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설악 안산 미시 빗속 종주 본문
늘 그리운 설악,
마음만 달려가고 몸은 달려 가지 못했는데 이번주는 일기예보에 큰비가 없어 산행을 떠날수 있다는 설레임을 안고 설악으로 고고싱,
금요일 저녁 19:20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원통행 직통버스는 서울 ~ 춘천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채 2시간이 되지 않아 원통에 도착.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예전엔 종일 걸리던 거리인데....
저녁 부터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맞게 원통에 도착하자 청승맞게 비가 내린다. 오랫만에 강원장 여관에 들어가 눈을 붙이고 새벽산행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30분, 아직도 비는 그칠 줄 모르다. 우중산행을 각오한 터라 식사는 든든이 하고 출발해야 할것 같아 인근식당을 찾으니 아직 열린 식당이 없다.
하는수 없이 페밀리마트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택시 승강장으로 가니 손님을 기다리며 졸고 있는 기사님을 깨워 한계삼거리 모란골로 차를 몰았다. 도로 군데군데 물이 고여 물보라를 일으킨다.
비를 맞으며 모란골 민박집앞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 수풀을 헤치고 설악의 품으로 들어간다. 금새 바지가 촉촉히 젖어 온다.
이번 산행은 비와의 한판 승부가 될것 같다.
설악태극종주 개념도
모란골 ~ 안산 ~ 대청가는 길
설악태극종주 고저도
설악태극 지도
들머리인 모란골 입구 다리 : 이 다리를 건너서 들머리로 들어섬
택시로 이곳에서 하차하여 산행 시작을 하는데 비는 그치줄 모르고 줄기차게 내린다.
고즈넉한 산행도 좋지만 혼자서 무슨 청승(?)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수량이 풍부해진 모란골 계곡수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그간 설악산에도 많은 비가 내린듯 하다.
모란골민박집 : 들머리는 우측 된비알로 들어섬(05:10)
안산으로 올라가는 기점이자 들머리인 모란골민박집
현재 민박을 하지 않고 적막속이다.
우측을 들머리로 잡고 수풀을 헤치고 오르면 등산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첫번째 만나는 군용 벙커(05:42)
희미한 등산로도 인적이 뜸해 때로는 끊어지고 수풀을 헤치다 보면 등로가 보인다.
등산로를 잃으면 능선길을 잡고 오르면 등산로가 나타난다.
시작부터 된 비알이 나타나 900m 까지는 급경사라 호흡을 조절하며 천천히 올랐다.
설악길은 한나절에 끝나는 단거리가 아니다.
안산가는 길을 안내하는 J3 시그널
유일하게 만나는 J3 시그널은 이 코스를 처음 개발한 J3클럽이 개척하며 붙여논 것
그러나 이 시그널은 많이 붙여져 있지는 않다.
비박했으면 좋을 바위(05:53)
잠시 비를 피한다거나 비박을 했으면 좋을 바위밑 공간
안산으로 안내하는 시그널들
J3클럽에서 개척후 몇몇 팀이 이구간을 지나갔지만
아직도 이 코스를 이용하는 산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인적을 만난다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때론 바위 구간을 만나면 고정로프도 설치해 둠
그래도 어려운 곳은 고정자일을 설치해 두었는데,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닌듯.....
비오는 와중에도 가끔 구름사이로 운해가 펼쳐짐
우중 산행이라도 가끔 바람에 구름이 물려가면 가리봉, 주걱봉이 구름속에 자태를 들어낸다.
그 너머로 점봉산이 있겠지.
2번째 만나는 군용 벙커(06:22)
안개낀 등로를 따라 된비알을 오르면 두번째 군용벙커가 나타난다.
여점히 여름 장맛비는 그칠줄 모르고 내린다.
주변이 넓은 묘지(06:55)
2번째 벙커를 지나고 조금더 진행을 하면 나타나는 묘지,
잠시 쉬어 갔음 하는 마음도 있지만 마땅히 쉴곳도 없고 줄창 걷기의 연속.
안산가는 길이 때로는 이렇게 좋은 길도 있음
이렇게 뚜렷한 길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이런길은 잠시고
대부분의 길은 흔적이 희미하다.
통나무 아래로 통과
양쪽이 절벽인 바위길을 통과
안산이 가까워 질수록 길은 점점 험해지고
양쪽으로 절벽인 능선길을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모진 바람에 시달린 안산의 나무들
가끔 안내 시그널이 있어 길이 확실함을 확인
그래도 지나간 산객들이 있었어 길의 흔적을 남겨두어
길 찾기가 수월하다.
주변 봉우리들은 안개속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
가야할 봉우리들로 길은 어디론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다.
안산이 가까워 졌음을 알려 주는 삼각점(09:17)
안산도 살아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이 다수 있음
안산에서 바로 12선녀탕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은 쉽게 알바를 하는 곳.
능선길에서 좌측으로 뚜렸한 길로 접어 들었다가 알바를 한 곳.
처음엔 능선길로 가다가 점점 계곡으로 떨어져 길이 아님을 확인하고
돌아 올라 옴(15분 알바)
안산가는 길의 주변 바위들
바람이 불때마다 안개가 흩날리는 암봉들
녹음과 안개의 조화
날씨가 좋으면 시야가 좋아 눈을 즐겁게 할텐데....
안산 정상 도착하여 분신인 모자를 놓고 기념촬영(10:03)
안산 오르기 전 12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왼쪽길을 따라 가다가 알바 15분
능선으로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진행하다보니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
다시 돌아 오는 알바를 함.
안산에서 내겨 다 본 한계령가는 길
녹음위로 솟은 암봉들
안산 금줄을 넘으며 만나는 남교리 ~ 대승령 안내판(10:10)
대승령 도착(10:24)
이곳에서 산객을 만나 기념사진 찍고 고고싱!!
2011. 6. 4 들리고 다시 찾은 대승령
여기서 대청봉은 12.7km
대승령에서 1.8km 지점(11:02)
귀청가는 길도 예전에 비해 군데군데 계단을 설치하여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편함은 좋지만 자꾸만 자연이 사라지고 인공물이 설치되는 것은 아쉽다.
가능한 그냥 그대로 후손에 물려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웃비는 그쳐지만 나뭇가지마 잎파리에 물이 묻어
옷은 마를 줄을 모른다.
신발은 찌걱거리고 양발은 흠씬 젖은지 오래다.
올라가야 할 귀때기청봉
귀청은 늘 바람이 심하게 부는곳인데 그래서 귀때기가 떨어져 나간다고 귀때기청봉(?) ^.^
걸어온 설악서북능선의 봉우리들
서북능선에서 내려다 본 귀때기골
귀때기청봉(1,577.6m) - 13;00
귀청을 오르기전에 점심시간이 되어 찰밥 주먹밥으로 식사후 산행
역시 찰밥이 먹기는 편하다.
구름이 오락가락하는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의 너덜지대를 끝내고 하단 마지막 너덜에서
산행하는 분을 만나 기념사진을 남기고 출발,
안산을 올라 서북능선을 종주하는 산객이 없어 사진부탁 할 때가 없다.
대청 ~ 한계령으로 갈라지는 한계삼거리(13:40)
대청을 오르는 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서북능선의 일명 설악 개선문(?)
여기서 다들 기념사진을 남기고 떠난다.
중청으로 오르는 길에 만나는 끝청(1,610m) - 15:10
한계삼거리에서 대청으로 오르는 산행길은 많은 산객들로 조금은 진행에 방해를 받는다.
70대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산을 오르는 할머니를 보면 몸은 관리하기 나름이라는 진리를 배운다.
내설악의 바위 연봉들
역시 설악의 멋은 기기묘묘한 바위의 멋이 아닐까?
중청의 탁구공 같은 모양이 보이면 중청산장이 가까웠음을 알린다.
등산로는 중청을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연결
산객들의 쉼터 중청대피소(15:30)
이곳에서 컵라면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판매를 하지 않는다.
또한 주류도 판매금지 캔맥주한통이 그리운데.... 아쉽다.
단, 봉지라면은 판매를 하는데 코펠, 버너가 없다.
벌써 10시간 넘게 산행을 하였다.
서서히 피로가 누적이되는지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대청봉은 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이곳 까지와서 대청봉을 찍고 가지 않으면
깨름직해서 대청봉을 오르기로 한다.
대청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중청대피소 전경
그간 꾸준한 조림사업으로 중청서 대청가는 길옆에 있던 누운잣나무가 잘 자랐다.
설악 대청도 이제 벌거벗은 봉이 아닌 푸른산이되었다.
대청의 모진 바람에도 잘 견디어 낸 나무들
대청에 내려다 본 공룡능선의 초입인 신선봉 바위들
여기는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1번지 대청봉
"양양이라네!"
대청봉 정상(1,708m) - 15:56
늘 바람이 세차게 불던 곳인데 오늘은 매운 바람이 아닌
시원한 바람이 분다.
대청에서 본 공룡능선 범봉 부근
설악의 막내봉인 소청봉(1,550m) - 16:20
소청봉에서 내려다 본 천불동계곡
가야할 길 마나먼길 공룡능선
요몇일 사이 내리 비로 희운각앞 계곡의 물이 많이 불었습니다.
지난 수해의 상처로 주변이 많이 훼손되었네요.
예전의 정겹던 모습을 볼수 없어 아쉽습니다.
희운각 대피소(16:50)
희운각의 희운은 예전의 희운각을 사비로 지은신 분의 호가 "희운"이라 그렇게 명명한데 기인.
예전의 모습은 간데 없고, 국공에서 새롭게 일신한 희운각 대피소 전경
배에 거지가 들었는지 시장기를 느껴 간식을 먹고 출발
이곳도 컵라면, 캔맥주는 판매하지 않음.
이곳에서 젖은 양발을 벗고 새양발을 갈아 신었는데,
등산화가 젖어도 조긍은 개운하다.
오늘 산행을 마치고 18:00 부터 대피소 입실을 기다리면서 소주 한잔씩하는 산객도 있는데,
난 아직 갈길이 멀고도 멀다.
무너미재에 있는 안내표시판
마등령 4.9km로 진행, 설악동 까지는 8.3km
공룡능선에서 바라본 범봉의 위용
정말 멋진 바위!!
마등령 쪽으로 바라본 공룡의 암봉들
공룡능선 1275봉 안부(18:25)
마등령까지는 2.1km가 남았다.
예전엔 이곳에 당귀차를 파는 매점이 있었는데
이제 아무도 반겨 주지 않는다.
오직 가야한다는 일념뿐이다.
마등령(19:42)
이제 일몰시간에 걸려 헤드랜턴을 켜고 야간산행을 시작
나한봉을 오르니 백두대간을 연등하는 안양에서 온 젊은 산객을 만났다.
다니던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서
쉬는 기회에 백두대간을 연속종주하는 분인데 아침에 한계령에서 출발 했다고 한다.
미시령을 간다고 하니 함께 가지고 하여 동반등반을 했다.
날도 어두워 질텐데 함께 산행을 하면 서로 의지가되어 좋을것 같았다.
그래서 그분께 부탁해 이렇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마등령 정상(1,260m)
카메라 후레쉬 영향으로 그래도 밝게 보이네요.
요즘 백두대간의 산행형태는 구간종주도 있지만,
연속종주를 하는 산객도 많다고 한다.
걷다가 식량이 바닥나면 구입해서 계속 산행을 하는.....
그래서 45 ~ 50일에 산행을 끝낸다고 했다.
이분도 이번 산행이 마지막 구간 산행으로 태백산 아래 도래기재에서 출발해
오늘은 마등령에서 자고
내일 신선봉을 올라 진부령에서 끝낼려고 했는데
미시령의 국공땜에 신선봉을 어떻게 오를까를 고민을 했는데
오늘 저항령에 가면 일찍 출발해 국공이 오기전에 신선봉을 넘을 것이라고 했다.
막아도 마강도 가는 백두대간길 좀 열어 주면 않되나?
아무리 막아도 대간꾼들은 밤중에라도 지나가는 현실!!!
저항령의 야영지(22:07)
저항령은 길골 샘터가 있어 야영지로 좋은 장소
하지만 이곳역시 야영금지구역
탠트 3 ~4동이 쳐져있고 몇분은 피곤하신지 꿈나라에 가셨나 보다.
마등령에서 저항령구간은 너덜을 지나고 고도의 높낮이가 커서 체력 소모가 큰 구간이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이데 너덜지대에 들어 서면 길찾기도 애매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또한 20kg이 넘는 배낭을 맨 대간꾼도 고려해야 했고
나도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밤하늘에 달은 구름사이로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우리는 왜 밤길을 이렇게 힘들게 걷고 있는 걸까?" 하고 자문해 본다.
저항령에 도착하니 22:07분, 대간산객과 헤어지는데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란 말이 등뒤에 들린다.
이제 혼자가 되어 황철봉 너덜지대를 오른다.
혼자가는 길은 외롭고 힘들다.
지금 17시간째 산행을 하고 있다.
황철봉 지나 1,318.9m 정상 삼각점(23:43)
황철봉을 오를려면 너덜지대를 올라야 한다.
너덜지대에 길을 잃은 산객이 많아 야광봉이 설치되어 길잡이 노릇을 하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데 다리에 힘이 빠져 걷기가 힘이든다.
1,318.9m 봉우리 옆 출입금지표시판
늘상 국공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표시판은 길이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여기가 계조암으로 가는 길?
그래서 접어드니 희미한 길이 있는데 길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한참을 숲속에서 헤메다가 다시 돌아 나와 지도를 확인해 보니
아직은 아닌것 같다.
너덜지대에서 부는 밤바람은 젖은옷에 추위를 느끼게 한다.
방풍의를 꺼내 입고 야광봉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 섰다.
설태냐? 설미로 하산을 하는냐 고민을 한다.
결론은 가다가 계조암쪽으로 가는 길을 만나면 설태를 진행하고,
아니면 미시령으로 떨어져야 겠다고 결론을 내린다.
너덜지대가 끝나고 우측으로 난길을 랜턴으로 확인하고 가는데 위험표지판이 있다.
이곳이 들머리?
그래서 금줄을 넘어 들어가니 길인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하고, 다시 돌아 나온다.
그러면서 걷다보니 점점 미시령은 가까워 오는데 계조암으로 가는 길은 보이질 않는다.
더구나 짙은 안개가 나뭇잎에 닿아 물방울이 맺혀 금새 바지가 흠씬 젖어 온다.
이번에 인연은 설태까지는 허락을 하지 않는 걸까?
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데 사방은 암흑으로 지형지물이 없어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 오는데 이슬같은 물방울이 나뭇잎에 맺혔다가 옷에 묻어 다 젖는다.
진흙의 등산로를 따라 내려 오니 떡 하니 막고 있는 철조망
그것은 미시령으로 내려 가는 길이 었다.
철조망을 따라 걸어 봐도 통과하는 길이 없어
철조망 타고 넘기!
꽤나 높은 철조망을 힘들게 타고 넘으니 그곳이 미시령이다.
미시령 표지석(01:28)
길고 긴 설악 안산 미시종주 22시간 20분의 끝!
미시령 표지석 앞에 흔적을 남기고, 속초로 가는 길은 114로 전화를 걸어 콜택시를 부르니
여자운전기사가 전화를 받는다.
현재시간 새벽 1시 30분 어떤 미친놈이 미시령으로 택시를 몰고 올까? 궁금했는데.....
백두대간을 하는데 무리해서 미시령에 있는데 와 줄수 있는냐고 했더니
망설이더니 오겠단다.
추워서 천천히 걸어 내려 갈테니 올라 오시라고 하고 가볍게 뛰면서 미시령고개길을 2km나 내려오니
반가운 택시가 올라 온다.
그리고 속초의 찜질방으로 고고씽.....
24시간 마트에서 갈증을 달래려고 캔맥주 한통 마시고 사워후 잠자리에 든다.
근데 무었을 얻고 무었을 찾을려고 40여 km의 산길을 미친듯이 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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