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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마라톤은 정직하다. 철원 Dmz 평화마라톤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마라톤은 정직하다. 철원 Dmz 평화마라톤

산달림 2016. 9. 21. 20:04


올해는 많은 여행은 다니다 보니 예년에 비해 턱없이 훈련량이 부족했다.

1월에 남인도 1달간의 배낭여행, 4 ~ 5월 50일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7월중순에 시작한 1달간 국내 유랑생활.


짬짬이 조깅수준의 달리기를 불규칙적으로 조금씩 했지만 그건 턱없이 부족한 연습이었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해 여름의 열기도 채 식기돈 전인 9월 4일 일요일 개최된 철원마라톤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올해는 셔틀 버스 신청기간을 놓쳐 차를 몰고 하루전에

순담계곡에 있는 오토캠핑장에 하룻밤을 자는데 그래도 철원인지라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 선선함을 느끼게 한다.


대회날 고석정 입구에 도착을 하니 전국에 몰려든 달림이들로 가득하다. 이는 어느 대회보다 마스터즈의 최고 상금이 걸린 대회고 10위까지 시상이 되니 고수들의 참가율이 높은 대회다. 여자부 또한 마찬가지로 고수들이 모두 집합이다.


요즘 1달 여행에 돌아 온지 얼마되지 않고 체력회복도 되지 않은 상태에 여행중 제대로 먹지도 못하여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 준비도 턱없이 부족해 완주에 목표를 두고 지금 기량을 점검하는 대회로 생각하고 있었다. 워밍업을 하는데 서울마의 후배를 만나 잠시 안부를 나누고 출발선에 섰다.


예전 기량이 아니기에 중후반에 3시간 40분 주자들과 함께 출발을 하면서  페이스를 점점해 보았다.  어쩌면 1 km당 5분주는 가능할 듯도 한데 후반부 체력유지가  관건인것 같다. 그래도 초반은 1km 당 5분주를 유지하며 달리는데 그리 무리는 없었다.


이따금 오르막이 나타나면 밀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5분주는  가능했다. 5km 지점에서 하프 남자 선두가 추월해 가고 7km지점에서 여자 선두도 추월해 간다. 어찌나 몸이 가볍게 잘도 달리는지 부럽다. 하프주자가 달리는 코스를 벗어 나자 인원이 급격히 줄면서 외로운 달리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혼자 달려야 했다. 13km를 지날쯤 노동당 건물을 지나고 이제 Dmz으로 접어든다. 이제 비무장지대다. 왼편으로 지뢰지대란 붉은 색의 삼각형 모양의 표시에는 지뢰지대 표시가 선명하다. 아직은 달릴만한데 점점 지쳐가는것 갔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여름의 열기가 느껴지고 몸은 점점 무거워 오는데 남은 거리가 염려스럽다. 20km까지는 잘 버티었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여실히 느끼느게 훈련부족!

마라톤은 정말 정직하구나. 땀이 없이 얻어지는게 아닐줄 알면서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 여지 없이 무너진다.


가을로 가는 철원평야는 누런 물결로 변해 가고 있다. 몸이 고되면 보이는게 없다고 그 아름다움도 아름답게 보이질 않고 오직 길만 보고 달린다. 내리막 길에는 신나게 달려야 하는데 뭄먹은 솜처럼 무거운 발걸음은 자석에 붙은 다리마냥 지면에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완주만 하자! 라고 되뇌이며 포가는 없다! 란 말만 되뇌이며 땅만 보고 달렸다. 앞에는  철원마라톤이란 유니폼을 입은 젊은 친구가 달리는데 급수대에서 잠시 쉬면서 달리는데  그분도 어지간이 지친듯하다. 마라톤은 천천히 오래 달리면 힘이 덜들고 편히 달릴것 같지만 고통의 시간만 더 길뿐이다.


30km를 지나면서 현저히 떨어지는 속도지만 그래도 걷지 않고 꾸준히 달릴 수 있음이 그래도 감사할 뿐이다. 2차 반환점을 돌고 35km로 가는데 포기한 주자들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걸 보면서 강렬한 유혹도 느꼈지만 그래도 나와의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 느리게 라도 완주는 하자!


예년에는 태봉대교를 건너 반환하여 돌아 오던 코스가 바뀌어 곧자 바로 통과한다. 이제 남은 거리가 얼마되지 않아 완주의 확신은 오지만 여전히 다리에 힘은 들어가지 않고 안간힘을 쓰면서 결승선으로 향했다. 앞에 달리는 일산 호수마라톤 주자를 앞서 보겠다는 일념으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는데 그도 어지간히 지쳤는지 순순히 길을 내어 준다. 그리고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다리는 무거움을 떨치지 못하고 3시간 44분 26초로 결승선을 통과 하였다.


그리고 느낀게 마라톤은 참 정직하다.란걸 다시 배운다. 우연은 없었다. 결국 뿌린데로 거두는게 마라톤이다.

 


철원마라톤 구간 기록

0  ~ 5km 25:15

  ~ 10km 24:53

  ~ 15km 25:24

  ~ 20km 26:23

  ~ 25km 26:11

  ~ 30km 28:46

  ~ 35km 26:56

  ~ 40km 28:54

  ~ 42.195km 11:49(3:44:26)



힘들게 완주한 철원 Dmz 평화마라톤  풀코스 완주후




2016 철원마라톤 풀코스맵




2016년 미스코리아 미녀들의 식전 행사



105리길 풀코스 출발모습



올해도 대풍인 철원 평야를 달리는 건갈들



분단의 상징 노동당사 앞을 달리는 달림이들



분단의 상징 아직도 남아 있는  지뢰지대



그래도 105리길 풀코스를 완주




풀코스 완주후



철원마라톤은 휴전선 부근에 열리는 대회라 군인들의 참가율이 높은 대회