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복중 풀마에서 땡칠이가 된 잠실 월드런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복중 풀마에서 땡칠이가 된 잠실 월드런

산달림 2014. 7. 24. 17:20

 

삼복중에 열린 모여라! 잠실 월드런 풀마 105리길 달리고 결승선 통과

무지 무지 덥고 습했던 날!

 

복중에 열린 잠실 월드런 마라톤대회 풀마 완주후

 

풀코스 코스맵

 

풀코스 완주매달

 

 

그간 뜸해진 대회출전이라 실전 감각을 익혀보려고

잠실에서 개최되는 월드런마라톤대회에 참가신청을 하였다.
여름 복중대회라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달려 보려고 대회 1주일전에 덕유종주 40k 산행,

대회전날 출근주 12k 등 대회에 대한 준비가 많이 소홀했다.

대회날은 금년들어 가장 덥다는 32도가 예보되어 있었고 습도 또한 높고 바람한점 없는 날.

출발전 잠실 트렉에서 워밍업을 하는데 몸음 물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고

 가볍게 달려 보는데도 금새 런닝셔츠가 땀으로 촉촉 젓고

 팔과 다리에는 땀이 줄줄 흐른다.

올들어 최고로 덥단다. 

오늘은 더위와의 일전이 예상된다.

출발은 식전행사로 조금 늦게 출발하여 토끼굴을 통해 한강으로 나가니

 이른시간이라 아직은 달릴만한데 첫 1km를 4:40에 통과하며 속도를 조절했다.

늘 주로에서 만나는 분들도 몇분 눈이 띄이니 다들 속도를 줄이고 달려 호흡도 편하게 같이 달렸다.

첫 5km는 급수지점이 5km 지점이라 급수하느라 신경쓰다보니

시간측정을 하지 못하고 암사아리수센타 언덕을 넘어 10km지점은 47:09에 통과.

아직은 달릴만한데 도통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이렇게만 달려도 선방인데 언제까지 버틸지는 의문이다.

강동대교 아래에서 1차 반환을 하고 돌아오는데 다시 암사아리수앞 오르막은

 그간 산에서 달린 노력인지 남들보다 앞서 오를수 있었다.

15km를 향해가는데 다리가 조금씩 무거워져 온다는 느낌.

그래서 가속을 하지 않고 편히 달리니 24:58로 km당 5분주다.

 9시가 넘어가자 연무속에 가려져 있던 햇살이 점점 더워지는 느낌이고

한강을 따라 달려도 강바람 한점 없는 한여름 땡볕만 내려 쪼인다.

23k는 잠실운동장 앞을 지나는데

벌써 포기하고 잠실로 향하는 주자들이 보이면서 포기의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

오늘은 어차피 기록은 내려 놓았고 편히 달리기로 한 대회.

갈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탄천으로 접어 든다.

탄천길로 접어들자 하프주자들이 줄줄이 돌아 나온다.

벌써 지쳐버린 다리는 km당 5분주로 달리는데 2.5km 급수대 마다 2잔의 물을 마셔도

 금새 갈증이 찾아 오고 한낮으로 가면서 햇살을 더욱 강해게 내려 쪼이고

그늘 한점없는 없는 탄천길을 따라 올랐다.

벌써 체력의 한계가 오고 이젠 정신력으로 달려야 한다.

통상 35km 지점에 오는 체력의 한계가 25km지점에서 찾아 온다.

그것도 km당 5분주에서.

완만한 탄천을 따라 오르니 후미 하프주자도 꼬리를 감추고

드문드문 풀주자만 남아 고행의 달리기를 하고 있고 자신의 인내력을 시험하는듯 하다.

풀선두는 이준재님 일주전에 영덕에서 1위를 하고

 오늘도 즐비한 고수들을 뒤로하고 1위로 달린다.

 어? 근데 초반에 각축을 벌이던 sub-3 60회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함**님이 걷고 있다.

그도 역시 이 더위에 무너진 듯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뭔일 있었는지 선두권에 달리고 있었는데

 분을 삭히지 못한 정**님이 혼자 허공에 다 큰 소리로 욕을 하고 있다.

더위가 주는 스트레스가 큰건지 젊음의 혈기인지는 알수 없었다.


암튼 고수들이 선두경쟁을 하다가 많이 퍼졌고

달리고 있는 주자도 발걸음이 많이도 둔해졌음을 볼수 있었다.

25km까지는 5분주를 유지할수 있었는데

 30km가는데는 더욱 지쳐 29:30으로 6분주로 늘어진다.

이제 정신력 체력의 모두 한계에 온듯하다.
머리가 너무 달아 올라 급수대의 아이스박스 속에 있는 얼음을 몇조각 꺼네

 모자에 넣고 식히면서 달리면 얼음이 닿는 부분은 너무 차갑고 얼굴은 화끈 달아 오른다.

이제 기록측정은 의미가 없고 남은 10km를 어떻게 가는냐가 문제다.

많은 주자들이 더위에 지쳐 걷다 뛰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아예 포기하는 주자도 있다.

32km지점에서 반환하여 내려 오다가 갈증이 너무 심해 다리아래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이대로 더 이상 뛴다는건 무리란 생각.

 5분여를 쉬면서 땀을 식히고 라이딩하고 쉬고 있는 분의

 음료수도 한잔 얻어 마시고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출발!
"이제 걷지만 말고 가자." 로 목표를 바꾸었다.

5분여의 휴식으로 확실히 몸이 살아 난다.

다음 급수대에서 물을 3 ~4잔 충분히 마시고 작은 물병에 물을 한통 채워 출발.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달릴 수 있는게 다행이다.
이제 아스팔트 바닥에서 지열이 올라와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더 이상 버릴것도 없는데 무념무상으로 달린다.

조금씩 물병의 물을 마시면서 탄천을 내려 왔다.

수많은 100km 대회, 24시간주대회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달렸는데

 남은 7km는 기어서도 간다는 생각으로 35km 통과

35km를 지나자 몸이 조금씩 살아난다는 느낌.


100km 울트라 마라토에서 그랬다.

 어느 순간 무척 힘이 들었는데 그 고비를 지나고 나면 다시 몸이 살아고

고통도 살아지며 편안히 달릴 수 있었다.

바로 앞에는 마라톤의 선배님으로 초반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평택 계신분으로

 마라톤 경력이 대단하신 분인데 그분은 걷다 뛰다를 반복하신다.

sub-3로 고수이고 풀완주 회수도 100회가 훨씬 넘고

산전수전 다겪은 분인데 자연의 위력앞에는 무기력해 지는것 같다.

탄천이 끝날쯤 한강이 보인다.

 이제 105리길의 끝이 보인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시간
온몸으로 햇살을 받으며 한강으로 나와

잠실운동장으로 향하는 고개를 힘겹게 올랐다.

잠실운동장 외곽에는 가족들이 하마나 올까? 하마나 올까?

기다리는 가족들의 간헐적인 박수를 받으면서

 잠실 운동장으로 진입.

결승선에서 사회자의

 "40393 지금 결승선으로 들어 오고 있습니다." 란 응원에 힘입어

조금 속도를 내며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105길의 대장정의 끝을 맺는다.

 

3:56:26

그간 풀코스에서 가장 길게 달린 신기록.

하지만 끝가지 노포기 정신으로 달린

북중 뙤양볕아래 완주한 월드런대회.

 

늘 그렇지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함을 느낀다.

좀더 철저히 대회준비 했다면

이렇게 처절하게 무너지는 않았을 것을.

그런 진한 후회를 한 날이 었다.

 

이제 가을의 전설을 위해

런닝화 끈을 함 졸라 멜때가 된것 같다.

 

 

 

2014 월드런 마라톤 식전행사

 

2014 월드런 마라톤 식전행사

 

2014 월드런 마라톤 식전행사

 

2014 월드런 마라톤 출발전 풍경

 

2014 월드런 마라톤 식전 행사

 

2014 월드런 마라톤 출발선

 

 

 

잠실종합운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