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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낙동정맥 3구간 석계재에서 답운치 본문

국내 산행/정맥(9정맥)

낙동정맥 3구간 석계재에서 답운치

산달림 2011. 1. 17. 16:14

 

 

금요일 퇴근때 까지 포근하던 날씨가 밤이 되면서 기온이 급강하 한다는 소식을 듣고 산행에 나서는 남편이 걱정스러운지 보온장비 잘 챙기라는 염려 어린 말을 전해 준다. 지난번 소백산 칼바람을 맞아 보고 겨울산행의 추위를 조금은 아는듯 하다.

 

바삐 짐을 챙겨 시청역에 도착하니 22시 55분으로 출발시간 5분전, 뒤이어 두분이 도착하자 정시에 출발 낙동정맥 3번째 구간 들머리인 석계재로 향한다.

출발 후 5시간 후에 산행이 시작된다고 하니 부족한 수면시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억지로라도  눈을 붙여 두어야 했기에 억지로 잠을 청해 본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자다가 졸다가 보니 새벽 3시 30분경에 석계재에 도착한다.

 

바로 배낭을 챙기고 스페츠를 착용하고 버스에 내리니 석계재의 겨울바람을 생각보다 차갑다. 출발 때부터 아예 아이젠까지 착용하고 대장님의 출발소리를 기다리는데 아직 출발 채비가 덜된 분이 있어 조금 지체가 되는데 금새 추위를 느끼게 된다. 이럴땐 빨리 출발하는게 좋은데 오늘은 혹한에 강풍으로 힘든 산행이 예상된다.

 

석계재에서 아이젠을 착용 산행준비

 

낙동정맥 3구간 석계재 ~ 답운치 구간

 

석계재 "살아 숨쉬는 땅! 강원도" 표시판

 

 

당초 출발시간보다 5분 빠른 3시55분 겨울바람이 차가운 석계재를 출발하여 도상거리 24km 실거리 32km의 낙동정맥 3구간 산행에 나섰다.

임도를 따라가는 길과 산능선을 타고 가는 두가지 길이 있는데 우린 산등선을 타고 올랐는데 지난번 눈이 내리고 아직도 지나간 사람이 없는지 전혀 러셀이 되어 있지 않다.

 

뒤를 돌아 보니 40여명이 랜턴불을 켜고 오르는 모습이 길게 이어진다. 눈은 추운 날씨탓에 乾雪로 쉽게 치고 나갈 수는 있었지만, 오르막의 눈길은 미끄러워 힘이 많이 든다. 더구나 흐릿한 헤드랜턴 하나로 빠르게 진행하는데는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길은 보이지 않고 간혹 매달려 있는 낙동정맥 리본만이 유일한 길임을 확인 시켜준다.

 

초반 용인등봉 오름길에서 등산객 발자욱이 있어 무심코 따라 진행했더니 점점 길은 내림길이고 리본 마져 없어 초반부터 알바를 하고 돌아 가는 길은 힘이 배가 든다. 다시 종주팀 꼬리를 잡는데는 20분 이상이 걸렸으니 혹한에 혹독한 첫 알바 신고식을 한것이다. 이제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하고 다짐하며 부지런히 속도를 높여 본다.

 

문지골 6폭포 안내판

 

 

다시 선두로 나서서 진행하는데 일찍 출발한 탓에 아침은 언제 오려는데 어둡기만 하고 밤 산행이 길다. 삿갓봉을 지나 임도삼거리에 도착하기 전에 서서히 밝아오는데 일출은 구름속에 가려서 보기는 글렀고 어둡고 추워서 출발후 아무것도 먹지 않았더니 급시장을 느낀다.

준비해온 김밥을 꺼내 걸으면서 먹는데 완전 꽁꽁얼어 밥을 먹는지 얼음을 먹는지......

 

소광, 석포, 이정표 표지판(8:00)

 

 

그래도 먹어야 걷기에 얼은 김밥을 입속에 넣어 녹이면서 씹어 먹었다. 그래도 먹으니 힘이나고 배가 불러야 걷는다. 이런날은 곳감이 제격이다. 물기가 없어 얼지 않고 달콤하고 씹으면 달아 먹기도 좋았다. 밀감은 얼어 씹으면 얼음과 함께 먹는 기분이다.

 

8시 45분에 백병산 갈림길에 도착하여 카메라를 꺼내니 습도로 얼어 얼음이 가득한데 그래도 작동을 하니 다행이다. 오늘 같이 혹한에 강한 바람이 불면 쉬기도 어렵다. 조그만 쉬면 체온이 떨어져 추워지니 걸어야 추위를 덜 느낀다.

그런데 계속 걸을려면 체력이 있어야 계속 걸을 수 있어 동계산행이 힘들고 어렵다 한다. 하지만 자연은 늘 맑음만 있는게 아니니 준비는 늘 철저히 해야 한다.

 

임도 차단기

 

  

백병산 오미산 가는 갈림길(8:45)

 

임도삼거리에서 오름을 오르니 백병산으로 가는 길 안내판이 보인다. "준.희" 라는 분은 낙남정맥 때에도 필요한 곳에 안내판을 설치해 주신 고마운 분이다. 세상은 한사람의 봉사로 많은 분이 그 혜택을 누리는것 같다.이번 구간은 초반에 오름이 있고 크게는 내림으로 이어져 후반에 체력소모가 적어 긴 코스에 비해 체력을 안배 할수 있는 구간이다.

 

진조산, 통고산 가는길그 길은 낙동정맥길

낙동정맥 가는 길 그길은 겨울철에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하얀눈만 쌓여 그리 아름다움을 연출하지는 못했다. 간혹  바람에 날려 쌓인 눈은 무척 깊이 쌓여 있어 등산로를 따라 걷지 못하고 눈이 적게 쌓인 곳을 골라 걸어야 했다.

임도 : 석계재 ~ 답운치 구간은 임도를 자주 접함.

 

이번 구간은 임도와 자주 접하게 되는데 주능선과 임도가 나란히 진행 되는 구간도 있으나 정맥꾼들은 굳이 능선을 고집하여 진행하는데 임도에도 눈이 많이 쌓여 눈을 밟고 진행하는데는 많은 힘이든다. 자칫 임도만 따라 가다가는 정맥길을 놓칠수도 있었다. 오랫전 혼자 낙동정맥 단독종주때에는 임도에 차가 올라와 산나물을 많이 채취하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계절이 바뀌니 모습도 완연히 달라진다.

 

동절기 낙동정맥 구간쌓인 눈과 앙상한 나뭇가지 겨울은 삭막함만 가득

 

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 발이 푹푹 빠져져 가며 걷는 정맥길은 겨울산행의 진수가 아닐까? 겨울은 겨울데로 여름은 여름데로 전혀 딴 모습으로 정맥꾼을 반겨 준다.

 

 

낙동정맥 934.5봉(11:00)

 

정상표지석(934.5봉)

 

 

겨울철 낙동정맥

그길은 발목이 시리도록 눈길을 걸어야 했고,

강풍과 앙상한 나무가지만 반갑게 맞아 준다.

 

낙동정맥에서 바라보는 눈덮인 산들

오지중에 오지인 이곳은 사방 10m이내 인가가 없단다.

 

한나무재(11:45)

J3클럽에서 개척한 불영사 환종주 58km 종주 구간중 한구간인 한나무재

 

낙동정맥 한나무재

 

낙동정맥에서 조금 벗어난 진조산(908.4m) 정상

 

진조산 정상(908.4m)

 

금강송과 함께하는 불영사 환종주(J3클럽)

 

 

울진의 명품 금강송

 

굴전고개(12:40)

 

굴전고개 안내판

 

굴전고개에서 능선을 올라서면 송전탑으로 향함

 

굴전고개 임도

 

답운치로 가는 길에 만난 금강송

 

금강송은 소나무의 제왕으로 불리며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나이테가 조밀하고 송진 함유량이 많아
잘 썩지 않고, 갈라지지 않으며, 강도도 높아
이미 조선시대부터 우수한 목재로 인정받아 왔다.


 

쭉쭉 쭉 뻗은 금강송

 

금  강  송

 

 

                                                     -  정 수 자 -

 

 

군말이나 수사 따위 버린 지 오래인 듯

뼛속까지 곧게 섰는 서슬 푸른 직립들

하늘의 깊이를 잴 뿐 곁을 두지 않는다.

 

꽃다발 같은 것은 너럭바위나 받는 것

눈꽃 그 가벼움의 무거움을 안 뒤부터

 

설봉의 흰 이마들과 오직 깊게 마주설 뿐

조락 이후 충천하는 개골의 결기 같은

 

팔을 다 잘라낸 후 건져 올린 골법 같은

붉은 저! 금강 직필들! 허공이 움찔 솟는다

 

답운치 도착(13:20)

출발 10시간 20분만에 도착!

알바만 없었다면 9시간대에는 도착 가능했을 텐데

내린 눈으로 미끄러워 좀 늦었다.

 

답운재(619.8m)

 

 

셀카로 답운재 도착확인

 

신묘년 1월 구정맥팀과 함께 걸어본 석계재에서 답운치구간은 갑자기 불어덕친 강풍에다 한파가 겹쳐 힘든 산행이 었다. 지난번 눈이 내린후 아무도 지나지 않아 어두울 때는 길찾기도 만만하지 않았고 발목까지 빠지는 눈으로 속도를 더디게 하였다.

늘 자연은 그러하지만 추우때도 비가 올때도 강풍이 불때도 있는 법, 그런 자연의 시련에 굴하지 않고 걷고 또 걷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오지에 속하는 삼척, 울진군 구간은 보이는건 산, 산, 산 뿐이다.

 

금강송이 쭉쭉 뻗은 이번구간은 송진의 진한 향내를 맡으며 걸을 수 있었고, 산림의 천이로 사라져 가는 소나무를 좀더 오래 한국의 산하에서 볼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답운치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리는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길어 답운치는 두고두고 기억이 될 것같다.

 

 

늦은 점저식사

상경길에 봉화 춘양에서 삼겹살로 늦은 점심 저녁식사후 상경

너무 시장했던 탓인지 식욕들이 왕 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