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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몽골고비사막 울트라마라톤 마지막 30km 본문
몽골 고비 사막 225km 마지막 날인 6일 차 날이 밝았다.
엘승타사르하이 헝그항 게르에서 잤는데 뒤로는 바위산이 있는 특이한 지형이었다.
사막의 바위산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도 관광용 게르라 어제저녁 식사 때 보니 아침엔 틀림없이 빵과 커피가 주메뉴일 것 같아 어제저녁식사 때 공깃밥 한 개를 추가로 달라고 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아침에 김치와 오징어젓갈로 먹었더니 배가 든든하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으로 달리는 게 맞다.
달기 전 몽골에서 말타기가 있었는데 몽골인은 기마족의 후예답게 말을 잘 탄다.
그러나 말은 낙타와 달리 예민해 놀라게 하면 사나워지는 게 말이기도 하다.
말과 혼연일체가 되는게 가만히 말안장에 앉아 있으면 안 되고 함께 엉덩이를 움직여 줘야 하는데 초보자는 쉽지가 않다. 가볍게 양발로 말의 배를 차면 가고 오른쪽 방향은 고삐를 오른쪽으로 당기고 왼쪽 방향은 왼쪽이라 이론은 쉽다.
말타기 도중 말레이지아에서 온 안젤라 아줌마는 말을 놀라게 해서 떨어졌는데 말이 흥분하니 많이 무섭게 날뛰었다. 조심할 일이다.
몽골 고비사막 225km 울트라마라톤은
1일 차 20km
2일 차 25km
3일 차 40km
4일 차 60km
5일 차 50km
6일 차 휴식
6일 차 30km로 총 225km를 달린다.
어제는 남고비에서 울란바토르 쪽으로 북상하면서 모처럼 하루를 즐겁게 놀았다.
점심시간에는 허리에 끈을 매고 끈의 끝에 공을 매달고 비석 치기 같이 정육면체를 공으로 쳐서 결승선에 가는 놀이도 했고 활쏘기도 했다.
마지막 경기로 30km를 달리면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순위는 거의 결정되어 이변이 없는 한 몽골 선수에 이어 2위가 확실한 상황이었다.
그간 사막에서 잘 먹지도 못하고 강행군을 했더니 입술에 물집이 잡히려 한다. 나뿐만 아니고 대부분 그런 피곤을 느끼고 있다.
출발 전 마지막 달리기라고 복장을 챙겨 입었을 때 차 멤버끼리 기념촬영을 했다.
우리 차는 외국인으로 미국인 1, 홍콩인 1, 말레이시아 1, 한국인 3명으로 총 6명이다.
벌써 정들자 이별이라고 떠날걸 생각하며 추억의 사진을 찍고 출발선에 섰다.
이번 구간의 특징은 힐업다운이 심한 구간이란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점심식사는 17km 지점에서 제공한다는 설명도 있었다.
10시 출발이 기념사진 찍느라 늦어져 10:15분 출발하였다.
초반은 사막의 평지를 달리다가 2km쯤 지나자 힐업이 시작되니 벌써 기온은 올라 있고 언덕을 오르자니 숨이 가쁘다. 아직 워밍업이 덜되어 묵직한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5km 두번째 힐업에서 2위로 나서서 달려가는데 힐업 힐 다운이 많으니 자연 붉은 깃발이 많아야 하는데 언덕에 가려 다음 깃발이 보이지 않으니 달리면서 다음 깃발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사막에서는 길 표시를 할 수가 없어 깃발로 주로를 안내한다.
10km를 가는 데는 언덕을 넘어가는데 코스를 3가지로 계산할 수 있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짧은 거리로 오르는 방법, 찻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오르는 방법, 마지막 방법은 지그재그 길을 직선으로 오르는 방법이 있었는데 나는 세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첫째 방법은 경사가 심해 뛸 수 없어는 걸을 수밖에 없는 길이고 두 번째 방법은 너무 길었다. 그걸 절충한 세 번째 길을 선택해 걷지 않고 뛰는 길을 선택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건 자신의 인생관과 성격에 따라 선택하는 길이 다른 듯하다. 그래서 차이가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했나?
15km 지점은 언덕을 넘어 설치되어 있었고 한낮이라 땀을 많이 흘리면서 올랐다. 17km 점심 제공처는 사막의 평탄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선두권은 은 바빠서 밥 한 공기에 국을 부어 국밥으로 말아먹고 출발하는데 3위가 들어온다.
이제 언덕을 내려가는 길이고 이곳은 가축 방목지라 넓은 초원도 소유자가 달라 울타리를 쳐서 구분하는데 울타리로 주로는 차도로 돌아가게 되어 있지만 울타리를 넘을 수도 있었다.
이제 승부는 결정되었고 이번 Kbs취재가 사랑의 리퀘스트 "동행"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것 보다 순위와 기록을 중요시하는 게 마라톤인데 후미에서 많이 하는 동반주를 생각하였다.
함께 달리면 힘이 덜 들고 즐거운 게 마라톤이 아니던가?
조금 뒤에 오는 몽골인인에 "투게터 골인!" 했더니 좋다.
그래서 셋이서 동반 주로 달리면서 서로 물도 나누어 주고 철조망이 나타나면 손으로 눌러 주면 쉽게 통과하고 그렇게 언덕을 달려 오르니 30km 결승선이 저만치 보인다.
그때 같이 가던 한국분이 설사를 만났냐고 하면서 엉덩이를 까고 볼일을 보고 있다.
아마 점심식사 후 무리한 달리기가 원인인 듯하다. 우리는 몸을 상해 가면서 달리는 게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그러했다.
우리의 초등학교부터 교육이 남을 이기는 교육만 받아 왔지 않았던가? 대학 입학이 정원은 50만 명이라면 응시생은 100만 명일 경우 50만 명은 필연적으로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남을 떨어트려야 내가 들어가고 남이 들어가면 내가 떨어지는 현실.
회사 취직 또한 나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고 남의 불행이 남의 행복 아니던가?
그리고 직장에서는 어떤까? 승진을 앞두고 벌어지는 게 또한 그렇지 않은가?
이겨야만 살아남고 상위권에 들어야 사는 세상에 우리는 살아가면 동행, 동반주는 생각할 수 없는 사회이지만 오늘 이 시간만큼은 같이 달려가는 시간을 만들어 함께 웃으며 225km를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렇게 셋이서 손잡고 30km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몽골 고비사막 225km 울트라마라톤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끝없는 지평선 그 사막을 6일간 달리면서 예전에 칭기즈칸이 말 타고 달렸던 초원을 마음껏 달릴 수 있어 좋았고 사막이란 극한 상황에서도 달려서 완주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좀 더 젊은 나이에 이런 몽골 초원을 달렸더라면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몽골 대지의 초원에서 호연지기를 크게 느껴본다.
다음날 귀국 전 폐회식이 있었는데 총 225km를 21:53:47로 달려 몽골 선수에 이어 2위에 입상하여 은메달을 목에 걸고 청띠를 머리에 둘러 주었다.
많은 추억을 뒤로하고 인천으로 향하는데 8박 9의 진한 추억이 가슴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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