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j3와 함께한 육십령에서 적상산까지 덕유종주 40km 본문
남덕유(1,507m)에서 인증샷
육십령에서 적상산까지 덕유종주 코스 안내도
더운여름날 한강에서 장거리 훈련하는것 보다
산을 달려 보는것도 더위먹지 않고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될것 같아
j3와 함께 가는 덕유종주에 참가하게 되었다.
j3의 이니셜은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 ~ 대원사),
지리산 왕복종주(화엄사~천왕봉),
그리고 지리산 태극종주(덕산~천왕봉~인월)를 일컫는 제삼리(j3).
모두가 극한을 요하는 산악코스며 지금은 그보다 훨씬 난이도 높은 코스를 산행한다.
밤10시 욱십령에는 전국에 내노라 하는 산꾼들이 많이도 모였다.
여자분들도 10%가 넘고 전.현 울트라 마라톤을 뛰는 분들도 꽤나 많이 보인다.
소위 한가락하는 분들이 많이 왔다.
잠시 임원들 소개한다고 10여분 늦은 22:10분 육십령을 출발하여 남덕유로 오른다.
긴 랜턴 불빛이 길게 이어지는게 마치 초파일 연등같다고 한다.
7번째로 출발하였는데 몇분을 추월해 할미봉을 오를때는 2번째로 나섰다.
할미봉부터는 선두로 서봉을 오르는데 벌써 등산복은 땀으로 흠씬 젖었다.
평지나 약한 오르막은 뛰고 급경사는 걷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중간에 연신 나타나는 암릉구간에는 로프를 설치해 두어 지체가 되어 생각만큼 속도감이 나지 않는다.
육십령에서 남덕유(1,507m)까지는 고도를 높이는 구간으로 오름구간이 많아 더디게 진행된다.
서봉에 오르니 오늘이 음력으로16일 휘영청 밝은 달이 뜨는 날인데
짙은 구름으로 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날씨.
이슬이 내려 바지를 적셔오고 거미줄이 연신 얼굴을 덮는다.
급기야 남덕유 정상에 오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바로 4분이 뒤따라 올라 온다.
배낭커버만 덮고 혼자 월성재로 출발이다.
비가 내리니 바위가 많이 미끄럽고 특히 안개가 짙어
랜턴은 1m 밖에 불빛이 나가지 않아 사물식별이 쉽지 않다.
땀으로 젖은 옷이 이제는 비로 젖는다.
월성재까지는 용케도 물웅덩이를 피해 신발은 젖지 않았는데 삿갓봉으로 오르면 젖어 온다.
삿갓봉은 오르지 않고 바로 삿갓골재로 향해도 되지만
종주의 특성상 봉을 찍고는 가야 하기에 삿갓봉을 오르니 빗속에 표지석만 반겨준다.
다시 내려와 삿갓골재로 향하는데 뭐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
그건 삿갓봉 1km 표지목을 지나고
0.2km를 더 걸었다.
랜턴불빛이 비치기에 "삿갓골재대피소 얼마나 남았습니까?"했더니
"왜 꺼꾸로 옵니까?"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삿갓봉에 내려와 불빛이 멀리 비치지 않아
길만 보고 오다가 왔던길을 다시 온 것이다.
알바를 2.4km하고 다시 삿갓봉방향으로 향했다.
이제 선두는 아니고 4명이 앞에 갔다.
좀더 속도를 내어 열심히 걷다 달리다를 반복하면서 삿갓골재대피소로 향했다.
계속 비는 내리고 물웅덩이와 바위가 있어 조심해서 진행하다가
비끄러져 오른무릅을 심하게 바위와 부딪쳐다.
강한 통증은 있었지만 다행이 이상은 없고 결린다는 느낌.
한참을 절뚝 거리며 걸었지만 후유증이 만만찮다.
앞선 분들을 향적봉가면 따라잡을까?
백암봉에서 따라 잡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니 발걸음이 더욱 빨라 진다.
삿갓골재대피소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조심스럽게 통과.
서둘러 무룡봉올 넘어 진행하는데 달빛이 교교한날
무룡봉에서 보는 월경이 기똥찬데 아쉬움만 더 한다.
7월의 덕유는 원추리의 축제가 열리는 달인데 비에 어둠에 그냥 통과다.
동엽령 전 작은 봉을 오르는데 인기척이 들린다.
그 비를 맞으며 나를 앞서간 대구에서 온 3분 부산에서 온 1분이다.
다시 선두를 끄며 진행하는데 이제 여유롭다.
갑자기 빨리진 속도가 적응이 되지 않는지 거리가 벌어져
조금씩 속도를 줄여가며 진행하니 함께 할수 있었다.
원추리가 지천인 백암봉을 오르며 어둠속에 랜턴을 비춰보니
어둠속에서도 노란빛의 원추리가 풀속에 고운 자태를 들어내고 있다.
중봉까지 계단을 올라 고도를 높이니 어둠속에서도 연신 안개가 들락날락하고
아직 여명이 오려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하겠다.
향적봉에는 아침 5시경 도착했는데 잔뜩 흐린 날씨에 조금씩 밝아 온다.
인증샷만 폰카에 담고 적성산을 향해 고고씽!
리프트카 매점 뒷쪽을 넘어 흐릿한 등로로 접어드니
마치 정글속 같이 덩굴과 숲을 헤치며 통과하는데 정글이 따로 없다.
가끔 나타나는 시그널을 확인하며 진행하는데 이곳은 인적이 드문 길이라 등산로가 좋을리 없다.
그리고 연신 작은봉을 오르고 내림이 연이어 이어진다.
그새 대구에서 온 3분은 뒤로 떨어지고 부산에서 온 분과 둘이서 진행했다.
두문산까지도 지루하게 진행했다.
나름 열심히 진행 했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없어 속도감이 별로 나지 않는다.
거리상 그리 멀지 않은 향적에서 적성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체력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두문산을 지나고 단지봉은 도상으로 보면 금방이라도 닿을것 같은데
몇개의 봉을 넘어도 단지봉은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다.
아마 이번 산행에서 단지봉을 오르는데 가장 지루했고 힘든 시간이었던것 같다.
비는 주구장장 끊임없이 내리고
잠시 허기를 면하려고 쉬면 금새 한기를 느껴 바로 출발해야 했다.
여름철 산행에도 꼭 챙겨야 할 것이 방수되는 비옷이나
얇은 윈드자켓은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
단지봉을 넘자 터널이 가까운지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게 이제 적성산에 가까웠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빨라야 1시간의 진행이 더 있어야 한다.
"12시간은 넘기지 말아야지." 란 생각에 발걸음은 빨라진다.
적상산 오름에서 부산에서 온 분이 허기져서 못가겠다면서 뒤로 쳐진다.
이제 남은 적성산까지 오름.
등산로도 뚜렸하지 않고 된비알로 힘겹게 올랐다.
안국사 0.3km 이정표가 보이자 이제 다왔다는 안도감이 온다.
안국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주차장까지 내리막 길은 젖은 옷으로 가볍게 달려보았다.
역시 달림이는 달려진다.
안국사 주차장까지 12시간의 대장정이었다.
여름날 달리기에 쉽게 지치기 쉬운 계절.
환경을 바꾸어 산을 달려 봄직하다.
많은 체력을 요하는 산은 그늘이 있고 그리 덥지 않고
자연속을 달리는 맛이 있어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고 가을대회를 위하여 좋은 체력단련의 기회가 될 것같다.
그런데 주구장창 후미를 기다리는데
피로 회복을 위해서는 뭘 좀 먹어 줘야 하는데
주변에는 매점도 식당도 없는 곳.
넘 지루해 근처에 있는 조선왕조신록보관소인 적상산 사고를 찾았다.
현재 5대 사고가 있는데
춘추관, 태백산, 오대산, 정족산, 적상산인데
그중 하나인 무주 적상산 사고가 여기에 있다.
그 기다림이 아침 10시부터 후미 도착시간인 4시까지 6시간
차라리 걷는게 낫겠다는 느낌.
그래서 아예 조정래님의 "아리랑" 9권을 가져 갔는데 거의 다 읽었다.
미리 온 분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것 같다.
전국에서 온 내노라 하는 산꾼들 103명
출발전 기념사진
츨발전 육십령에서 인증샷
젤 먼저 오른 서봉 배낭 인증샷
덕유산 향적봉 인증샷
향적봉에서 적상산 가는길의 j3 시그날
적상산 안국사 일주문 인증샷
지금부터 사진은 후미에서 온 분들이 찍은 사진으로
빌려 왔음을 알려 드립니다.
월성재와 무룡봉 사이에 있는 비에 젖은 삿갓봉(1,418m)
여자분 표정이 압권!
아마 서봉 오르는 암릉구간 사진인듯!
삿갓골재 대피소
국공에서 운영하는 대피소
전망에 좋은 무룡봉(1,491m)
이날은 비에 젖은 표지석만 반겨주네요.
비가 내려 흙탕물에 젖은 어느 산객의 다리
후미에 오신 분들은 덕유의 운해를 잘 감상 하셨네요.
운해낀 여름 덕유산
후미 그룹의 진행 모습
운해가 오락가락 하는 덕유평전
덕유의 야생화와 운해
원추리가 제철인 덕유산
야생화가 지천인 덕유평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덕유산 주목
덕유산 주목 군락지
덕유산 주목
향적봉 정상 표지석(1,614m)
두문산 가는 길인 리프트장 가는 길
단지봉 가기 전 두문산(1,051m)
산나리
제철 맞은 산나리
오래전에 설치한 적상산 가는 이정표
적상산 안국사
적상산성과 안내판
적상산 사고(왕조실록 보관소)
덕유산 향적봉(1,61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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