속의 유럽풍 건물 같은 아내뜨를 뒤로하고 1km 정도 떨어진 차를 세워둔 농막 앞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젖은 옷을 갈아입지 못해 추위에 떨고 있다.

한번 떨어진 체온은 쉽게 끌어올리기가 어렵다. 차에 둔 배낭 속에 마른 옷으로 갈아입으니

살맛난다. 거기다가 맥주를 한 순배씩 돌리고 나니 한결 좋다.

 

빠른 귀경을 위해 서둘러 소구운 계곡을 빠져나와 추억과 사연도 많았던 맹현봉을 뒤로하고 상경을 하면서 홍천에서 막국수와 손 두부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설악 몽유도원릿지와 오지산행으로 오른 맹현봉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산행은 2박 야영과 암릉산행, 오지산행을 하는 힘든 산행이었지만 지나고 나면 추억의 앨범 속에 정리되어 다시 현리, 상남을 지나거나 우박을 만나면 다시 한번 회자정리 될 것이며 한동안 머릿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