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빛 피부, 섹시함의 상징일까?

[황세희칼럼] 구릿빛 피부, 섹시함의 상징일까? 자외선을 많이 쪼인 사람의 피부는 주름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얇아지는 노화 현상이 촉진된다. 또 선탠으로 그을린 피부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법 역시 아직 없다.

작열하는 햇빛이 이글거리며 내리쬐는 한여름이다. 언제부터인지 여름철 자외선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는 섹시함과 여유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피부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자외선은 백해무익한 존재다. 우선 자외선은 주름살·잡티·주근깨·기미·점 등 피부의 온갖 고민거리를 초래할 뿐 아니라 피부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일년에 한 철 찾아온 눈부신 햇빛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일. 강렬한 여름 햇살을 맘껏 즐기면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법은 없을까. ◇자외선의 정체=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A(UVA), B(UVB), C(UVC)로 나뉜다. 이 중 피부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파장은 UVC인데, 다행히 오존층에 흡수된다. 즉 오존층 파괴가 없는 한 땅에 도달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문제되는 자외선은 UVB다. 세포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혀 일광 화상과 피부암·백내장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꺼운 유리창은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선 조사량이 적다. 자외선A는 주로 피부를 그을리게 하고, 피부 노화를 일으키거나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이 파장은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계절이나 날씨와 무관하게 존재할 뿐 아니라 파장이 길다보니 유리창도 통과한다. 즉 실내에서도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들다. ◇실외에선 어린이도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자외선의 피해를 줄이려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부가 노출되는 부위엔 자외선 A와 B를 모두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물론 어린이도 해당된다. 통상 자외선B의 차단 정도는 SPF 지수를 사용한다. 자외선A에 대한 지수는 아직 명확히 통일된 기준이 없으나 통상 UVA+, UVA++, UVA+++ 등으로 표시한다. 자외선 차단제 효과는 개인의 피부반응 정도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햇빛에 쉽게 타지만 피부 착색이 잘 안 되는 사람(흰 피부)이라면 SPF 20∼30 정도, 피부가 약하게 타면서 점차 옅은 갈색으로 검어진다면(약간 갈색 피부) SPF지수 8∼12 정도면 된다. 단 이는 차단제를 두껍게 발랐을 때에 해당한다. 화장을 안 하는 사람이 외부 활동을 할 땐 UVA 차단 기능이 있으면서 SPF 지수 25∼30인 자외선 차단제를 3시간 정도마다 덧발라주는 게 좋다. 주로 실내에서 일하거나 파운데이션 같은 화장을 하는 여성은 하루 한 번만 발라줘도 된다. 여름철에도 야외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물에 잘 녹지 않는 방수용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땀이 흘러 차단제가 씻겨 내려갔다 싶을 땐 그때마다 덧발라주는 게 좋다. 참고로 SPF 지수가 함유된 화장품을 여럿 사용하더라도 효과는 가장 높은 SPF 지수의 영향을 받는다. 즉 SPF 지수 15인 로션을 바르고 25인 파운데이션을 발랐다면 SPF 25를 바른 셈이다. ◇인공 선탠은 피부건강 해쳐= 자외선의 해악이 밝혀지면서 자외선의 노화, 암 발생 등의 피해는 줄이고 구릿빛 피부만 얻는다는 인공 선탠을 즐기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외선A만을 조사하는 인공 선탠 역시 피부 착색만 되는 게 아니라 노화도 함께 온다. 참고로 자외선을 많이 쪼인 사람의 피부는 콜라겐 섬유가 감소하고 탄성 조직이 퇴화돼 주름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얇아지는 노화 현상이 촉진된다. 또 선탠으로 그을린 피부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법 역시 아직 없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건선 등의 피부병 치료 같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자외선은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다. ◇평상시 피부관리도 중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평상시 자외선 노출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선 한여름엔 오전 11시∼오후 3시의 땡볕에 피부를 장시간 노출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챙 넓은 모자·양산은 필수며,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 유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선탠 후유증은 곧바로 치료해야= 본의 아니게 여름 햇빛에 피부가 화상을 입었다면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 화상 정도가 가벼울 땐 20분간 냉수찜질을 매일 3∼4회 하면서 콜드크림 같은 피부 연화제를 바르면 피부 건조와 붉은 기가 억제된다. 간혹 국소 스테로이드 크림을 바르기도 하며, 심하면 스테로이드 제제를 단기간 복용해야 한다. 화상 후 생긴 껍질은 저절로 벗겨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