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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혹서기 서울마라톤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혹서기 서울마라톤

산달림 2011. 8. 15. 20:56

 

 

2011 서울마라톤 혹서기대회 완주

 

 

이제 임도길 마지막 5바퀴째 계측기를 통과하니 39km 지점으로 남은 편도 3km만 달리면 길고도 지루했던 혹서기 마라톤이 끝이난다.

오른다리 종아리는 연신 쥐란 놈이 찾아 오려고 자꾸만 근육이 뭉쳐 오름을 느낀다. 반환점을 돌아 나오자 시원한 수박 두어쪽을 입안으로 밀어 넣고 종이컵에 세개를 담아 결승선을 향해 출발하였다.


바로 시작되는 오르막을 힙겹게 오르는데 오른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 근육이 딱딱히 굳어 오면서 강한 통증이 찾아 온다.

악!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오른다리 종아리가 딱딱하게 굳어 참기 어려운 통증이 강하게 전해 온다. “쥐! 쥐! 쥐났어요.”하고 소리치니 목동마라톤 이의신님이 달려와 발목을 강하게 꺽어 주니 통증이 서서히 사라진다.


일어나 무릅을 굽혔다 폈다를 몇차례 반복했더니 걸을 수 있었다. 그래도 걷지는 말자고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은 물거품이 되고 이제는 걸을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리막을 천천히 달려고 다시 오르막은 걷고 불과 1km정도를 남겨둔 마지막 급수대를 천천히 달려내려 가는데 금새라도 다시 쥐가 날것 같아 찬물에 근육을 식혀 가려고 급수대로 향하여 앉아서 바가지로 물을 붓는 순간 갑자기 뭉쳐오는 종아리근육!

다행히 자봉하는 분의 도움으로 다시 쥐를 풀고 찬물로 근육을 마사지해 주고 한참을 쉰후 천천히 결승선으로 향하는데 아직도 체력이 남은 주자는 쌩하니 결승선으로 향한다.


그래도 기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계를 확인하니 Under4는 안정권이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결승선을 통과하니 3:53:46 완주.


서울마라톤에서 해마다 8월 15일을 전후해서 개최되는 혹서기 마라톤은 여름철 말복을 전후로 년중 제일 더운날 고저차가 심한 서울대공원의 임도길을 달리는데 코끼리열차길 2바퀴, 동물원길 2바퀴, 그리고 외곽 임도길 5회를 왕복하는 코스다. 코끼리길의 저수지길 3 ~ 400m를 제외하고는 평지는 없고 오름아니면 내리막인데 특히 외곽 임도길은 오름내림이 심한 코스다.


올해로 10회째가 되는 혹서기대회지만, 코스의 어려움 날씨가 연중 제일 더워 고생이 너무 심할 것 같아 그간 대회참가를 기피했었다.

그러나 이제 기록을 의식할 나이도 아니고 더위를 즐겨보자는 느긋한 마음에 대회신청을 하였는데 유난히 습도가 높은 올해 고생은 불 보듯 뻔했다.


“피하지 못한다면 즐기자.” 란 심정으로 장거리 훈련 및 언덕훈련 하는 셈 치고 천천히 달려 보자란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다.

출발 전 간혹 빗방울이 떨어지는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햇볕이 나지 않아 다행이란 맘으로 08:00 출발!


선두그룹이 지나가고 다음그룹 뒤에서 나 홀로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달리는데 편하게 코끼리열차 길을 2바퀴 돌고 동물원 길로 접어드는데 후미가 아직도 코끼리열차 길을 1바퀴 남겨 두고 있다.


공원정문에서 동물원 내부길을 도는 코스도 경사가 있었지만 그리 부담없이 2바퀴 돌고 임도길로 접어 들었다.

임도길은 동물원길과 달리 오르막의 경사가 더 심해 고개를 숙이고 무리하지 않게 달린다고 속도를 줄려 달리는데도 몸은 자꾸만 진행을 하려는 건 본능이가?


페이스 조절의 어려움은 매 km마다, 혹은 매 5km 마다 거리표시가 없고 임도길 끝에 거리표시가 있는데 딱 끊어지는 거리가 아닌 26.5km 이런 거리가 표시되어 km당 어느 정도 속도인지 측정이 쉽지 않아 대중 감으로 뛸수 밖에 없었다.


임도길 2회전 까지는 별 어려움없이 잘 달렸는데, 3회전 부터는 시장하다는 느낌이 온다.

체력소모가 많은 길이란 걸 느끼고 페이스를 줄여야 하는데 잘 버티어 주리란 막연한 기대감으로 몰아 붙였다. 급수대에서 제공하는 바나나를 3 ~ 4개 집어 달리면서 먹고 3회전 까지는 잘 버텼다.


4회전 때 1급수지점으로 올라가는 긴 오르막에서 오른다리에 쥐가 오려는 신호가 감지되어 잠시 멈추고 시원한 물 한바가지를 붓고 시원하게 해주니 좀 가라 앉는것 같아 조금 더 속도를 줄여 달렸다.


임도길은 편도 약 3km로 음수대 2개소, 물을 뒤집어 쓸 수 있는 급수대 2개소, 응원단 2군데, 얼음제공 1개소 등으로 이어져 있는데 높은 경사도로 인해 체력소모가 극심하였다. 먹어도 금새 시장기를 느끼고 음수대에서 2 ~3컵의 물을 마셔도 배뇨의 느낌은 없고 모두 땀으로 다 발산되어 버리고 다리는 점점 무겁게 느껴져 오고 발걸음도 점점 둔해져 옴을 느낀다.


이제 목표를 낮추어 걷지 말고 완주만 하자라고 다짐해 본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더 빠른  초반에 속도를 낮추어 체력소모를 최소화 했으면 하는 후회를 해 본다.

마라톤은 출발지를 떠나 목표한 곳에 도착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경기인데 초반에 빨리 간다고 반드시 결승선에 먼저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제일 경제적인 경기운영은 같은 속도로 끝까지 달렸을 때가 가장 체력소모가 적다는 것이다.


4회전을 끝내고 마지막 1바퀴만 돌면 된다는 안도감보다는 1바퀴를 무사히 끝낼수 있을까가 더 걱정이었다. 이제 체력은 완전바닥이 난 상태고 주로에는 오르막에 뛰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래도 힘겹게 3km를 더 달려서 이제 다시 돌아만 가면 길고도 지루한 혹서기대회는 끝이다.


더운것을 감안하고 고저차가 심한 임도코스를 생각했다면 초반에 페이스를 조금 더 줄여 즐겁게 달렸으면 이런 생고생도 하지 않았을 텐데, 늘 욕심이 화를 자초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절이 쉽지 않으니 아직도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기며 오랜만에 언덕훈련 제대로 하고 혹서기 신고치곤 너무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것 같다. 그리고 결승선 통과 후 시원한 한줄기 소나기가 한여름의 열기를 모두 식혀준 하루였다.

 

 

서울마라톤 혹서기대회 코스맵

코기리열차길 2회, 동물원길 2회, 임도길 5회전 왕복을 하여야 풀코스 42.195km 완주

 

 

출발전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스트레칭

 

2011 서울마라톤 혹서기 대회 출발전

 

2011 서울마라톤 혹서기 대회 출발!!

 

출발 직후 모습

 

출발선을 바져 나가는 마라토너들 약 1,500명 참가

 

긴 꼬리에 꼬리를 문 마라톤 행열

 

동물원 내부순환도로를 달리는 모습

 

벌써 땀으로 젖었네요.

혹서기 달리기는 땀과의 전쟁

 

임도길을 그룹을 지어 달리는 모습

 

임도길 5회전 왕복코스

 

아직 후미가 올라 오지 않는 임도길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의 승리자만이 완주를 할수 있다.

 

달림이들이 힘내어 달리게 도와주는 응원단

 

언제든지 오세요 물세래를 퍼부어 줄테니.... ^.^

 

야유! 시원해.... 최고! 짱!

 

달리다가 쥐가 난 주자를 도와주는 봉사자

발목을 눌러 근육을 늘려 주어야 쥐가 풀린다. 그냥 주물러서는 쥐가 풀리지 않는다.

 

달리기는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축복!!

 

임도 5회전 중,

비가 내려 도로가 젖었네요. 

 

멀고먼 105리길 완주 후 완주매달과 기념촬영

 

완주후 제공하는 볶은밥에 미역냉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